기억 공간을 찾아서 - 우리가 잊지 않고 꿈꾸는 것에 대하여
안정희 지음 / 이야기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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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바탕에 집 모양을 하고 나눠진 칸의 표지를 보면서 <기억 공간을 찾아서>제목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기억 공간'이라... ...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내가 기억을 저장하는 방법은 사진과 글쓰기다. SNS에 비공개 일기장이 있다. 그곳에 일상의 사진과 함께 내 감정을 솔직하게 적어 놓았다 나에게 이곳이 '기억 공간'인 셈이다.

그럼 저자는 어떤 기억 공간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걸까? 머릿속에 온통 물음표만 떠다닌다. 빨리 책 읽으라며 나를 재촉한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총 4개의 챕터를 가졌다. '독일의 기억 공간', '일본의 기억 공간', '한국의 기억 공간', '그리고 남겨진 이야기'.

독일, 일본, 한국, 세 나라를 마주하니 떠오르는 단어들이 있다. '전쟁', '아픈 역사', 뭔가 가슴에서 울컥하며 올라왔다.

'이 책은 저자가 전쟁, 죽음, 사고, 도시개발, 재난 등의 이유로 소멸한 사람들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공간을 여행하며 기록한 기행문'이라고 한다.

박물관, 무덤, 도서관, 문학관, 기념관, 기념비 등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특히 독일 편에서 이미륵(이의경)의 묘를 찾은 이야기는 코끝 찡하며 눈물이 났다. 3.1 운동에 참여하고 발각되어 일본군 수배를 피해 상해, 프랑스를 거쳐 먼 타국 독일에 망명하게 된다. 낯선 땅에서도 그는 조국의 독립을 기원하며 그리워했을 그를 생각하니 가슴이 아려온다. 그의 자서전적 소설 ''압록강은 흐른다.'를 꼭 읽어 봐야겠다. 책을 통해서라도 그를 기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한국 편에서는 '윤동주 문학관'의 기억 공간을 만났다. 내가 사랑하는 시인을 만나니 무조건 반가웠다. 윤동주 문학관은 내가 방문한 문학관 중에서도 가장 가슴 아프고 슬픈 곳이었다. 제3전시실에서 윤동주 영상은 한없이 눈물짓게 만들었다.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도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시인의 주옥같은 시를 지금 우리가 읽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시인의 시를 보존하고 수집하며 기록한 노력 덕분이다. 얼마나 감사한 일이지 새삼 깨닫게 한다. 그 힘든 과정을 통해 시인의 시는 다시 태어나 더 귀중한 시임을 알게 한다.

저자는 기억 공간을 통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기억과 기록을 보존하고 전시하는 공간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과 우리는 어떻게든 연결되어 있다. 그들이 남긴 아픈 기억을 넘어 기록으로 남겨진 공간에서 그들을 기리고 애도하며 기억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작은 책 한 권의 무게는 참으로 무겁다. 그럼에도 우리가 읽어야 하는 이유는 그들을 기억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라도 기억한다면 사라지지 않는다.'라는 영화 '소울'의 명대사를 이제는 믿게 되었다.

이 책은 될수 있는 한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읽고 또 읽어서 잊히는 이름이 하나도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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