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되는 꿈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33
최진영 지음 / 현대문학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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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내가 되는 꿈>을 봤다면 표지를 열어 보지도 않았을거다. 제목은 진부하고 표지 그림은 별로다. 호기심이 전혀 생기지가 않는다.

우연히 인스타그램 소개 글에 '성장 소설'이라는 문구를 보고 궁금해졌다. 어른인 나는 아직도 자아가 성장하고 싶은 건가? 성장 소설에는 끌린다. 한 사람의 생각이 커가고 삶이 변화해 가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함께 발전하는 것만 같아서.

두 명의 태희가 등장한다. 어른 태희와 중학생 태희. 온전히 다른 인물처럼 그려지지만 결국엔 한 사람인 것을 알게 된다. 이 소설을 재미있게 읽게 된 요인이기도 하다.

어른 태희는 카페에서 우연히 1년 뒤 편지를 전달해 주는 이벤트에 미래의 자신에게 편지를 쓴다. 태희의 삶은 힘겹다. 직장에서는 상사에게 부당한 비난을 듣고 5년 사귄 남자 친구 선우는 바람을 피웠고 자신을 키워 준 외할머니는 돌아가셨다. 모든 것에 짜증이 나고화가 나서 견디기가 힘들다.

중학생 태희의 인생도 어른 태희 만큼 만만치가 않다. 부모는 별거 중이고 엄마는 경기도, 아빠는 부산, 태희는 외할머니 댁에 보내진다. 태희에게 아무도 상황을 솔직하게 설명해 주지 않는다. 태희는 버려졌다고 생각한다.

어른 태희가 보낸 편지는 미래가 아닌 과거 중학생 태희에게 배달된다. 이야기는 현재와 과거를 왔다 갔다하며 두 사람의 태희를 보여준다.

#아무도내가될수없고나도남이될수없다
#내가될수있는건나뿐이다
#자칫하면나조차도될수없다

이 소설은 나에게 진정한 자신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묻는다. 나로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우리는 여러 개의 가면을 쓰고 자신을 속이며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루가, 삶이 힘들면 더욱더 우린 자신의 내면을 외면하려고 한다.

작가가 '내가 되는 꿈'이라고 제목을 지은 이유를 알았다. 진부하다고 미리 선입견을 그은 내 생각이 좁았다. 진짜 내가 되는 일은 힘들다. 각박한 세상 속에서 내가 나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태희에게 배웠다.

표지 그림의 마트료시카는 10대 태희와 어른 태희 사이에 수없이 많은 태희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단계별로 여러 개의 인형으로 나눠지지만 마지막에는 큰 인형 하나가 모두를 품는다. 태희도 한 걸음씩 나아가 불완전 했던 자아를 결국엔 온전한 '내'가 되도록 성장해 갈 것을 믿는다.

이 땅의 모든 태희이게 토닥토닥 등을 쓸어주며 이 말을 해 주고 싶다.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할 거라고.'

미래의 나에게 편지를 쓴다면 어떤 말을 할까? 하지 말 것에 대한 충고? 걱정하는 마음을 담은 당부? 아니 나는 지금의 나여서 좋다고, 너도 부디 그랬으면 좋겠다고만 쓰자.


📒 '또 울겠지만 절대 같은 이유로 울지는 않을 것이다. 비관에 사로잡힌 어린 시절의 나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너와 나는 같은 사람이 아니다. 너는 어딘가에서 행복할 것이다. 나는 불행하지 않다.'
- 정용준, 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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