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사람 마음을 이해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매일 얼굴을 보는 가족의 마음도 헷갈릴 때가 많은데, 직장 동료나 타인의 속내를 정확히 안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일까. ‘심리학’이나 ‘뇌과학’이라는 단어를 보면 괜히 더 궁금해진다. 이 책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3가지 심리실험: 뇌과학편』은 그런 호기심에서 시작해,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 내가 이래서 그랬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책이다.
책은 제목 그대로 63가지 심리실험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정신의학, 사회심리학, 행동경제학, 뇌과학까지 분야는 다양한데 설명 방식은 의외로 편하다. 한 꼭지씩 짧게 나뉘어 있어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실험 주제도 일상과 꽤 가깝다. 고양이는 왜 문 여는 법은 쉽게 배우는데 문 닫는 법은 못 배우는지, 왜 인간은 제비뽑기 게임에서 쥐보다 성과가 떨어지는지 같은 질문들이 흥미를 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멍 때리기’에 관한 실험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시간이 기억력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결과는, 늘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 일상 속에서 괜히 위로처럼 느껴졌다. 바쁘게 움직이지 않는 시간도 뇌에겐 필요한 과정이라는 사실이 마음을 좀 편하게 만들어줬다. 괜히 쉬는 나 자신을 탓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또 하나 마음에 오래 남은 이야기는 보육원 아이들의 사례였다. 충분한 영양과 위생이 갖춰진 환경에서도 아이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했던 이유가 ‘소통의 부재’였다는 부분은 꽤 묵직하게 다가왔다. 사람에게 말 한마디, 관심 하나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느끼게 되는 대목이었다. 이 책은 이렇게 가볍게 읽히면서도, 중간중간 생각을 멈추게 만드는 이야기를 툭툭 던진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인간을 단순히 합리적인 존재로 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간의 뇌는 자주 틀리고, 감정 때문에 비효율적인 선택을 하며, 지나간 선택을 후회한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약점마저 인간다움의 일부라고 말한다. 감정 때문에 계산이 어긋나기도 하고, 후회하면서 배우기도 하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나면 ‘인간은 왜 이렇게 복잡할까’라는 생각 대신, ‘그래도 이래서 인간이구나’라는 쪽에 더 가까워진다. ^_^ 지식을 얻는 재미도 있지만, 읽고 나면 마음이 조금은 느슨해지는 책이라는 점에서 꽤 인상 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