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네와 카유보트는 왜 트루빌로 갔을까? - 시인의 언어로 다시 만나는 명화 속 바다
김경미 지음 / 토트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일상에 치이다 보니 전시회나 미술관에 가는 일이 손에 꼽을 정도로 줄었습니다. 하지만 그림을 좋아하는 마음은 늘 남아 있었고, 책으로라도 그림을 만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어요. 김경미 시인의 『모네와 카유보트는 왜 트루빌로 갔을까?』는 그런 제 마음을 채워준 책이었습니다. 직접 전시장에 가지 않아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화가들의 작품과 시인의 경험을 따라가니 집에서 작은 전시회를 즐기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이 책은 바다를 주제로 한 54명의 화가와 작품을 담고 있습니다. 클로드 모네, 조르주 쇠라, 앙리 마티스, 마르크 샤갈, 에드바르 뭉크처럼 이름만 들어도 아는 거장들부터,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화가들까지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어요. 각 장에는 컬러 도판이 실려 있어 눈으로 바로 그림을 확인할 수 있고, 작품 설명에 이어 화가의 삶과 그림이 태어난 시대적 배경이 함께 소개됩니다. 여기에 시인이 직접 바닷가 도시를 찾아가서 느낀 감정과 경험이 덧붙여져 있어 단순한 미술 해설서라기보다 여행기와 산문집을 합친 듯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마티스의 「대화」는 단순히 두 인물이 마주 앉은 장면이 아니라, 그들 사이의 긴장감과 침묵을 시인이 일상적인 관계와 연결해 설명해주어 그림이 더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샤갈의 「나와 마을」에서는 현실과 꿈, 기억이 한 화면 안에 뒤섞인 독특한 화풍이 시인의 언어를 만나 더욱 생생해졌고, 뭉크의 「절규」는 단순히 불안의 상징으로만 알던 작품이 아니라 화가의 삶과 바다에 대한 두려움이 스며든 그림이라는 점을 알게 되어 다르게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시인의 태도였습니다. 그림을 꼭 이해하거나 해석하려 애쓰기보다, 그냥 보이는 대로 느끼고 받아들이자는 접근이 부담을 덜어주더군요. 전문 용어나 어려운 분석보다 감정과 경험에 집중하기 때문에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도 충분히 공감하며 읽을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책을 읽으며 앞으로는 그림 앞에서 ‘어떻게 그렸을까’보다 ‘이 그림에는 어떤 마음이 담겨 있을까’를 먼저 떠올리게 될 것 같습니다.

『모네와 카유보트는 왜 트루빌로 갔을까?』는 미술을 깊이 공부하지 않아도 누구나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그림과 여행, 그리고 글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어 읽다 보면 어느새 바닷가를 함께 걷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덕분에 오랜만에 그림을 가까이 두고 감상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_^
#모네와카유보트는왜트루빌로갔을까 #김경미시인 #예술산문집 #교양미술 #명화여행 #바다그림 #미술이야기 #미술책추천 #감성산책 #그림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