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판소리

방구석 판소리 - 조선의 오페라로 빠져드는 소리여행 ㅣ 방구석 시리즈 3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5년 6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내 아이가 국어를 어려워해서 늘 걱정이 많았다. 특히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고전 문학이나 판소리, 한문이 섞인 옛이야기들은 더욱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교과서에 나오는 고전 작품들은 줄거리도 복잡하고, 인물의 감정이나 당시의 배경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보니, 아이가 국어 시간에 흥미를 잃을까 봐 마음이 쓰이곤 했다.

그런 내게 『방구석 판소리』는 정말 반가운 책이었다. 이 책은 심청가, 흥부가, 춘향가 같은 대표 판소리부터 옹고집타령, 장끼타령, 변강쇠타령, 삼국시대 향가와 고전시가, 고전소설까지 총 22편의 우리 고전을 판소리의 감성과 현대적인 언어로 다시 풀어낸다. 무엇보다 각 이야기마다 인물의 감정과 서사가 오페라의 한 장면처럼 생생하게 그려져 있어, 아이가 자연스럽게 고전의 흐름을 이해하고, 그 속에 담긴 메시지를 느낄 수 있었다.

책에는 판소리 용어 해설이 친절하게 실려 있어 어려운 표현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각 장마다 QR코드를 통해 실제 판소리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책에서 읽은 이야기를 소리로도 경험할 수 있다. 판소리의 한과 해학, 그리고 웃음과 감동이 어우러진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고전이 결코 딱딱하고 지루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심청의 헌신, 흥부의 희망, 춘향과 이몽룡의 사랑, 옹고집의 변화, 장끼의 희생 등 고전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가 삶의 지혜와 용기, 변화의 의미를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준다. 이런 경험은 단순히 국어 시험을 위한 지식이 아니라, 우리말과 우리 이야기의 힘을 느끼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국어를 어려워하는 아이에게 『방구석 판소리』는 고전 문학의 문턱을 낮추고, 우리말과 우리 이야기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만날 수 있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고전이 더 이상 두렵거나 낯선 것이 아니라, 우리 곁에 살아 숨 쉬는 이야기임을 깨닫게 된다. 국어를 어려워하는 자녀에게 꼭 한 번 권해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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