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지역소멸, 인구소멸이 걱정되는 요즘.
텅 빈 상가와 줄어든 학교, 활기를 잃은 골목들은 더 이상 뉴스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삶의 터전이 사라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은, 이제 행정이나 정책을 넘어 시민과 창작자의 고민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로컬을 기획하라》는 바로 그 물음에 실질적이고 창의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지역을 살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누구와 함께 어떻게 기획할 수 있을까를 구체적으로 짚어준다.
실제 로컬 비즈니스를 준비하거나, 지자체나 시민단체에서 문화기획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전 매뉴얼들이 아주 가득하다. ^^

‘지역 돌아보기’라는 1단계부터 시작해 인구통계 파악, 경제 성장률 조사, 인프라 환경 분석, 지역문제 정리와 기회 도출까지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로컬 기획 프로세스가 잘 정리되어 있다. 각 단계마다 실제 자료 수집 방법이나 현장조사 팁이 제시되어 실무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지역 유휴공간을 콘텐츠로 변화시키는 전략’이다. 폐공장, 구 시장, 방치된 철도 부지 등이 문화공간이나 갤러리, 소셜 베이커리로 탈바꿈한 국내외 사례를 소개하며, 공간의 물리적 한계를 창의적으로 재해석하는 방식을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훗날 나도 관심있게 생각중이던 분야라 흥미롭게 읽어내려갔다.
대구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제주 드론 아트쇼, 중국 인상 여강 가무쇼와 같은 해외 사례까지 더해져 상상력의 지평을 넓힌다.
책은 또한 사업 아이디어 개발법에 대해서도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다. SWOT 분석, 브레인스토밍, 시장조사, 트렌드 분석, 고객 피드백, 프로토타입 제작, 비즈니스 모델 구상, 주민 참여까지 스타트업 문법을 지역 콘텐츠 기획에 접목한 구성이 실전적이다.
‘지역 카페 사업’과 ‘농산물 직거래 플랫폼’ 등 구체적인 사업 유형별 접근법도 함께 소개되어 있어 예비 로컬 창업자들에게도 유용하다.
무엇보다 이 책이 가치 있는 이유는, 지역을 단순히 낙후된 공간이 아니라 삶의 질을 다시 설계할 수 있는 가능성의 장소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지역사회, 주민, 기업, 지자체, 나아가 국제 협력까지 연계한 지속가능한 커뮤니티 기반의 기획은 지금 우리가 가장 고민해야 할 방식이 아닐까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