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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하기 좋은 도시에서
안정희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9월
평점 :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인 저자가 32개국 80개 도시를 다니면서 도시의 느낌을 낭만적으로 표현해 놓은 글이다.
여타의 다른 여행기처럼 많은 나라와 도시의 정보를 담고 있지는 않지만, 그보다 더욱 풍부한 감성을 담고있다.
낯선 나라 낯선 도시에서 다른 문화들을 보고, 느끼고, 공감하는 저자가 그저 너무나 부러운 마음이었다.
저자처럼 나는 감성이 풍부한 사람은 아니지만, 더 넓은 세상 더 넓은 나라에 가서 더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우리 손에는 자유라는 이름의 카드 두 장이 쥐어져 있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와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자유. (25p)
그 손에 쥐어진 자유를 저자는 마음껏 쓰고 있는 것 같았고,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그 자유를 쓰고 있는 듯 했다.
그렇게 부러움 반, 기대 반으로 한 장 한 장의 글을 읽어갔다.
저자의 감성이 담긴 글 하나하나를 보는 재미와 더불어, 그 곳의 멋진 풍경들을 찍은 사진들을 보는 것도 큰 낙이었다.
글을 보면서 상상했던 도시의 모습 이상으로 사진으로 보여지는 그 곳의 풍경들이 너무나 멋졌다.
많이 가지려 하지 말고 작은 것에 만족하며 살아야겠다고. (75p)
여행을 하면 할수록 이런 마음들이 더욱 드는 것 같다. 그래서 마음의 넓이가 넓어지는 것 같다.
그게 여행이 주는 큰 유익이 아닐까 싶다.
지금은 상황과 여건이 되지 않아서 많이 여행하고 못하고 살지만, 저자만큼은 아니더라도
이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만지면서 살아가고 싶다.
저자의 감성 듬뿍 담긴 글 덕분에 많은 꿈을 꾸어본다.
무엇보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눈사람 모양의 마트료시카를 산 저자를 보면서
예전에 러시아여행을 갔다가 차마 비싼 가격때문에 사오지 못한 마트료시카가 눈앞에 아른거려서 한쪽 가슴이 욱씬거렸다.
여행이란 모든 익숙한 것들에서 떨어져 나와 낯선 상황 속으로 들어가는 일입니다.
그 과정에서 내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것들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도 하고요.
도시에 사는 사람에겐 번지가 중요하지만, 세상엔 그런 것과는 관계없이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것 처럼 말이죠.
어쩌면 제 글에는 번지 없이 길 위를 떠도는 사람들의 향기가 배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도 이 향기를 따라 길을 떠날 수 있길 바랍니다.
길 위에 서면 새로운 풍경이 보이고 새로운 길이 열리니까요. (315p)
익숙한 것, 당연한 것. 그것들로부터의 이탈.
안정적인것을 꿈꾸는 내게 여행 그자체가 참 많은 도전이자 새로운 경험이다.
저자의 글에서는 정말 길 위를 떠도는 사람들의 향기가 난다. 다른데서는 느낄 수 없는 그런 향기 말이다.
나도 그런 향기 지닌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