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밤엔 리허설이 없다
이채린 지음 / 반디출판사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현실감 제로, 나와는 다른 세상 사람들의 로맨스 이야기에 지쳐있다면 이 책으로 마음을 달래보는 건 어떨까? <첫날밤엔 리허설이 없다> 는 기존의 진부한 스토리에서 벗어나 우리 주변의 이야기처럼 다가오는 공감되는 내용들이 재미있으며, 솔직 엉뚱한 그녀의 모습들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유쾌해지는 책이다.

워커홀릭에 빠진 그녀의 첫날밤…

 열혈 연예부 기자 이채은 29살이나 되었지만 인생 헛 살았다? 그녀는 친구의 죽음 앞에서 자신은 아직 남자와 자 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닫게 되고, 이대로는 살 수 없다 다짐하며 처녀막 제거 프로젝트에 들어간다.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 로맨틱하게 하룻밤을 보낼 생각인 그녀는 친구들로부터 소개팅도 받지만 마음에 쏙 들만한 남자를 찾지 못한다.

 첫 남자의 조건으로 귀여우면서도 섹시하고, 피부는 희고 보드라우며, 웃을 때 눈이 반쯤 감기는, 지적이면서도 유머 감각 넘치는, 목소리가 달콤한, 인기는 많지만 과거는 깨끗한, 나한테 첫눈에 반할 남자를 찾으니 오죽하겠는가. 남자의 외모에 이래라 저래라 말 많고 등급을 매기는 채은에게 좋은 남자는 언제쯤 나타날까? 그녀의 친구는 조언을 해주는데…

"섹시하고 멋진 총각을 찾으니 없지. 콩쥐 알지? 콩쥐 계모가 밑 빠진 독에 물 부으라고 했을 때 그 독을 메워 준 게 누구야? 두꺼비거든. 잘생긴 왕자님이 아니란 말이야. 두꺼비를 적절히 이용할 줄 알아야 왕자님을 만날 기회도 생긴다, 이거야. 그러니까 넌 네 옆에 널린 두꺼비를 이용해야 한다고." - p63

 그녀는 친구의 조언에 따라 행동하기에 이른다. 눈을 낮추고 또 낮추고 뼈를 깎아내는 고통으로 인내하던 끝에 남자를 만난다. 겉에서 보면 100점인 남자 그러나 실상은 겉만 멀쩡한 남자다. 속 알맹이는 보잘 것 없는 남자로 인해 그녀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게 된다. 그러던 와중에 만나게 되는 또 한 남자. 그녀는 결국 그와 첫날밤을 보내게 되는데… 과연 채은이 상상했던 첫날 밤을 무사히 보낼 수 있을까?

완벽한 남자를 찾아 헤매는 좌충 우돌 이야기 + 직장에서 살아남기

 멋진 남자와의 환상적인 첫날밤을 꿈꾸며, 남자 사냥에 나서는 채은의 이야기가 이 책의 주된 내용이지만, 그 안에는 직장에서 살아남는 생존 이야기도 곁들어있는데 그것을 읽는 또다른 즐거움이 있다. 연예부 기자인 채은은 사건만 터졌다하면 불려가고, 기사 순위를 높이기 위해 불필요하거나 막돼먹은 기사들도 막힘 없이 쓰게 되는 등. 우리가 알고 있던, 알지 못했던 기자들의 고된 고충들이 담겨져 있어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해준다.

 적당히 직장생활에서의 고충을 이야기하는 한편, 남자와의 로맨스도 담아내고 있어서 읽는 동안 초조하면서도 설레이는 것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책이다. 크게 웃기지는 않지만 큭큭 거리면서 볼 수 있는 이 책은 문장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실없이 웃게 만드는데, 진정 가볍고 재미있는 책을 원한다면 이 책을 읽기를 권해본다.

 책장을 뒤로 넘길수록 재미있게 빠져드는 <첫날밤엔 리허설이 없다> 는 여 주인공의 솔직 담백, 엉뚱, 발랄한 일상들이 친구처럼 가깝게 다가오는 매력적인 책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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