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피디의 펜 한 자루로 끝내는 뻔뻔한 드로잉
리피디(이승익) 지음 / 성안당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펜드로잉 으로 기록하기는 많은 사람들의 워너비 중 하나일 것 같다. 나도 마찬가지여서 종종 관련 드로잉북을 찾게 된다. 평소 SNS로 관심 있게 봐왔던 리피디 작가님의 펜드로잉북, #리피디의펜한자루로끝내는뻔뻔한드로잉 으로 펜그림을 그려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기초적인 선연습부터 공간 입체적인 구성, 자연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는 법,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 사물들과 풍경 그리기, 등 꼼꼼하게 챙겨놓은 책이었다.

 

한옥 그리는 법, 생동감 있는 자연 표현, 색채를 살짝 넣은 멋스러운 펜드로잉, 그리기 어려운 사람의 몸을 도형으로 접근해서 그리는 법 까지, 비전공 초보자들도 잘 이해할 수 있게 자세한 설명과 그림이 있어서 누구나 하루 10분으로 충분히 원하는 펜드로잉을 해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점이 이 책의 큰 추천포인트이다.

 

밋밋할 수 있는 매일의 삶에, 멋 하나 그으며 집중할 수 있는 근사한 시간을 선사해줄 수 있다면 이것 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다. #리피디 가 안내해주는 드로잉 세계, 펜 한 자루면 충분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푸른빛이 내리는 시간
브루나 단타스 로바토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_행복보다는 불행이 우리의 관심을 더 끌어당긴다고 우리는 결론지었다. 인간은 불행을 겪어야 더디고 잔잔한 날의 소중함을 깨닫는 법이다.

 

창밖을 내다보니, 바람에 나부끼는 나무들과 새 한두 마리가 보였다.

 

지금처럼 평온무사한 삶을 언제 또 누릴 수 있을지, 이런 삶이 얼마나 지속할지 알 수 없었다. 이 삶을 음미했다. 이 삶이, 이 지루함이 영원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_p147

 

그렇다, 사실 평온무사함에 익숙한 매일이지만 또 갑작스런 이슈가 충분히 생길 수 있는 것이 우리네 삶이기 때문에, 지속은 장담할 수 없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런 ‘평온무사함’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하고 있는 것이 바로, 고향, 그곳에 있는 부모님 인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엄마....... 엄마를 어떤 단어로 정의할 수 있을까? 그냥 눈물겹다. 언제 연락해도 밥 안부를 묻는 엄마라는 존재는 항상 그곳에 있어줄 것 같은 든든한 내 편이기도 하다 -물론 모든 엄마가 그렇지는 않다-.

 

이런 나의 마음을 글로 만날 수 있었던 #브루나단타스로바토 소설, #푸른빛이내리는시간 , 학교 때문에 일찍 집을 떠나 줄곧 객지생활을 해 온 내가 투영되어 어찌나 공감되던지! 주인공은 스카이프가 있어서 영상통화를 엄마와 할 수 있었지만 모바일도 없었던 때라 문득 밀려오는 그리움이 고스란히 추억으로 남아있다.

 

책 속의 모녀는 물리적인 거리로 새롭게 서로를 발견해가는 듯 했다. 멀리에서 서로를 챙기는 그들은 모녀를 넘어 친구가 되어가고 있었다. 별 것 아닌 대화나, 문득 현실의 삶에 지친 딸의 독백을 문장으로 만날 때, 나도 모르게 울컥하게 되기도 하고, 스카이프로만 봐왔던 딸의 방에 들어서는 엄마의 기분이 너무 알 것 같아서 내 어머니도 생각나기도 하고, 딸이 없는 공간에 변화를 주는 어머니의 일상에 대한 묘사는 조용히 흘러가는 우리네 삶이 생각나게 만들었다. 그렇게 서로의 고향으로 남으며 나아가며 살아가는 것이다.

 

나는 언젠가 나의 엄마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게 될까? 아마도 완전히는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영원히 내 곁에 있었으면 하는 소망은 언제나 1순위일 거라는 것을 나는 안다.

 

생각만 해도 눈물 나는 ‘엄마’, 그 그리움과 사랑을 함께하고픈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간직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_딸이 “엄마가 여기 있다는 게 안 믿겨”라고 말하자 엄마는 “엄마는 네가 진짜라는 게 안 믿긴다!” 라고 대답했다. 두 사람은 서로 팔을 붙든 채 공항 밖으로 나갔다. 어머니는 자시 입김이 눈에 보인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공기에서 얼음 냄새가 났다._p18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연애 시대의 종말
비비언 고닉 지음, 홍한별 옮김 / 엘리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 드라마 속 여성캐릭터, 남녀 간의 관계형태, 연애의 단계 등이 시대에 따라서 변화가 되듯이, 문학작품 속 남녀 관계, 여성과 남성 캐릭터들도 시대에 따라 동서양 장소에 따라 조금씩 달라져 왔다.

 

#비비언고닉 은 #비평에세이 #연애시대의종말 을 통해서 전통적인 서구 세계의 사랑 소설의 뻔한 설정과 전개를 벗어나는 소설들이 출연하기 시작한 20세기 문학작품들을 통해서 어떻게 사랑에 대한 탐구가 달라졌는지를 면밀하게 분석해 주고 있었다.

 

여기에서 다뤄주고 있는 작품들을 다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확실한 것은 여자 주인공들이 오롯이 스스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돈 많고 잘 생긴 남자에게 구원받아 결혼해서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다하며 스스로를 녹여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통념도 이겨낼 의지가 있고, 결혼생활이 불행하다면 벗어나고자 노력하며 자신을 찾고, 낭만적인 사랑과 앞이 안보이는 열정을 냉철하게 바라볼 줄도 안다.

 

_영국에는 ‘불안정한’ 여성 작가의 전통이 있다. 앤토니아 화이트, 애나 캐번, 진 리스, 버지니아 울프가 이 계보에 속하는데, 하나같이 남녀 관계의 저변에 깔린 야만성에 영영 마비 되어버린 듯 보이며 저마다 무척이나 내면적인 산문을 썼다._p80

 

 

흥미로운 것은 ‘마음이 여린 남자들’ 파트를 통해서는 레이먼드 카버, 리처드 포드, 안드레이 더뷰스의 작품들 속 인물들이 이상적인 존재로만 그려지는 것에 대하여 냉철하게 비판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애에 대한 환상, 남성과 결혼에 대한 기대를 현실적으로 깨뜨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읽으면서 왜 이런 과정이 필요한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내 생각에는 전통적인 사랑, 연애, 결혼의 서사가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시점에서 꼭 필요한 태도와 관점, 더 이상 사랑만으로는 우리의 삶을 정의할 수 없다는 깨달음의 필요성, 온전한 한 사람으로서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조건들을 성찰할 수 있어야 하고, 문학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놓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사랑 앞에서 주체할 수 없이 분노하면서도 녹아내려버리는 우리 자신의 내면을 잘 살피라고 조언해 주는 것 같았다.

 

물론 지금까지도 우리 삶은 전통적인 사랑과 연애, 결혼의 서사를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보편적 이여서 -우리나라는 더 그렇다- 조금만 달리 보여도 참 말도 많고 섣불리 재단해버리는 문화인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출간된 지 30여 년이 되었다는 이 책이 전혀 낯설어 보이거나 옛날 책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여전히 유효한 이 책의 논제는 연애 시대 다음을 만들어 가게 도와주고 있다. 끌려가기 쉬운 나를 섬세하게 잡아주었다. 삶의 균형이 흔들릴 때마다 찾게 될 것 같다.

 

 

_결국은 이런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면 평생 감정에 휘둘리게 된다. 감정을 이해하더라도 삶에 통합하지 못하면 오랜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 한다. 감정을 부인하고 감정의 힘을 무시하면, 완전히 망한다. 토머스 하디와 입센 작품의 위대한 인물들이 보여주는 게 바로 이것이다. 감정의 손아귀에 붙들린 남녀. 하디 소설에서는 투쟁하지만 실패하고 슬픔에 잠긴다. 입센 작품에서는 억누르고 부인하다가 파멸한다._p12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고독 이야기 ㅣ 이야기의 낮과 밤 2
나쓰메 소세키 외 지음, 김희용 외 옮김 / 유선사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살다보면 외로움 인지 고독인지 공허함인지 모를 것이 훅 찾아올 때가 있다. 그러면 한발자국 물러서서 그 원인을 찾아보기도 하고, 물리적 이유 혹은 현실적인 걱정 때문은 아닌지 저 위에서 관조하듯 챙겨보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것도 아니고 정답은 없이 그냥 그 상태를 견디며 푹 젖어 넘길 때도 있다.

 

인간의 이런 면은 존재 이후 꾸준히 철학과 문학의 주제로 다뤄져 왔다. 나 또한 평생 숙제인데, 이번에 #고독이야기 를 통해서 소설로 짚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단편과 시로 만날 수 있어서 좋았고 모두 애정하는 작가들이여서 뜻 깊은 시간이었다. 시작부터 #헤르만헤세 의 시 중 제일 좋아하는 ‘안개 속에서’ 였다는!

 

혼자가 되는 연습이 1부, 첫 챕터였는데 고독의 감정선이 너무 섬세하게 느껴져서 잊히지 않는 #나쓰메소세키 작품, 그리고 가슴 쓰린 결말에 ‘아.... 모파상’ 하며 탄식하게 만들었던 그의 소설 ‘산책’, #카뮈 의 이력이 엿보였던 ‘손님’ 이 기억에 남는다.

 

_...심지어 그 울리는 방식이 점점 가늘게, 점점 멀리, 점점 진하게 귀에서 귓속으로, 귓속에서 뇌 속, 뇌 속에서 마음 깊은 곳까지 스며들어간 다음에 마음 깊은 곳에서 마음이 이어지는 곳을 지나, 그러나 마음이 뒤따라 갈 수 없는 아득히 먼 나라로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 서늘한 종아리가 내 육체를 꿰뚫고 내 마음을 통과해서 한없이 은밀한 경지까지 나아가는 이상, 몸도 영혼도 빙판처럼 맑고 눈 담은 사발처럼 차가워야만 한다. 후토오리 침구 속 나는 더욱더 추웠다._p24

 

2부는 어둠 속의 목소리들, 3부는 고독 이후로 묶여져 있었는데 홀로 적막한 집 안에 있었을 때 경험해봤을 법한 이상한- 현실인지도 구분이 안되는- 상황들이며, 정말 현실적인 외로움과 고독이 느껴지는 개인의 푸념, 마침내 그럼에도 혼자임을 인지하고 단단하게 서게 만드는 내용들 까지, 훌륭한 작가들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소설과 시로 채워져 있었다.

 

예전에 봤는데 싶은 작품들도 지금의 나와 만나 새롭게 해석되었고, 낯설었던 작품들은 해당 작가를 더 잘 알 수 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예전보다 더 자주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인간은 외로운 존재라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사유하며 견디고 풀어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 이 책을 읽으며 필사도 조금씩 하면서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가 사랑하는 작가들의 소설집(시도 몇 편 있지만)으로 만나는 고독이야기.... 무조건 추천하고 싶다. 평생 함께할 이야기다 - 통필사 하고 싶은 책이다 -.

 

 

_나는 여기 있는가, 저기 있는가? 아니면 참된 자아란 이도 저도 아니고 여기도 저기도 아닌, 너무나 다채롭고 끊임없이 떠도는 것이어서 오직 그 바람대로 고삐를 풀어주어 방해받지 않고 제 갈 길로 나아가게 내벼려둘 때만 비로소 나 자신이 되는 것일까?_p245 #버지니아울프 의 ‘거리의 유령: 런던 모험기’ 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일본 책방 도감 ㅣ 이야기가 있는 디테일 도감
마사키 데쓰야 지음, 백운숙 옮김 / 윌북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책방 은 어떻게 생겼을까?

 

이렇게 생겼다, #일본책방도감 을 보면 나온다. 나름 많은 곳들을 다녔는데 왜 진즉에 책방 찾아서 돌아다녀볼 생각을 못했었는지... 그 아쉬움을 책방 여행기를 둘러보면서 달래고 있다.

 

이번에는 일본이었다. 10개 주요 지역의 책방들 만날 수 있었는데, 내부 조감도 와 사진들, 각각의 특징들과 지역사회 분위기와 협력관계 까지 심플하고 집중력 있게 다뤄주고 있었다.

 

사방 80cm 초소형 도서관과 4평짜리부터 대형 벽면 서가가 있는 책방까지, 아이들 그림책방부터 헌책방까지, 시계방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연 책방, 비주얼북이 가득해서 영감이 절로 생겨날 것 같은 곳, 레트로 분위기, 산속 외양간 리노베이션, 책과 잘 어울리는 가구들이 함께한 책방, 카페 바 스타일, 초소형 도서관에 미궁처럼 찾아가는 재미가 있는 책방들 까지, 어찌나 개성적인지 놀이동산에서 한바탕 재미나게 놀고 있는 기분이었다.

 

다 읽고 나서 느낀 점은, 책을 좋아하는 이들은 어떻게든 책과 함께 한다는 것이다. 각자의 방식으로 책방을 구성하고 방문자들에게 도서를 소개하고, 지역 사회에 녹아들며 시간을 나누는 모습은 그냥 그런 장소 하나만 내 집 가까이에 있어도 삶의 행복 1할이 나에게 올 것만 같았다. 이렇게 뜻이 있는 이들이 우리네 삶을 지탱해주는 것 같다.

 

또한, 책제목에서 눈치 챘겠지만, 건축가인 저자 #마사키데쓰야 는 전공을 살려서 각 책방의 도감은 물론 건축학적인 작업들 설명과 도안 그림들도 함께 설명해주고 있어서 보는 재미, 읽는 재미를 한층 더해주고 있는 점도 이 책의 추천 포인트 이다.

 

일본책방도감으로 하는 일본여행, 책을 좋아해도 행복할 것 같고 건축이나 인테리어 등 공간에 관심이 많아도 흥미로울 것 같다. 함께 해보길 권하고 싶다.

 

_매장에 들어서면 파랑이 감도는 다양한 색감을 활용한 인테리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 훤히 드러난 위층 데크 슬래브 뒵면을 짙은 남색으로 도장했고, 회색 바닥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카운터 테이블 옆면과 출입문 프레임을 블루그레이로 칠해 개성적이면서도 차분한 분위기를 완성했다._p26

 

_서점과 도서관이 있는 동네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새로 이사한 동네에 서점이 없어서 직접 서점을 열었던 동가자카문고의 혼자와 유카와 도요타 주야부터, 책 읽는 사람이 있는 동네 풍경을 꿈꾸며 헤치마문고를 연 마쓰무라 료헤이와 오카 쇼헤이까지. 이렇게 보고 싶은 풍경을 직접 만들어보려는 시도야말로 동네를 살아 숨 쉬게 하는 것 아닐까._p15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