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6
위수정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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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어차피 잘 타지도 않는 차. 없어도 되는 것들. 그만큼 쉽게 벌었으면 스캔들 정도는 감당해야 하는 거 아닌가. 윤주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그들이 가진 부. 그건 그들의 노력만으로 얻은 것일까. 물론 노력 없이 무언가를 얻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노력이란 얼마나 상대적인 것인가. 윤주는 기옥의 반듯한 이목구비를 떠올리며 거울을 보았다._p67

 

기옥을 따라가면서는 가슴팍이 찡한 연민이 느껴졌다. 항상 돌아오던 연인이 오지 않고 새로운 연인과의 아이 소식을 전하며 돈을 송금해달라고 한다.. 자신과는 아이나 결혼은 필요하지 않다고 했었던 남자가.... 외로움이 느껴지는 기옥의 공기가 나에게 까지 스며드는 듯 했다.

 

그러다 넘어간 기옥의 매니저(?) 윤주의 챕터는.... 앞에서 기옥에게서 느낀 연민이 사치처럼 다가오는 것에 스스로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윤주의 관점이 우리 범인의 시점일 것이다. 수십억의 빚을 일반인들 보다 훨씬 빨리 상환하고-물로 그 노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한때의 인기로 재산을 쌓고 일이 별로 없는 시기에도 넉넉하게 사는 것처럼 보이는 삶..... 윤주는 이런 기옥같은 연예인에 기생하는 듯하지만 누구도 그녀를 뭐라 할 수 없다.

 

윤주의 연장선 끝에 있는 또다른 매니저, 상호.... 그가 담당하고 있는 이는 태인인데 술자리 매너나 평소 언사가 그닥 좋지만은 않은 배우이다. 그래서 사실 불만이 많았다.

 

기옥과 태인이 함께 한 연극 뒤풀이 후에 갑자기 전해온 비보, 태인이 죽었단다. 바로 어젯밤 술을 마시고 얘기를 나눴던 이가 갑자기... 사고였는데 매니저인 상호는 살아남았다. 경찰 조사를 받고 그날 밤 일을 상호는 자꾸만 복기해본다. 이랬으면 달랐을까? 저랬으면 어땠을까? 하고..

 

마지막 파트는 태인의 목소리였다. 그는 죽음의 순간에 어땠을까?!..

 

 

#현대문학 #핀시리즈 소설들은 언제나 여운이 깊다. 이번 #위수정 소설 #fin 도 다 읽은 후 잠시 멍하게 있었다. fin의 첫 알파벳 f는 안개fog대단원fin 이후에도 끝나지 않는, 오히려 바로 그때에서야 겨우 시작되는,’ 으로 해석하면서, 질기게 되풀이되는 현실의 삶을 책 속에서 말해 주고 있었다.

 

삶에 대한 욕망을 각 인물마다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고, 이들 간의 관계는 특별할 것은 없어보였지만 아주 익숙한 듯싶었다. 우리와 달라 보이지 않았다. 그들 안 어디에 내가 있을까? 삶을 잠식하는 안개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의 현실을 지배하는가!...

 

읽으면서 진하게 느껴졌던 공허는 다 보고 나서도 없어지지 않는다. 휑하지만 한편 뿌듯했다. 태인은 자유를 찾았을까?

 

공감하며 읽었다가 질문이 가득 찬 마무리였다. 오랜만에 가슴 묵직한 소설이였다.

 

 

_안개는 살아 있어. 안개를 조심해야 해. 그 안에 뭐가 있는지 자세히 보라고. 그렇게 않으면 너는 사랄질 거야. 가만히. 사라지는 줄도 모른 채 스르륵, 없어져버린다._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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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끝나자 삶이 시작되었다 - 낯선 땅에서 살아가는 삶에 관해
연하어 지음 / 크루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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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를 가게 되면 여행자로 들르는 것과 현지에 자리잡고 생활을 살아내는 것은 참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훑어가듯 보내는 시간을 지나 한 곳에 오래 머물면서 보내게 되면 어느새 현지화 되어 가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런 것이 또 타국생활의 매력이기도 하다.

 

그렇게 살아보고 싶은 국가들이 아직도 많은데, #연하어 작가의 #여행이끝나자삶이시작되었다 를 통해서 #네덜란드 와 #중국 의 일상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흐르듯 사는 삶을 동경하여 해외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저자가 쓰는 #외국생활기 는, 어떤 책들보다도 깊이가 느껴졌다.

 

프랑스 바르비종 부근에서의 6개월 정도 지냈을 때 만난 농부의 삶을 통해서 노동의 가치를 공감하고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낯선 네덜랜드 공간에서 찾는 고국의 미역국을 챙기며 정체성을 찾아보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리고 네덜란드 초등학교의 짝짝이 양말을 신고 학교에 가는 날’, 일반 학급에도 다운증후군과 같은 관심이 필요한 학생들이 있는데 다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임을 위함이라고 하니 더 인상 깊게 남는 내용이였다.

 

그리고 이웃들 이야기, 귀여운 에피소드들과 현지 문화, 현지에서 살아보지 않으면 몰랐을 네덜랜드와 중국의 안전이나 보안 등의 다른 점들, .. 외국생활 중에 국력을 떠올리게 되는 외로운 타국에서 보모가 된 베네수엘라 출신의 치과의사를 보며 생각한 글 -공감되었다, 밖에 나가면 고국의 국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기 때문이다-, 아이교육 같은 현실적인 내용들까지, 참 다양한 것들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봄 챕터로 나눠서 담아주고 있었다.

 

제목 여행이 끝나자 삶이 시작되었다가 어떤 의미였는지를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잘 알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아련한 추억과 함께, 글쓴이의 삶 속으로 들어가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연하어 작가는 오늘 또 어떤 땅에서 기억을 만들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_우리는 서로의 삶을 깊이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 순간만큼은 서로의 존재를 느끼며 소통할 수 있었다. 그 농부의 삶은 소박하고 간결했다. 그는 매일 농작지에서 땀을 흘리며 일상의 소중함을 이어갔고, 자연 속에서 평화로운 삶을 살았다._p32

 

_네덜란드에는 이웃의 날이 있다. 그날이 되면 같은 골목의 이웃들이 모여 음식을 나누고 게임을 즐긴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시설도 마련된다. .... 유럼 곳곳에서 2000년대 초에 시작된 문화다._p185

 

 

_나라가 없으면 나도 없다. 외로운 타국에서 보모가 된 청년. 나라의 기둥과 함께 기울어진 청년의 모습은 안타까웠다. 나라가 위태로우면 평범히 지내던 시민도 위태로워진다._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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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스페인어 - 발음부터 회화까지 한 달 안에 완성하는
최혜숙 지음 / 넥서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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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외국어로 잠깐 접했었던 #스페인어 , 언젠가 제대로 공부해봐야지 하면서 미루고 있다가 초급자를 위한 회화 중심 첫 교재, #기초스페인어 를 통해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기초 문법, 알파베또, 발음, 강세로 한 챕터로 시작해서, 회화편으로 24개 레슨을 통해 학습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각 레슨은 해당 상황을 현지 문화와 함께 설명해주고,

기본 회화, 회화에 포함된 문법 설명,

실전 회화, 따라 쓰기,

연습 문제 까지,

 

1개 레슨만 마쳐도 공부를 제대로 해낸 성취감이 드는 구성 이었다.

 

그리고 유용했던 휴대용 작은 어휘집, 복습하기에 안성맞춤 이였다.

 

실전 스페인어 기초를 다지기에 참 좋은 이 교재,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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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 에세이
발터 벤야민 지음, 새뮤얼 타이탄 엮음, 김정아 옮김 / 현대문학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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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람 없는 지적인 탐구시간을 선사하는 #현대문학 의 #인문에세이 #무우시리즈 , 이번에 만난 이는 19세기말에 태어나 20세기초를 살다간 독일 출신의 유대계 학자, #발터벤야민 이였다. 비록 100년 전 사람이였지만 그의 비평과 철학은 지금도 유효한 것으로 생생히 살아있었다.

 

바로 실종되고 있는 인간의 이야기에 관한 내용, #이야기꾼에세이 였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서문부터 꼼꼼히 읽어야 한다. 시대를 잘못 태어난 저자를 대신해서 그의 글을 모아서 세상에 내어놓은 #새뮤얼타이탄 의 서문을 통해 발터 벤야민에 대한 거리감을 좁힐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본문은 짧은 것, 긴 것, 길이가 다양한 에세이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길이나 배경과 상관없이, 모두 이야기로 통하는 내용들이였다. 특히 이집트의 왕 프사메니투, 영웅담의 필연성 등 역사적 에피소드는 물론, 오스카 마리아 그라프, 에드거 앨런 포, 요한 페터 헤벨 등의 소설, 많은 신화 및 동화들을 통해 시대를 거치며 다양하게 발아하는 해석들이 가지는 이야기의 힘을 강조하고, 고정된 방향이 아니라 여러 가지로 흘러가며 다시 쓰이는 이야기들을 세대를 거치며 구전되는 공동체적인 경험의 매개자로서의 기능을 아주 잘 설명해주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깊이 있는 철학적 사유적 고찰도 잊지 않고 있어서, 글쓴이의 철학자, 비평가로서의 면모도 느낄 수 있었다. 내용들만 보면 어렵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놀랍게도 무척 재미있게 페이지가 넘어갔다. 이야기에 관한 것이라 그런가? 아니면 작가의 필력이 그만큼 대중적이여서 그럴까?

 

이유가 뭐가 중요할까... 이 시점에서 짧은 영상, 요약된 드라마스토리 등이 인기 있는 지금, ‘우리는 어떤 형식과 태도로 다시 이야기를 할 것인가?’를 던지는 책이였다. 스토리텔링이 브랜딩 마케팅, 정치적으로 사용되고 치유로서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는데, 어떻게 그 본연의 기능을 찾아 갈 수 있을까? 하는 질문과 함께 말이다.

 

발터 벤야민에 의하면 생명력 있는 이야기가 시작되기 위해서는 권태’, 즉 멈춤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가만히 있을 수 있는 시간.... 사회적인 공동체적으로 어떻게 다시 경험을 공유하며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도 당장 내 자신을 돌아보았다. 책을 제대로 읽고 있는가? 타인과 어떤 내용을 나누고 있는가? 나는 이야기꾼이 될 수 있을까?

 

 

_소설가가 기억하는 것은 하나의 주인공, 아니면 하나의 여행, 아니면 하나의 전쟁인 데 비해, 이야기꾼이 기억하는 것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사건들이다. 표현을 바꾸면 서사시가 와해되고 뮤즈의 기원이었던 기억이 둘로 갈라진 뒤, 기억하고 기리는 일이라는 소설의 뮤즈 원리는 기억하는 힘이라는 이야기의 뮤즈 원리로부터 한발 멀어졌다._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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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한옥에서 브랜딩을 찾다
박현구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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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고객은 디테일과 스토리텔링에 감응한다._

 

2022년 서울 북촌에 문을 열었다는 #한옥호텔 #노스텔지어 의 성공을 CEO #박현구 의 소리로 직접 만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도심한옥에서브랜딩을찾다 를 통해 브랜딩 디렉터로서의 사고 접근법부터 실제로 호텔에 적용해나간 과정과 철학, 고객 심리 등을 노스텔지어 라는 공간 속에 어떻게 녹여냈는지를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한옥의 불편함을 체험 공간으로 제공하면서 그 불편함들 조차도 상품으로 매력적으로 만들어낸 관점의 변환이 인상적이였다. ‘비일상적인 희소한 경험이라는 매력적인 문구도 새로운 관점을 나에게 주는 지표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_서구권 관광객들은 일반적인 호텔이 아닌 한옥에서 머물며 한국 문화를 깊이 있게 경험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관광 트렌드의 변화를 넘어선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진지한 관심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옥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도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한옥은 거주 공간으로서 여러 제약이 있습니다.

.....

 

그러나 거주 공간에서 체험 공간으로 한옥의 정체성을 전환하면, 오히려 제약의 요소가 한옥만의 독특한 매력으로 재해석될 수 있습니다. ..... 비일상적인 희소한 경험을 보증합니다._p99

 

 

전문성이 느껴지는 글도 글이지만, 무엇보다도 많은 사진들로 눈호강을 제대로 할 수 있었던 시간이였다. 호텔이 아니고 #문화플랫폼 이라고 소개하며 펼쳐진 공간들은 고유 문화와 문명의 편리로 채워져서 그 가치를 더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읽다보면 어떻게 어려운 숙제들을 풀어갔는지도 알 수 있다.

 

마지막 장에서는 브랜드 세계관을 어떻게 확장시키는 지를 프리미엄 막걸리, K기념품 등의 판매, 객실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통해 잘 알려주고 있는 점도 이 책의 좋은 점이다.

 

 

어떻게 보면 나 같은 사람에게는 참 멀리 느껴지는 이 곳 이였는데, 책 속에 담겨있는 스토리와 조언들은 어디에나 혹은 무엇이나 적용되는 꿀 같은 내용이였다. #브랜딩 에 대하여 궁금하다면 눈이 즐거운 이 책에서 답을 찾아봐도 좋을 것 같다.

 

 

_요즘 고객들은 #호피스탈리티 경험이 풍부하고 아주 세련된 취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비스의 전개 과정을 예상하는 이들에게 예상 밖의 놀라움을 주어야 서비스 만족감을 줄 수 있습니다._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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