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혼자가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 - 나만의 속도와 리듬을 찾기 위한 서른 편의 영화
김남금 지음 / 그래도봄 / 2024년 6월
평점 :
_홀로 라이프의 기쁨과 슬픔, 생계와 주거 프레임, 관계의 어려움과 연대, 나아가 죽음의 여러 풍경까지 영화 속 인물과 사건을 편집해서 확대해보았다._p10
_“시집은 못 가도 영화는 계속 찍고 살 줄 알았는데, 너무 갑자기 이래 되니까 도저히 힘들어서 못 버티겠어요. 천년만년 좋아하는 사람들하고 영화만 찍고 살 줄 알았거든요.” 찬실이에게 직장은 엄마의 자궁처럼 아늑한 곳이었다._p67
_내 방을 둘러본다. 계획이나 정리 정돈과 거리가 먼 터라 바닥에 책이며 물건들이 널브러져 너저분하다. 하지만 물건 하나하나에 내 취향이 오롯이 담겨 있다. 집은 내 의지와 취향이 담긴 소비재로 가득한 공간이다. 쾌적하지 않으니 비바리움은 아니라고 우기고 싶다._p99
정말 혼자인가 보다. 부쩍 이런 책들이 끌린다. 거기에 좋아하는 분야인 영화에 투영해서 해석하는 내용이라니! 프롤로그의 위 문장부터 반했다. 너무 감상적이지도 않고 심하게 비관적이거나 긍정적이지도 않고 그 중간 어디쯤에서 짚어주는 홀로 라이프의 명암은 진하게 내 시간을 물들이기에 충분했다.
혼자와 둘에 대한 선입견과 환상, 나를 책임진다는 것, 혼자의 삶에 필요한 것들, 일상을 잘 살아내고 나이듦을 준비하는 것 까지, 현실적인 내용들이 가득이여서 같이 언급되어 있는 영화들이 새삼 다르게 와 닿았다.
그래서 일까? 읽으면서 이렇게 촘촘히 영화들을 다 찾아봤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생각보다는 봤던 영화들이 많아서 반갑기도 했고, 몰랐던 영화들은 리스트업을 해놓았다.
그 무엇보다도, 내가 느껴왔던 바에 대해서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아서 좋기도 했지만 더불어 만감이 교차하는 기분이였다. 뭔가 서러웠던 것을 알아주는 이를 만난 느낌이랄까?! 하지만 그 마지막 지점에 영화들이 있어서 너무 좋았다. 저자의 바램처럼 위로받고 힘을 얻는 것 같아서 읽고 또 읽으며 천천히 음미해보는 시간이였다.
혼자여도 권하고 싶고, 같이 여도 꼭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혼자든 둘이든 결국 잘 사는 법, 준비하는 법에 관한 내용이였다. 그저 사족없이 건네고 싶은 책이다.
_한국, 특히 서울과 수도권의 주거 모델은 획일적이다. 공동주택 단지가 큰 비율을 차지해서 혼자 사는 사람을 일부러 다른 사람과 섞일 기회를 찾아 나서지 않으면 관계 맺을 기회가 희박하다._p140
_같은 공간에 계속 드나들다 보면 알게 모르게 일상 한 자락을 삐죽 내비칠 때가 있다. 전혀 다른 삶을 사는 단골들은 꺼내기 힘든 일을 저마다 하나씩 가슴속에 품고 있다._p169
_두 사람이 소피에게 보여준 배려는 개인적 우정 이상이다. 그것은 신분을 초월한 또래 간의 깊은 연대다. 이 연대는 상대방 입장에서 상황을 보는 데서 출발한다._p186
_혼자인 사람은 그저 누워서 산소호흡기에 의지할 이유가 없다. ‘나를 돌볼 수 없으면 어쩌지?’ 막연한 두려움이 가슴 한구석에 있었는데, 고다르 감독의 선택이 대안을 제시했다._p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