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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릴리언트 블루 (Brilliant Blue)
함지성 지음 / 잔(도서출판) / 2024년 6월
평점 :
_휘갈겨 쓴 필기체, 도톰한 엽서에 쓰인 나의 이름. 프랑스 남부에서 친구들이 보내온 조그마한 사랑의 조각._p11
삶을 지탱해주는 요소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여러 가지가 있겠고, 개인마다 모두 다를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몸과 마음을 불태워서 온전히 쏟아부었던 한 때의 그것도 나의 나머지 인생을 지탱해주는 것들 중 하나일 거다.
바로 그 추억을 건드리는 소설, #함지성 작가의 #브릴리언트블루 .... 이 색으로 그 시간이 표현될 수 있는 것일까? 액상프로방스의 뜨거운 여름에 뜨겁게 사랑하고 뉴욕에서 헤어진 커플이 ... 다시 그곳으로 향하게 된다.
나에게는, 이 소설의 스토리는 중요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냥 등장인물의 감정을 따라서 계절의 빛깔에 젖어들 수 있었다. 이제는 이런 추억도 아쉬움 보다는 나를 지탱해주는 기억으로 간직하게 된 나이가 되어 읽다보니, 아련함과 관계에 대한 많은 것들이 훅 들어왔다.
그리움과 기억의 유예기간은 언제인지 아직 잘 모른다. 이들도 그럴 것이다. 설사 기억은 희미해져도 잔상은 남아있을 것이다. 그러나 또 지금을 사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내 인생도 살짝 건드리는 그 맛이 참 진했던 소설이였다.
_스무 살의 나는 액상프로방스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나를 쳐다보며 눈이 부시게 웃던, 그런 리버를 광폭적으로 사랑했다._p83
_"생각나지 않아? 리버.“
낮, 잭은 그렇게 물었다.
생각난다. 당연히.
모든 기억이, 모든 감정이, 모든 표정이, 모든 손길이.
그 이름을 떠올릴 때마다 심장 어딘가 덜컥하고 걸리는 이 기분은, 이곳에 도착한 첫날부터 계속되고 있다.
눈을 감고, 다시 한번 기억 속 파편을 그러모은다._p140
_"어디 몸 하나 아프면 정말 힘들잖아. 다리를 부러졌다든지, 맹장이 터졌다든지. 그제야 아프지 않던 때를 감사하게 되고, 조심하지 않던 대를 후회하고, 하여간 불편하잖아.“_p219
_손등 위로 나뭇잎 그림자가 흔들흔들. 우리는 여전히 하루를 보낸다._p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