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하는 영어 질문
이은미 지음 / 사람in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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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지피티 등 각종 AI 프로그램 덕분에, 질문이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사실 굳이 지금이 아니더라고 기록들을 보면 철학이 시작된 고대때의 선인들의 가르침에서 선문답이 얼마나 중요했었는지 잘 알 수 있다.

 

그럼 비영어권이 영어로 질문하는 법, 그것도 #매혹하는영어질문 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이은미 저자는 단순히 영문법이나 영어공부 위주가 아니라, 우리가 외국어를 알아가는 의의, 언어 종류를 막론하고 질문한다는 것의 의미와 그 순기능들, 사고와 상대방에 대한 배려까지... 그리고 좋은 질문에 따른 합당한 답변을 하는 것 까지, 상황과 소통수단에 맞춰서 적절한 예시들로 잘 설명해주고 있었다.

 

설득력 있는 설명들이 영어와 더 친숙하게 만들어주고 동기유발을 시켜주기 충분했었던 좋은 영어교재이자 언어에 관한 인문학 책이기도 했다.

 

다소 소홀하고 리듬이 깨져 있었던 나의 외국어 익히기에 큰 도움이 되어주는 교재로 쭉 나와 함께 할 것 같다.

 

 

_... 여러 가지 순기능이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에게는 질문한다는 것이 위험한 일처럼 보일 수도 있다. 나의 엉뚱한 질문은 나를 무례하거나 무지한 사람으로 보이게 할지도 모르고, 사회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서게 만들지도 모른다. 사실 아주 좋은 질문은 정답을, 생각을, 정보를, 힘을, 사람의 마음을, 경청을, 설득력을 불러올 수 있지만, 서툴고 엉성한 질문은 오히려 우리를 문제 상황에 빠뜨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질문이 위험하니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할까?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오히려 질문을 아주 잘해서 질문의 달콤한 열매를 따 먹는 방법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_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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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표준 노트 - 창의력을 자극하는 174가지 그래프
팀 샤르티에.에이미 랭빌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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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이 강조되는 요즘, 다양한 시도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만약 수식으로 디자인한 그래프와 도형 등으로 노트를 만들어 본다면? 일반적으로 쓰이는 표준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바로 #비표준노트 가 될 것이다.

 

#팀샤르티에 , #에이미랭빌 , 두 수학자가 이런 노트를 내놓았다. 수식으로 디자인한 174가지 그래프와 도형이 수록되어 있고, 파동, 극한, 회전, 3차원 개념까지, 그리고 12개 수학 개념의 의미와 특징들을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보는 즐거움이 큰 노트였다. 선과 면, 곡선 등으로 표현된 수식들은 무척 아름다웠고, 저절로 상상의 나래를 펴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특히 풍선의 키스, 시골 풍경, 나비, 잔물결, 맥박, 땋은 머리, 사라져가는 소리, 모퉁이를 돌아 등 문학적인 느낌의 제목을 달고 있는 이미지들은 세상을 수학으로 보는 새로운 관점을 선사해 준다.

 

정형화 되지 않은 노트에 글자를 쓰거나 낙서, 그림을 그려보는 기분을 어떨까? 창의적인 생각이 손끝에서 저절로 나오지 않을까? 바로 그런 시간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수학 노트이지 않을까 싶다. 마음에 들어온 시나 문장을 필사해봐도 좋을 것 같고, 색을 더해 봐도 즐거울 것 같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훌륭한 한 권의 그림책으로도 좋다.

 

창의력을 자극하는 174가지 그래프, <비표준 노트>, 독특하고 재미있는 책이다.

 

 

_우리는 수학의 규칙이 노트의 규칙 같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이 노트는 함께 신나게 놀아보자는 초대장이다._‘들어가는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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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꿈
앨런 라이트맨 지음, 권루시안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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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시간에 관한 꿈을 꿀 때마다 그럴듯한 시간의 본질이 하나씩 새로 나타났고, 그 가운데서 한 가지가 유달리 마음을 끌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나머지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 나머지도 딴 세계에서라면 있을 법한 것이다._p20

 

 

물리학자가 시공간에 관한 소설을 쓴다면 어떤 내용일까?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앨런라이트먼 의 #아인슈타인의꿈 이 재출간 되었다. 20세기에 살았던 #아인슈타인 을 중심으로 그가 상상했을 법한 다양한 30개의 세계를 만들어냈다. 꿈속에서 만나는 이 곳들은 저자의 과학적 소견과 인문학적인 소양, 철학이 섞여서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있었다.

 

이 책이 처음 나왔을때는 이 신선한 발상에 센세이션 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이미 많은 SF소설과 드라마, 영화들로 평행우주, 패러독스, 시공간의 뒤틀림, 등에 익숙해진 지금 접하는 이 소설은 오히러 서정적으로 느껴졌다. 주인공이 느끼는 특정인물에 대한 안타까움이 문장 너머로 전해왔고, 수많은 세계의 기본 값에 따른 인간들의 존재방식, 사는 방식이 기계적이기보다는 통찰력 있는 해석으로 읽혔다.

 

한편, 이 수많은 옵션들을 오늘날 각종 SF에서 차용한 것은 아닐까 하는 지점들도 있어서, 관련된 영화 등을 떠올리는 재미도 쏠쏠해서, 개인적으로 더 흥미로웠다. (마침 시공간, 평행세계를 다룬 오래전 미드를 다시 정주행중이였다.)

 

_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사람은 어렵지 않게 알아볼 수 있다. 이들은 눈에 잘 띄지 않는 어두운 빛깔의 옷을 입고, 아무 소리도 내지 않으려 하며, 풀잎 하나도 다치치 않게 하려고 발끝으로 살금살금 걸어 다닌다. 과거를 조금이라도 바꿔놓으면 미래가 엄청나게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_p25

 

 

무한히 반복되지만 내일을 모르고 오늘을 사는 우리는 꿈속에서 달라지는 다른 가능성들을 꿈꾸는 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이 책의 저자가 계속 묻고 있는 선택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시간을 살고 싶은지 고를 수 있을까?

 

과학이 문학을 만나 질문과 긴 여운을 남기는 아름다운 책이였다. 질문을 남기지만 더 이상 답답하지 않다.

 

 

 

_수첩을 들고 다니는 사람도 많다.... 여기 이 세계에서는 사람들에게 기억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날이 저물어 집을 돌아갈 때가 되면 사람들은 저마다 주소록을 들여다보고 자기 집이 어딘지를 찾아낸다._p82

 

_그녀는 무대 위에서 시계처럼 필연적으로 움직이면서, 뜻밖의 도약은 감히 생각도 하지 않고, 정해진 자리를 정확하게 내디디며, 계획에 없는 동작은 꿈도 꾸지 않는다.

 

미래가 고정된 세계에서 인생은 끝없이 방이 늘어서 있는 복도와 같다... 앞으로 어떤 방이 기다리고 있는지는 몰라도 그것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은 안다. 우리는 우리 삶의 구경꾼이다._p149

 

_아이들 생각에 시간은 그렇잖아도 너무 느리게 움직인다. .... 노인에게는 시간이 너무 빨리 날아간다._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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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움가트너
폴 오스터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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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물론 자신의 진정한 관심은 이 통증의 생물학적 또는 신경학적 측면이 아니라 그것이 인간의 고난과 상실의 은유 역할을 할 수 있는 힘에 있음을 이해하고 있다.

 

이것은 10년 전 전혀 예상치 못한 애나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래 바움가트너가 쉼 없이 찾고 있던 비유, 20088월의 그 바람 많고 더운 오후 이래 그에게 일어난 일을 묘사할 수 있는 가장 설득력 있고 매혹적인 유사물이다. 그날 오후 신들은 아직 젊은 자아가 왕성한 힘을 내뿜고 있던 아내를 그에게서 탈취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냥 그렇게, 그의 팔다리가 몸에서 뜯겨 나갔다._p36

 

노교수 바움가트너는 10년 전 아내를 잃었다. 10년이란 세월을 보내고 오늘 자신에게도 사고가 있었다. 계단에서 넘어지고 냄비를 까맣게 태워먹는다. 극심한 통증에 온갖 생각을 하다가 아내의 기억들이 계속 떠오른다. 그녀는 노교수의 일생의 사랑이였다. 평생을 같이 산 사람의 갑작스런 죽음은 그에게 너무나 충격적이고 힘든 일이였다.

 

은퇴를 앞둔 바움가트너는 이렇게 일상 속에서의 부재와 슬픔, 상실에 대한 따끔따끔한 아픔과 함께 떠올려지는 아내의 기억들은 온통 추억들이였다. 그러면서 자신의 어릴 적 기억들에도 함께 떠올리게 된다. 활자로 같이 떠나게 된 시간 속의 바움 가트너는 아이가 되었다가, 친구도 되었다가, 우리도 공감하게 만든다. 그 누구도 다르지 않게 느껴진다.

 

이렇듯 이상한 하루에서 시작해서 기억과 추억, 고통과 삶을 요란하지 않게 묘사해주며 따라가게 만들어 주었다. 특히 뛰어난 내면의 묘사는 평범한 시간을 보석처럼 만들어 주는 힘이 있었다.

 

#폴오스터 가 투병 중에 끝을 예감하며 집필한 마지막 장편소설 이라는 #바움가트너 는 마치 저자의 마지막 고백서 혹은 당부처럼 느껴졌다. 주인공의 아버지의 지난한 삶을 나열하면서도 꿈을 꾸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_... 애나의 아름답게 빛나는 얼굴을 건너다보았던 일이 떠오른다. 그때 그는 강렬한 행복감이 큰물처럼 밀려오는 바람에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고, 자신에게 말했다. 이 순간을 기억하도록 해, 얘야, 남은 평생 기억해, 앞으로 너한테 일어날 어떤 일도 지금 이것보다 중요하진 않을 테니까._p242

 

 

_하지만 거의 진짜, 죽어 버린 전화의 연결이 끊어진 선으로 죽은 아내가 자신에게 말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남자에게 부여된 기억의 힘이란 그 정도로 대단한 것이었다._p86

 

_... 그 순간 그는 자신이 얼마나 작은지 깨닫는다. 우주를 구성하는 다른 수많은 작은 것들과 연결된 작은 것. 잠시 자기 자신을 떠나 삶이라는 둥둥 떠다니는 거대한 수수께끼의 일부가 된 느낌이 얼마나 좋은지._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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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일의 라틴어 필사 노트 - 인생을 새롭게 쓰고 싶은 당신을 위한 경이로운 문장들
한동일 지음 / 이야기장수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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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ber est suae quisque fortunae. 파베르 에스트 수애 퀴스퀘 포르투내.”

각자가 자기 운명의 목수이다.

 

 

유럽 언어와 문화, 종교 등의 기반이 되는 #라틴어 , 알아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그냥 그렇게 마음만 가지고 있다가 최근 필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제가 살아가면서 수없이 써내려간

라틴어 명문장들을 모은 이 책을 당신께 드립니다.

읽고 행복하시길!” 이라고 적힌 #한동일 작가의 다정한 인사로 시작되었다.

 

문장들은 주제에 따라서 분류되어 있었는데 다음과 같다: 손편지에 부치고 싶은 사랑과 감동의 문장, 지적인 영혼을 위한 지혜로운 문장, 나를 각성시키는 깨우침의 문장, 인간관계가 어렵고 두려워질 때 새기는 문장, 불우한 시절 내 영혼을 대신해 울어줄 호소와 비탄의 문장, 나를 살아가게 하는 희망과 구원의 문장.

 

내 경우에는 1장 사랑과 감동의 문장을 먼저 열었고, 이어서 3장 나를 각성시키는 깨우침의 문장과 6장 나를 살아가게 하는 희망과 구원의 문장 편에 집중했다. 오랜만에 연필로 적어가는 사각소리가 좋아서 저절로 빠져들 수 있었고 소위 영문캘리라고 불리는 고딕체(?)에 참 적합한 언어가 라틴어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언젠가 꼭 딥펜으로 이 책의 문장들을 써봐야겠다는 미션도 생겼다.

 

무엇보다도, 필사로 쓰는 라틴어 명문장들은 우리네 삶과 지혜를 투영하고 있어서 깊이 명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입으로 따라서 읽어보고, 손끝으로 써보고, 한 번 더 되새겨보고..... 그렇게 내 것이 되기를 바라며 시간을 쌓을 수 있어서 보람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나에게 남은 인상 깊은 한 문장은 이것이다:

 

“Quo vadis? 쿼 바디스?”

어디로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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