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리는 다정한 말
수정빛 지음 / 부크럼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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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매일이 이별인 삶을 기억하며 사는 그들처럼, 나도 담대하고 눈부신 사람이고 싶다._p152

 

 

#나를살리는다정한말 .....

 

최근 거의 1달 넘는 시간에 아주 많은 일들이 있었다. 심리적으로 탈진이 와서 허덕거릴 때, 이 책의 제목이 계속 나에게 맴돌았다. 보통은 혼자 견디는 것이 습관처럼 있었는데, 이번에는 친구 두 명이 나를 지켜주기 위해서 노력해주었다.

 

정말 버틸 수 있는 힘은 그 #다정함 , 적당한 강단이 있는 조언, 상대의 나를 지켜주고 싶은 진심에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였다. 아직 그 끝은 오지 않았지만, 이 책을 마무리하며 위로받고 다지고 또 다지고 있다.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었다. ‘1: 나를 잃지 않도록을 통해서는 스스로를 지켜내고 사랑할 수 있는 법들, 위로, 현실적인 조언들 까지 촘촘히 담겨 있었고, ‘2: 그래도 사랑으로 버틸 수 있어는 소중한 관계, 사랑에 대하여, ‘3: 오늘만 더 살아가 보자를 통하여 자신을 잘 다지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비결, 에너지를 나누어 주고 있었다.

 

제목만으로는 단순히 감상적인 에세이일 거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기대이상으로 현실적이고 깊이가 있었다. 나의 상황과 맞물려서 1부와 3부는 특히 더 도움이 되어 기억에 남는 책이 될 것 같다.

 

 

_사소한 대화가 하루를 견디게 한다

.. 이토록 잔잔한 일상이 주는 안정감이 치열하게 살아가는 나를 웃게 하고 나답게 해 주는데, 어찌 행복이라 부르지 않을 수 있을까._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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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제화점 - 어른을 위한 동화
이경희 지음, 김보현 그림 / 북산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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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이렇게 힘든데 부모님께서는 더 어려운 시대에 어떻게 다 견뎌내셨을까 싶을 때가 있다. 최근에 이런 생각들이 더 자주 들었었는데... 그래서 일까? 이 책 소개글에 눈시울이 뜨거워졌었다.

 

분명히 사람 냄새 나는 따듯한 이야기인데 그냥 가슴이 먼저 반응을 했었나 보다.

 

책은 #이경희 작가의 #칠성제화점 , 서울제화 김회장에게 어린 시절 자신을 떠나버린 엄마이름으로 편지 한 동이 도착하며 시작한다. 외삼촌이 보낸 이 편지로 오랫동안 품었던 엄마에 대한 오해가 풀리면서 지난날을 회상하게 된다.

 

칠성제화점은 김회장이 어렸을 때 엄마 손에 이끌려 간 장에서, 생전 처음으로 반짝거리는 구두들을 볼 수 있었던 가게였다. 빨간 뾰족구두에 정신이 팔린 엄마를 또롯이 기억하고 있었다. 김회장, 순동이는 그 옆의 밤색 구두도 맘에 들었었다. 이 때 순동이는 약속을 하게 된다, “엄마, 내가 크면 돈 많이 벌어서 저 뾰족구두 사줄게.” 하고.

 

하지만 얼마 안가서 엄마는 사라졌고, 얼마 후 온전히 혼자가 되어 미숙이네 문간방에서 머슴과 함께 지내게 된다. 외삼촌을 찾아갔지만 찾을 수 없었고, 구두닦이로 밥벌이를 시작하게 되었다.

 

소개받은 구두공장에서 제화공이 된 순동이는 이제 선생님이 아니라 구두회사 사장이 되기를 꿈꾸게 되었다. 국제제화기능대회에서 최연소로 금메달을 땄다. 이렇게 소원대로 사장이 되었으나 뭔가 허전했었던 김회장은 소설 시작의 그 편지를 받게 된 것이였다.

 

이 일을 계기로 고향을 찾아간 김회장, 아픔으로만 기억하고 있었던 그 곳을 이제 어린 시절 기억을 위해 다시 찾은 것이다. 그가 마음으로 끌어안게 된 마지막 그것은 무엇일까?!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의 심정이 다 이해될 것 같았다. 독하게 살아낸 그 세월이 존경스러웠다. 하지만 한편 연하게 헐떡이며 살아내고 있는 삶과의 비교는 하고 싶지 않다. 누구나 각자의 몫이 있기 때문이다. 모두 제각각 이지만, 한편 모두 타협이 안되는 뭔가를 가슴에 안고 산다고 생각한다. 주인공 순동처럼, 화해할 수 있는 치유의 마무리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_순동이는 구두 만드는 기술을 하나씩 배울 때마다 가슴이 벅찼다. 칼을 갈 때도, 사포질할 때도 그랬지만, 밑창에 풀칠할 때마다 모양을 갖춰가는 구두를 보니 신기하기만 했다._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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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리듬 - 질병과 피로의 근원, 내 몸속 미세 시차를 바로잡는
아넬루스 오퍼르하위젠.마레이케 호르데인 지음, 정신재 옮김 / 푸른숲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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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생체시계를 동기화하는 일은 자이트게버에 의해 이루어진다. 자이트게버는 말 그대로 시간을 알려 주는 자라는 뜻이다. 이는 생체시계에 시간을 알려 주는 특정 신호들을 의미하며, 이 신호들은 우리 몸 안팎에서 발생한다. 시교차상핵이나 몸속시계는 #자이트게버 의 자극에 반응하여 동기화한다._p57

 

업무 때문에 오랜시간 동안 반올빼미로 살다가, 코로나 시기에 우연한 기회에 미라클모닝으로 새벽기상을 2년정도 했었다. 기상시간은 앞당겼으나 취침시간은 큰 차이가 없어서 결국은 이명증상이 생겨서 중단하게 되었는데, 이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각자의 리듬이 있다는 깨달음 이였다. 고등학생때와 첫직장때 이른 기상을 했었고 새벽기상으로 얻은 것들도 꽤 많았지만, 몸으로 신호가 오니 걱정이 앞섰었다.

 

그럼 나의 생체주기는 정말 저녁형이 맞는 것일까? 나름 아침형 생활도 좋았었다.... 조명의 발달로 밤낮의 구분을 신체가 하기 어려워진 시대에, 문명의 이기를 누리며 사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자신의 생체주기에 대하여 궁금했었던 적이 있을 것 같다.

 

이런 궁금증에 대한 답에 많이 다가갈 수 있었던 이 책, #하루리듬 , 저자는 네덜란드의 신경과학자 #아넬루스오퍼르하위젠 과 수면과학자 #마레이케호르데인 이다. #시간생물학 이라는 분야와 #수면 에 관하여 자세히 알 수 있었다.

 

특히 인체의 자이트게버로 작용하는 햇빛, 간이 식사를 자이트게버로 활용한다는 것, 근육은 운동 자체가 아주 중요한 자이트게버이고 식사와 시교차상핵의 영향도 받는 다는 것- 다양한 근육 속 생체시계들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게 없다고 한다- 과 같은 내용들을 이미 건강을 챙기면서 최근 더 잘 느끼고 있었던 지라 연결이 되어 실천동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이 좋았던 점은, 아침형은 좋고, 저녁형은 문제가 있다는 식의 편견이 없다는 점이다. 일단 모두 생체주기를 가지고 있고 그들 간의 차이점이 있으며, 아침형은 아침형 대로, 저녁형은 저녁형 대로의 어려운 점과 희망 시에 개선방법 등을 조언하고 있었다. 인간의 정신이 다양하듯, 생체리듬도 제각각이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점이 참 공감되는 책이였다.

 

하지만 한결같이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었던 점은, 식단 뿐만 아니라 식사시간의 중요성 - 왜 야식을 먹으면 문제가 되는지 (간시계는 어찌어찌 적응을 하지만 그 외의 생체시간에는 적합하지 않아서 이들 간의 불협화음이 생긴다고 한다)-, 그리고 날이 흐리든 맑든 하루 중 일정시간은 햇빛을 쬐야한다는 것, 자기 전 저녁시간에는 조도를 낮춘 조명으로 건강한 빛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등이였다.

 

책 중후반 마무리에는 매일 생체시계상 완벽한 하루를 만드는 법, 이 리듬이 깨졌을 때 오는 #일주기증후군 의 초래원인들과 조언들 -‘야간 근무에 대처하는 팁’, 생체시계의 저속노화 및 육아 활용팁은 진심 유용해보였다-을 해주고 있었다.

 

 

하나하나 보면 어디에선가 한 번쯤은 들어본 적 있는 내용들도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더욱 깊이 있게 시간에 따른 생체리듬을 이해할 수 있었다. 훨씬 유용했고, 재미도 있었다. 또한 과거에 답을 못 찾았거나 단편적으로 해답을 알고 있었던 나의 일주기나 수면 등에 대해서도 좀 더 흥미가 생기고 해결법을 제대로 알게 된 기분이다. 물론 저자의 멘트처럼 계속 연구 중이고, 꾸준히 #생체리듬 에 관한 답을 찾아갈 것이다.

 

건강을 잘 챙기고 싶은 이들, 자꾸 깨지는 생활리듬에 힘든 이들에게도, 어떻게 하면 더 잘 잘 수 있을까 고민인 이들, 자신의 생체리듬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도시인들에게도 적극 추천하고 싶다.

 

 

_우선 모든 사람은 #생체시계 를 지녔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자리 잡아야 한다. 또한 사람마다 생체시계 설정 자체가 크게 다를 수 있다는 점, 일부는 빠르고 일부는 느리며 어떤 사람은 빛에 예민하고 어떤 사람은 그렇게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 더욱더 도움이 될 것이다. 각기 다른 사람들끼리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는 그 자체가 스트레스다. 사람들 간의 이런 차이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안정과 포용이 시작된다._p372

 

 

_열량이라고 다 같은 열량이 아니다. 우리가 무엇을 언제 먹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인간의 먹는 행위와 이에 큰 역할을 하는 우리 뇌의 보상시스템을 이해하는 것은 그 자체로 과학이다. 물론 이를 결정하는 것이 생체시계뿐만은 아니다. 하지만 리듬이 존재하고 생체시계가 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아는 것은 가짜 식욕, 비만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_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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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
클레어 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반타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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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나의 존재 의미는 무엇인가?

세계를 바꾸거나 아예 아무것도 아닌 존재거나 둘 중 하나다. 세계를 바꾼다면 아주, 아주 많은 세계가 달라질 것이다. 내가 살아가면서 하게 되는 선택들 하나하나가 모두 영향을 미치게 될 테니까. 모든 행위에는 결과가 따르고 사랑과 슬픔에는 진실이 깃들어 있으니까._p240

 

하루가 되풀이 되거나 여러 생을 거치며 사는 이야기들, 일정 시기가 타임루프 되는 스토리들도 많이 있는데, 같은 삶을 15번이나 되풀이 하여 사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 그것도 2차 세계대전 전후 유럽이 배경이다.

 

이전 생의 기억을 가지고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태어나기를 거듭하는 해리 오거스트는 그냥 살기, 이전 기억으로 혼란스러워 정신병원에서 일찍 죽어버리기도 하고, 용기를 내어 아내에게 털어 놓지만 결국 정신병원 신세가 되기도 한다. 아무래도 이 사람이 하는 말들은 비정상적일 거라 당시의 정신병원 치료에 대하여 다양하게 분석해 놓은 것도 흥미로운 점인 책이였다.

 

그렇게 외로운 세상에 있었던 그에게 크로노스 클럽이 접근해온다. 미래를 얘기하는 이상한 남자를 만나러 온 것이다. 이 세계에는 그 외에도 이렇게 생을 되풀이 하는 이들이 더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려준다. 기원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되는 이 모임은 뭔가 위대한 임무를 해왔다고 믿어진다.

 

이런 회귀론자들이 다 같은 레벨은 아닌데, 주인공처럼 온전히 이전기억을 가질 수 있는 이들을 기억술사라고 한다. ‘세계를 변화시키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우리 종족의 무자비한 심판자가 되어야 한다는 경고가 내려오는데 이런 심판을 행하는 과정의 예는 급기야 대상의 존재자체를 지우는 수준까지 자행해져서 무척 잔인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되는 것인가?

 

_나는 그가 어떤 광경을 보았기에 그토록 앞날을 확신하게 되었을까 자문해 본다. 또한 다른 이들을 위해, 혹은 그 자신을 위해 일말의 용서를 남겨두었을까 궁금했다._p194

 

 

그리고 어느 날, 일흔여덟 살 까지 잘 살고 있었던 그에게 일곱 살 아이가 찾아와서, 세계의 종말을 경고하며 오직 주인공 오거스트 박사만이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 “선형적 시간성의 궤적이 달라지고 있고 그 원인은 우리야. 우리가 이걸 해서.”... 그렇다 이런 능력을 가진 이들 때문에 미래가 바뀌고 있고 좋은 방향이 아니라는 거다. 이들이 그것을 했다는 것이다..

 

해리 오거스트는 해결법을 찾을 수 있을까? 해결법을 찾기 위해서는 크로노스 클럽에 대하여 더 잘 알아봐야 하는데, 크로노스 클럽의 멤버들의 존재를 지워버리는 공격이 자행되고 있다. 그 배후인물은 누구인가?

 

같은 생을 여러 번 산다는 것, 기원전부터 존재해왔고 이런 자들의 집단이 있어서 바로 우리 곁에 있을 수도 있다는 상상, 각 삶의 사건사고들에 대한 대응방식의 차이, 선택들 등 스토리적으로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던 소설 이였다. 그런데 이 책에 더 빠져들게 만든 것은, 주인공이 살게 되는 2차 세계대전과 전후의 세계사흐름과 그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삶의 형태와 만나게 되는 인물들과의 대화, 그리고 생을 거듭하며 깊어지는 사유와 받아들임, 의미의 유무 등 한계와 무한반복이 동시에 느껴지는 점이였다.

 

아무리 생을 되풀이해서 산다고 해도 얻기 힘든 것, 같은 탄생을 반복하다가 오히러 망각해버리게 되는 소중한 것들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보게 하는 글이였다.

 

타임머신은 불가능하다고 과학계에서는 이미 말하고 있지만, 누구나 이번 생을 다시 산다면?’ 하는 상상을 한 번 쯤은 할 것이다. 그만큼 아쉬움과 후회도 많고 우리 생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이 책을 읽으면 전혀 이 능력이 부럽지가 않다.. 망각이 축복이고 시간과 순환하며 다음 챕터로 갈 수 있는 것이 참 다행이다는 생각도 들려고 한다. 나의 숨소리가 의미있게 느껴진다.

 

긴 글, 모두가 가슴에 남는 책이다.

 

우주의 운명을 걸고 답을 찾기 위해서 미지의 인물과 싸움을 하게 되는 주인공이 어디엔가 있을 것만 같다.

 

 

_나는 기억술사다.

모든 것을 기억한다.

내가 하게 되었던 선택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사실을 이해해야만 한다._p193

 

 

_고독을 주의하라, 위안을 구하라, 믿음을 가져라.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이 밝혀지리라._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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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6
위수정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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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어차피 잘 타지도 않는 차. 없어도 되는 것들. 그만큼 쉽게 벌었으면 스캔들 정도는 감당해야 하는 거 아닌가. 윤주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그들이 가진 부. 그건 그들의 노력만으로 얻은 것일까. 물론 노력 없이 무언가를 얻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노력이란 얼마나 상대적인 것인가. 윤주는 기옥의 반듯한 이목구비를 떠올리며 거울을 보았다._p67

 

기옥을 따라가면서는 가슴팍이 찡한 연민이 느껴졌다. 항상 돌아오던 연인이 오지 않고 새로운 연인과의 아이 소식을 전하며 돈을 송금해달라고 한다.. 자신과는 아이나 결혼은 필요하지 않다고 했었던 남자가.... 외로움이 느껴지는 기옥의 공기가 나에게 까지 스며드는 듯 했다.

 

그러다 넘어간 기옥의 매니저(?) 윤주의 챕터는.... 앞에서 기옥에게서 느낀 연민이 사치처럼 다가오는 것에 스스로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윤주의 관점이 우리 범인의 시점일 것이다. 수십억의 빚을 일반인들 보다 훨씬 빨리 상환하고-물로 그 노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한때의 인기로 재산을 쌓고 일이 별로 없는 시기에도 넉넉하게 사는 것처럼 보이는 삶..... 윤주는 이런 기옥같은 연예인에 기생하는 듯하지만 누구도 그녀를 뭐라 할 수 없다.

 

윤주의 연장선 끝에 있는 또다른 매니저, 상호.... 그가 담당하고 있는 이는 태인인데 술자리 매너나 평소 언사가 그닥 좋지만은 않은 배우이다. 그래서 사실 불만이 많았다.

 

기옥과 태인이 함께 한 연극 뒤풀이 후에 갑자기 전해온 비보, 태인이 죽었단다. 바로 어젯밤 술을 마시고 얘기를 나눴던 이가 갑자기... 사고였는데 매니저인 상호는 살아남았다. 경찰 조사를 받고 그날 밤 일을 상호는 자꾸만 복기해본다. 이랬으면 달랐을까? 저랬으면 어땠을까? 하고..

 

마지막 파트는 태인의 목소리였다. 그는 죽음의 순간에 어땠을까?!..

 

 

#현대문학 #핀시리즈 소설들은 언제나 여운이 깊다. 이번 #위수정 소설 #fin 도 다 읽은 후 잠시 멍하게 있었다. fin의 첫 알파벳 f는 안개fog대단원fin 이후에도 끝나지 않는, 오히려 바로 그때에서야 겨우 시작되는,’ 으로 해석하면서, 질기게 되풀이되는 현실의 삶을 책 속에서 말해 주고 있었다.

 

삶에 대한 욕망을 각 인물마다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고, 이들 간의 관계는 특별할 것은 없어보였지만 아주 익숙한 듯싶었다. 우리와 달라 보이지 않았다. 그들 안 어디에 내가 있을까? 삶을 잠식하는 안개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의 현실을 지배하는가!...

 

읽으면서 진하게 느껴졌던 공허는 다 보고 나서도 없어지지 않는다. 휑하지만 한편 뿌듯했다. 태인은 자유를 찾았을까?

 

공감하며 읽었다가 질문이 가득 찬 마무리였다. 오랜만에 가슴 묵직한 소설이였다.

 

 

_안개는 살아 있어. 안개를 조심해야 해. 그 안에 뭐가 있는지 자세히 보라고. 그렇게 않으면 너는 사랄질 거야. 가만히. 사라지는 줄도 모른 채 스르륵, 없어져버린다._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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