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의 꿈
앨런 라이트맨 지음, 권루시안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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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시간에 관한 꿈을 꿀 때마다 그럴듯한 시간의 본질이 하나씩 새로 나타났고, 그 가운데서 한 가지가 유달리 마음을 끌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나머지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 나머지도 딴 세계에서라면 있을 법한 것이다._p20

 

 

물리학자가 시공간에 관한 소설을 쓴다면 어떤 내용일까?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앨런라이트먼 의 #아인슈타인의꿈 이 재출간 되었다. 20세기에 살았던 #아인슈타인 을 중심으로 그가 상상했을 법한 다양한 30개의 세계를 만들어냈다. 꿈속에서 만나는 이 곳들은 저자의 과학적 소견과 인문학적인 소양, 철학이 섞여서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있었다.

 

이 책이 처음 나왔을때는 이 신선한 발상에 센세이션 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이미 많은 SF소설과 드라마, 영화들로 평행우주, 패러독스, 시공간의 뒤틀림, 등에 익숙해진 지금 접하는 이 소설은 오히러 서정적으로 느껴졌다. 주인공이 느끼는 특정인물에 대한 안타까움이 문장 너머로 전해왔고, 수많은 세계의 기본 값에 따른 인간들의 존재방식, 사는 방식이 기계적이기보다는 통찰력 있는 해석으로 읽혔다.

 

한편, 이 수많은 옵션들을 오늘날 각종 SF에서 차용한 것은 아닐까 하는 지점들도 있어서, 관련된 영화 등을 떠올리는 재미도 쏠쏠해서, 개인적으로 더 흥미로웠다. (마침 시공간, 평행세계를 다룬 오래전 미드를 다시 정주행중이였다.)

 

_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사람은 어렵지 않게 알아볼 수 있다. 이들은 눈에 잘 띄지 않는 어두운 빛깔의 옷을 입고, 아무 소리도 내지 않으려 하며, 풀잎 하나도 다치치 않게 하려고 발끝으로 살금살금 걸어 다닌다. 과거를 조금이라도 바꿔놓으면 미래가 엄청나게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_p25

 

 

무한히 반복되지만 내일을 모르고 오늘을 사는 우리는 꿈속에서 달라지는 다른 가능성들을 꿈꾸는 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이 책의 저자가 계속 묻고 있는 선택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시간을 살고 싶은지 고를 수 있을까?

 

과학이 문학을 만나 질문과 긴 여운을 남기는 아름다운 책이였다. 질문을 남기지만 더 이상 답답하지 않다.

 

 

 

_수첩을 들고 다니는 사람도 많다.... 여기 이 세계에서는 사람들에게 기억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날이 저물어 집을 돌아갈 때가 되면 사람들은 저마다 주소록을 들여다보고 자기 집이 어딘지를 찾아낸다._p82

 

_그녀는 무대 위에서 시계처럼 필연적으로 움직이면서, 뜻밖의 도약은 감히 생각도 하지 않고, 정해진 자리를 정확하게 내디디며, 계획에 없는 동작은 꿈도 꾸지 않는다.

 

미래가 고정된 세계에서 인생은 끝없이 방이 늘어서 있는 복도와 같다... 앞으로 어떤 방이 기다리고 있는지는 몰라도 그것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은 안다. 우리는 우리 삶의 구경꾼이다._p149

 

_아이들 생각에 시간은 그렇잖아도 너무 느리게 움직인다. .... 노인에게는 시간이 너무 빨리 날아간다._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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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움가트너
폴 오스터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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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물론 자신의 진정한 관심은 이 통증의 생물학적 또는 신경학적 측면이 아니라 그것이 인간의 고난과 상실의 은유 역할을 할 수 있는 힘에 있음을 이해하고 있다.

 

이것은 10년 전 전혀 예상치 못한 애나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래 바움가트너가 쉼 없이 찾고 있던 비유, 20088월의 그 바람 많고 더운 오후 이래 그에게 일어난 일을 묘사할 수 있는 가장 설득력 있고 매혹적인 유사물이다. 그날 오후 신들은 아직 젊은 자아가 왕성한 힘을 내뿜고 있던 아내를 그에게서 탈취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냥 그렇게, 그의 팔다리가 몸에서 뜯겨 나갔다._p36

 

노교수 바움가트너는 10년 전 아내를 잃었다. 10년이란 세월을 보내고 오늘 자신에게도 사고가 있었다. 계단에서 넘어지고 냄비를 까맣게 태워먹는다. 극심한 통증에 온갖 생각을 하다가 아내의 기억들이 계속 떠오른다. 그녀는 노교수의 일생의 사랑이였다. 평생을 같이 산 사람의 갑작스런 죽음은 그에게 너무나 충격적이고 힘든 일이였다.

 

은퇴를 앞둔 바움가트너는 이렇게 일상 속에서의 부재와 슬픔, 상실에 대한 따끔따끔한 아픔과 함께 떠올려지는 아내의 기억들은 온통 추억들이였다. 그러면서 자신의 어릴 적 기억들에도 함께 떠올리게 된다. 활자로 같이 떠나게 된 시간 속의 바움 가트너는 아이가 되었다가, 친구도 되었다가, 우리도 공감하게 만든다. 그 누구도 다르지 않게 느껴진다.

 

이렇듯 이상한 하루에서 시작해서 기억과 추억, 고통과 삶을 요란하지 않게 묘사해주며 따라가게 만들어 주었다. 특히 뛰어난 내면의 묘사는 평범한 시간을 보석처럼 만들어 주는 힘이 있었다.

 

#폴오스터 가 투병 중에 끝을 예감하며 집필한 마지막 장편소설 이라는 #바움가트너 는 마치 저자의 마지막 고백서 혹은 당부처럼 느껴졌다. 주인공의 아버지의 지난한 삶을 나열하면서도 꿈을 꾸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_... 애나의 아름답게 빛나는 얼굴을 건너다보았던 일이 떠오른다. 그때 그는 강렬한 행복감이 큰물처럼 밀려오는 바람에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고, 자신에게 말했다. 이 순간을 기억하도록 해, 얘야, 남은 평생 기억해, 앞으로 너한테 일어날 어떤 일도 지금 이것보다 중요하진 않을 테니까._p242

 

 

_하지만 거의 진짜, 죽어 버린 전화의 연결이 끊어진 선으로 죽은 아내가 자신에게 말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남자에게 부여된 기억의 힘이란 그 정도로 대단한 것이었다._p86

 

_... 그 순간 그는 자신이 얼마나 작은지 깨닫는다. 우주를 구성하는 다른 수많은 작은 것들과 연결된 작은 것. 잠시 자기 자신을 떠나 삶이라는 둥둥 떠다니는 거대한 수수께끼의 일부가 된 느낌이 얼마나 좋은지._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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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일의 라틴어 필사 노트 - 인생을 새롭게 쓰고 싶은 당신을 위한 경이로운 문장들
한동일 지음 / 이야기장수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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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ber est suae quisque fortunae. 파베르 에스트 수애 퀴스퀘 포르투내.”

각자가 자기 운명의 목수이다.

 

 

유럽 언어와 문화, 종교 등의 기반이 되는 #라틴어 , 알아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그냥 그렇게 마음만 가지고 있다가 최근 필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제가 살아가면서 수없이 써내려간

라틴어 명문장들을 모은 이 책을 당신께 드립니다.

읽고 행복하시길!” 이라고 적힌 #한동일 작가의 다정한 인사로 시작되었다.

 

문장들은 주제에 따라서 분류되어 있었는데 다음과 같다: 손편지에 부치고 싶은 사랑과 감동의 문장, 지적인 영혼을 위한 지혜로운 문장, 나를 각성시키는 깨우침의 문장, 인간관계가 어렵고 두려워질 때 새기는 문장, 불우한 시절 내 영혼을 대신해 울어줄 호소와 비탄의 문장, 나를 살아가게 하는 희망과 구원의 문장.

 

내 경우에는 1장 사랑과 감동의 문장을 먼저 열었고, 이어서 3장 나를 각성시키는 깨우침의 문장과 6장 나를 살아가게 하는 희망과 구원의 문장 편에 집중했다. 오랜만에 연필로 적어가는 사각소리가 좋아서 저절로 빠져들 수 있었고 소위 영문캘리라고 불리는 고딕체(?)에 참 적합한 언어가 라틴어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언젠가 꼭 딥펜으로 이 책의 문장들을 써봐야겠다는 미션도 생겼다.

 

무엇보다도, 필사로 쓰는 라틴어 명문장들은 우리네 삶과 지혜를 투영하고 있어서 깊이 명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입으로 따라서 읽어보고, 손끝으로 써보고, 한 번 더 되새겨보고..... 그렇게 내 것이 되기를 바라며 시간을 쌓을 수 있어서 보람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나에게 남은 인상 깊은 한 문장은 이것이다:

 

“Quo vadis? 쿼 바디스?”

어디로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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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스토리 - 50가지 와인에 담긴 깊은 이야기를 마시다
신인식 지음 / 넥서스BOOKS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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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많은 요소들 중에서도 오감을 즐겁게 하는 음식과 술은 거의 호불호 없이 통하는 옵션일 것이다.

 

특히 술은 음식과의 페어링에 따라 다양한 즐거움을 준다. 많은 종류가 있지만 와인 더욱 그러하다. 생산지에 따라 종류도 다양하고 긴 역사를 가진 와인들도 많기 때문이다. 술을 잘 마시고 못 마시고를 떠나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이런 지식과 경험을 알아가는 재미가 상당하다.

 

이번에 읽은 #신인석 의 #와인스토리 는 각 와인에 대한 저자의 사적인 글+와인스토리+세부내용형식으로 50가지의 와인을 소개해주고 있었다. 흔히 와인소개 책이라 하면 와인의 물리화학적인 풍미에 대한 분석 등 퀄리티 위주의 내용을 기대하기 쉬운데, 이 책에는 개인에세이에 역사, 인문학 등이 섞인 느낌이여서 훨씬 흥미로웠다.

 

한동안 와인 열풍을 일으켰던 #신의물방울 1권에 나오는 #샤토몽페라 , 저자는 이 와인을 퀸의 노래와 함께 하기를 권하고 있었다. 이 책의 또다른 매력이 바로 각 와인을 즐기기 위한 추천 페어링이다. 때론 음식이기도 했고, 샤토 몽페라처럼 음악이기도 하고, 결혼기념일에 권하는 와인, VIP 고객접대에 적합한 와인, 포도생산지 역사와 관련된 추천 등, 상황에 맞는 분위기에 맞는 와인고르기가 고민될때마다 참고해봐도 좋을 듯싶다.

 

그리고 흔히 이렇게 소개된 와인들은 보면 유명하고 고가인 경우들도 많은데, 이 책의 와인들은 중저가가 많아서 훨씬 대중적이다. 와인에 관한 스토리를 널리 알리고 접근장벽을 낮춰서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한 저자의 마음씀이 보이는 면이기도 했다.

 

_돈나푸가타 앙겔리 역시 한국 음식과 페어링이 좋다. 매콤한 맛의 고추장 제육볶음이나 찜닭, 고기의 감칠맛이 일품인 수육과 소불고기 전골과도 잘 어울린다. 풍부한 과일 향과 함께 스파이시한 특징을 가진 이 와인을 한식과 함께하길 추천한다._p151

 

 

와인으로 떠나는 역사와 인문학 여행 -저자의 개인 경험에서 나온 에세이도 재미있다- , 이 책과 함께 해보기를 추천한다.

 

 

_..가장 가성비가 뛰어난 스파클링 와인은 단연코 스페인 스파클링 와인인 카바Cava인 것 같다. 맥주 대용으로 최고일 뿐더러 김치 냉장고에 보관해 차갑게 마시면 청량감이 가히 일품이다. 카바 중에서 내가 가장 자주 마시는 카바는 바로 보히가스 카바다. 어떻게 이 가격대에 이런 맛과 밸런스가 가능한지 늘 감탄한다. 나처럼 주머니는 가볍지만 마음만은 넉넉하게 와인과 함께하는 시간을 즐기고픈 미생들에게 고마운 와인이 아닐 수 없다._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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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지의 처음 시작하는 색연필 일러스트 4000
이예지(람지) 지음 / 싸이프레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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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넘겨서 보고 있기만 해도 힐링되는 #색연필일러스트 실용서를 소개합니다~

 

#일러스트레이터 #람지 작가님의 색연필로 그리기 안내서인데요. 소개되어 있는 완성그림들이 하나같이 색감이 예쁘고 세련되었더라구요.

 

무려 4000개의 사람과 동물, 의복과 악세사리, 인테리어 등 집관련, 음식일러스트, 장소, 취미생활, 여행관련, 파티관련, 식물과 사계절 변화 관련 등 자연, 그리고 숫자와 글자를 예쁘게 쓰는 법 까지 알차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이어리와 엽서 꾸미기, 굿즈 등 다양하게 활용해볼 수 있어서 무척 유용한 소스들이 가득합니다. 개인적으로 바빠서 아직은 많이 해보지는 못했지만 참고서로 계속 따라그려보고 싶습니다. 디지털로도 따라그려봐도 실력은 물론, 응용할 수 있는 범위를 키워나가도 좋을 것 같아요.

 

색연필 일러스트로 시간을 채워가는 것, 참 보람있어요~

 

추천하고픈 #람지의처음시작하는색연필일러스트4000 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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