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리로 다시 읽는 자본주의 세계사 - 자본주의는 어떻게 이동하며 세계의 미래를 바꿔왔는가?
이동민 지음 / 갈매나무 / 2025년 1월
평점 :
_파나마운하 덕분에 세계의 해운과 해상무역을 주도할 수 있는 지리적 힘을 확실하게 얻은 미국은 북아메리카의 대국 수준을 넘어 자본주의 세계의 새로운 종주국 자리를 확고히 해나간다.
물론 파나마운하는 그 건설 과정이 보여주듯 독점자본주의적, 제국주의적 성격도 다분했고, 이곳을 통해 자본주의경제의 헤게모니를 장악할 수 있었던 미국의 행보 역시 자국 중심적, 신제국주의적이라는 비판도 있다._p181
우리가 세계정세를 읽고 예측하는 데는 다양한 기준이 있어 왔을 것이다. 지금 시대는 당연히 재화와 힘의 논리로 돌아가고 있다고 정의해도 부정하지 못할 것 같다. 자본주의 말이다.
자본주의는 유럽에서 출발해서 이렇듯 전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 계기는 무엇일까? 경제구조의 변천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으며 부작용은 무엇인가? 소위 강대국들이 지금의 기반을 쌓게 된 사건들과 전략은 무엇이었을까? 오늘날 정치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 한국의 자본주의의 미래는 어떨까? 등등.
자본주의 관점에서 본 세계사를 지리학, 사회학, 경제학 등을 통해 쉽게 설명해 주는 책이 바로, <지리로 다시 읽는 자본주의 세계사> 이다. 인과관계를 기반으로 자본의 흐름을 알려주는 내용은 굳이 외우려 하지 않아도 머릿속에 차곡차곡 정리가 되는 기분이였다.
‘지금과 같은 자본주의의 탄생은 15~16세기 오스만제국의 팽창과 이에 따른 실크로드 무역로의 봉쇄와 관계가 깊다’ 는 시작부터 무척 흥미로웠는데, 어째서 유럽이 새로운 해상로를 개척해야만 했는지를 잘 알 수 있었던 전개였다.
이렇게 유럽사를 지나 프랑스혁명과는 많이 달랐던 러시아혁명, 세계대전을 거쳐서, 미국의 영리하고 공격적인 경제력 확장과 수정자본주의, 베트남전쟁 참전까지, 많지 않은 페이지에 통으로 넣어놓은 핵심위주의 정리와 같은 세계사 책이였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끼치는 국가로 빼놓을 수 없는 중국의 행보가 2024년 까지 이어져 있어서, 최근 동향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경제사로 마무리 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직면한 부동산, 저출생, 등 뿌리 깊은 부조리에 대한 문제제기, 전세계가 함께 겪고 있는 환경문제, 불평등의 팽배 등도 언급하는 것을 잊지 않고 있어서 권하고 싶은 책으로 손색이 없었다.
요즘 SNS나 TV를 보면서, 인간의 탐욕의 끝은 어디인가 하는 의문을 자주 가지게 되는데, 이런 측면을 인류 역사를 통해 엿본 기분이여서 남아있는 숙제들이 무거워 보이는 것도 사실이였다. 하지만 이런 도서들이 나오는 이유는 과거와 흐름을 알고 현대와 미래를 잘 만들어 가보자는 제안을 하고 싶어서 일 것이라 생각한다. 토론용 도서로도 추천하고 싶은 책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_푸틴 정권의 경제정책은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산업과 원자재산업에 과다하게 의존한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도한 국가주의와 푸틴 개인의 카리스마를 내세워 정부가 민간기업과 금융을 일정 부분 지배하는 국가자본주의적 성격도 다분하다._p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