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빛소굴 세계문학전집 5
오스카 와일드 지음, 이근삼 옮김 / 빛소굴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_절묘하게 아름다운 것은 무엇이든 그 이면에 어떤 비극을 간직하고 있다. 아무리 초라한 꽃이라도 피어나려면 온 세계가 진통을 겪지 않을 수 없다._p61

 

무엇과도 비교가 안되는 우아하고 순수한 아름다움으로 존재 자체로 분위기를 압도하는 청년, 도이언 그레이, 그리고 뛰어난 그림 실력을 가진 화가 바질 홀워드와 아름다움을 찬양하지만 냉소적인 언사를 즐기는 헨리 경... 이 세 사람의 운명을 담은 소설, #도리언그레이의초상 .

 

탁월한 문체로 지금까지도 추앙받는 19세기 작가, #오스카와일드 의 소설이다. 가장 논쟁적 작품이라고 평가받는 작품이라고 한다. 나는 영화로 먼저 만났었다. 오래전 봐서 세세한 것은 잊어버렸으나 마치 호러영화 같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대신 나이들어가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화가 너무 소름 끼치고 무서웠었다. 그리고 이렇게 아름다운 외모를 탐닉할 일인가 하는 생각도 함께 했었던 것 같다.

 

이런 기억 위에 얹어진 원작소설은 훨씬 캐릭터 중심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도리언의 미모에 반해서 모델로 세우고 훌륭한 초상화를 그렸지만 어디에도 이 그림을 보내고 싶지 않아하는 화가 바질, 바질의 도리언 초상화를 보고 첫 눈에 반해서 모델을 소개해달라고 바질에게 간곡히 부탁하는 헨리 경,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으나 뒤로 갈수록 도덕성이 의심되었던 도리언 까지, 모두가 각자의 욕망으로 글을 채우고 있었다.

 

자신의 아름다운 외모가 영원하기를 바라며 자신의 죄와 나이듦을 자신의 초상화가 다 떠안아주기를 기원한 도리언은 마침내 그 소원을 이루게 되지만, 이것은 그의 삶을 오히려 불행으로 이끌 뿐이였다.

 

_그는 일어나 양쪽 문을 다 잠갔다. 자신의 치욕의 가면을 바라볼 때는 적어도 혼자 있고 싶은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칸막이를 한쪽으로 밀어붙이고, 자기 자신과 대면했다. 너무도 분명한 사실이었다. 초상화는 변해 있었다._p148

 

 

미에 관한 세 사람의 각기 다른 관점은 그들의 대화와 저자의 나레이션으로 잘 표현되어 있었다. 탐미주의는 이 책이 쓰여진 때보다 지금 우리 시대에 더 심해졌을 것이다. 아니, 계속 그렇게 젊음과 미에 대한 갈망은 더 켜져왔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각자는 이 세 사람 중 하나에서 자기자신을 엿보듯이 이 소설을 읽어갈 수 있지 않을까!

 

소설을 관통하는 비극적인 면은 바로 그런 점에서 독자들에게 숙제를 남긴다. 당신이 하는 사랑은 무엇이 중심인가? 미와 도덕성의 관계성은? 비극적인 운명은 벗어날 수 있었을까? 미의 다양성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

 

이야기꾼 오스카 와일드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다. 적극 추천하고픈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영화도 다시 찾아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