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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신세계 - 동물이 가르쳐준 인간의 12가지 경이로운 감각
재키 히긴스 지음, 이민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7월
평점 :
RGB 색상표는 인간이 볼 수 있는 범위만을 다룬 기준이다. 색상표의 시초가 자연에서 왔지만 지금도 산이나 들, 바다... 아니 당장 내 집의 화분의 식물만 가만히 관찰해도 색상표의 색이름으로 표현이 안되는 많은 색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하물며 동물들의 감각 범주와 비교하면 얼마나 다양해질까? 색이나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 촉각, 후각, 균형감각, 방향감각 등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동물의 영역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인간에게는 정상이지 않은 초감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면 어떨까? 이 책, #감각의신세계 에서 그 신기한 기록들을 만날 수 있었다. 보면 인간은 꾸준히 자신과 다른 이런 이들을 찾고 연구해왔던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광수용기가 20개나 있다는 동물계 ‘최고의 색각’을 장착한 공작사마귀새우: 이 새우가 보는 세상이 궁금하다(자외선, 편광, 원편광 등 다 감지할 수 있음). 이 내용에 이어지는 사색형색각자가 그린 그림에 표현된 색채에 대한 설명은 정말 인상 깊었다.
_“내가 어스름을 그릴 때 쓰는 색들은 예술적 표현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회색으로 보는 것에서 나는 연자색과 연보라색, 보라색, 선녹색이 어우러진 아름답고 다채로운 모자이크를 봅니다.” 안티코는 마치 눈앞에서 색들이 수만 갈래로 펼쳐지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흰색이라고 하는 색을 생각해보죠. 사람들은 납빛에 가까운 흰색, 상아색, 석회 빛 도는 흰색, 은빛 흰색, 따스한 흰색, 차가운 흰색을 볼지 모르지만, 저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미묘한 색조를 봅니다. 대부분은 이름도 없는 색이에요.”_p46
아무리 어두운 곳에서도 볼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이 있는 인간과 심해에서 깜박임 없이 다른 방식으로 시각이 작동하는 네눈박이귀신고기의 신기한 눈 구조 비교(큰 동공, 휘판, 거울을 장착한 유사 안구, 막대세포),
성체 박쥐가 섭취한 피를 게워서 자기 새끼뿐만 아니라 그 피를 다른 고아에게도 먹인다는 흡혈 박쥐는 체온감지 단백질로 구분을 한다고 하니 포옹하고 만져주는 촉각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하였다. 그러면서 연결되는 눈에 보이는 원인이 없는데도 통증 등을 호소하는 버닝맨 증후군(맨온파이어 증후군), 이와는 반대로 통증에 둔감한 SCN9A 유전자 돌연변이에 관한 내용은 참 아이러니 하게 느껴졌다. 인간의 통증 원래기능이라는 것이 보호이기 때문이다.
이제보니 자연계 미각왕 이었던 메기-등, 배, 옆구리에 분포하는 미뢰가 평균 15만 5000개라니!-와 식사 시간이 곤혹스러운 인간계 초미각자 내용은 왠지 종종 주변에 있을 것 같아서 더 흥미로웠다.
일반인과는 다른 무용수들의 평형감각, 생태계에서 발견된 일탈 사례 먼지거미로 깨져 버린 ‘모든 생물이 내인성 일주기 리듬’이 있다는 과학자들의 믿음-시간이 들어간 이런 내용은 언제나 재미있다-, 그리고 철새들이 길을 찾는 원리로 잘 알려져 있는 자기장감각: 인간에 대한 이 실험, 5억 개의 신경세포로 초민감 하게 세상을 수용하는 참문어와 자신 몸을 느끼지 못하는 이언 워터먼 덕분에 한 단계 진보할 수 있었던 신경과학의 세계까지,
흥미로운 ‘감각의 신세계’에 빠져들었던 시간이었다. 여기에 예시로 나온 인간에게는 일반적이지 않은 감각을 가진다면 어떨까? 상상해보기도 하고, 내가 느끼는 감각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 내가 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다는 것, 그리고 맛 하나가 촉감 하나가 나에게 다다르기 까지 얼마나 섬세한 과정이 필요한지를 곰곰이 생각하게 했었던 독서였다.
여튼 뭐니뭐니해도 무척 재미있었다. 동물의 사례도 인간에 대한 기록들도 저자 #재키히긴스 의 겸손하면서도 통찰력 있는 질문들도 참 좋았던 책이다. 감각의 세계를 잘 알고 싶은 이들에게 무조건 추천하고 싶다.
_“자기장감각은 우리 안에서,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무의식적으로 작용합니다.”_p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