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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나를 자유롭게 할 거야 - 벽을 깨고 스스로 빛이 된 예술가
이소영 지음 / 블랙피쉬 / 2026년 6월
평점 :
세상의 기준에 맞춰 사느라 지친 ‘나’에게 하는 질문, “너를 자유롭게 하는 것은 뭐지?”... 여기에 예술이라고 답하고 있는 책, #이소영작가 의 #그림이나를자유롭게할거야 , 희노애락을 고루 느낀 시간이었다.
한국전쟁을 겪은 소녀가 90세 조각가가 되어 만들어내는 조각과 그림의 세계, 편견심한 한국미술계 이야기까지 가득했었던 김윤신 작가편, 읽으면서 새삼 마음이 너무 아파서 그 삶의 여정에 눈물 났었던 나혜석 작가-부디 다시 태어나 즐거운 삶을 살고 있기를-,
디지털 아트지만 추상이라는 개념을 더 깊게 느끼게 해주었던 베라 몰나르- 그녀는 디지털 아트라는 개념이 인식되기 훨씬 전에 실험적인 작품들로 시대를 앞서간 작가이다-, 얼마나 우리가 유명 남성작가 위주 시각으로 작품을 평가하고 편견을 가지는 지를 반성하게 했었던 말로 모스와 빅토리아 뒤부르 편, 건강문제 악화와 가정사정으로 무너져 내리는 자신을 나이에 따라 자화상으로 남긴 헬렌 셰르브베크- 그녀는 끝까지 스스로 에게 정직했다-,
숲의 언어를 캔버스에 번역해 낸 에밀리 카-겹겹이 쌓여진 나무기둥들이 내 뇌리에 박혀서 떠나질 않는다-, 무민으로만 알고 있었던 토베 얀손의 다른 빛깔들, 이방인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색과 언어로 표현해낸 에텔 아드난 등...
숱한 어려움이 있어도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삶과 작품으로 가득한 책이었다. 자신을 자유롭게 만드는 것을 찾아야하고, 이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조언, 그리고 당신은 있는 그대로 충분하다고 말해주는 듯하여, 미술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도 소중한 시간을 선물해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미술 입문서로서도 훌륭하다.
개인적으로 이소영 작가의 그림관련 도서를 참 좋아하는데, 이 책이 최고였다.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았을 이들의 삶을 보면서 나의 한 자락도 살짝 얹어보고, 각자의 여정을 보면서 어떤 원천에서 영감을 받았을 지도 함께 빠져들어 생각했다. 언젠가 이 시간을 되돌아보며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_그림 <숲의 내부>를 보면, 마치 나무 터널을 지나가는 듯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거대한 삼나무들이 화면 양쪽에서 성당의 기둥처럼 솟아오르고, 그 사이로 빛이 스며들어 어둠 속에서 초록이 빛난다._p335
_2025년 12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964번 갤러리. 전시 제목은 <Seeing Silence>, '침묵을 보다‘라는 의미다. 우리는 침묵을 어떻게 볼까? 침묵이 하나의 언어가 될 때,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눈으로 읽을까?
벽을 따라 한 여자의 얼굴이 걸려 있다. 같은 사람인 것 같다가도 같은 사람이 아니다. 스물두 살의 맑은 눈이, 쉰세 살의 도도한 시선이, 일흔다섯 살의 가면 같은 얼굴이, 여든세 살의 유령이 한 벽 위에 나란히 있었다. 60년의 시간이 몇 걸음 안에 압축되어 있다._p289
_“모든 것은 아주 불확실해. 그게 바로 나를 안심하게 해.”
토베 얀손의 삶도 그랬다. 화가가 되려 했지만 만화가로 유명해졌고, 당시 시대 통념상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했고, 어느 범주에도 속하지 않았다. 불확실했다. 하지만 그 불확실함이야말로 그녀의 집이었다._p3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