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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왜 가끔 시가 되느냐
김영춘 지음 / 달 / 2026년 4월
평점 :
최근 읽은 책들이 5권 중 4권이 진하고 예리해서 촉이 예민해져 있었다. 이런 나를 차분하게 진정시켜준 책이 #김영춘 시집, #너는왜가끔시가되느냐 이었다.
슴슴 하면서도 담백하게 화자가 보이고, 화자의 생활이 보이고, 바다와 하늘, 비가 느껴졌다.
여운이 남는 시란 생활언어로 그림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한다. 매일 보고 만나는 사람과 길, 자연으로 글을 만들어 냈을 때 읽는 이의 곁으로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들이 잘 느껴졌던 시집이었다. 학교에 아이들과 있다고 하는 작가의 모습이 떠오르는 시들이었다.
덕분에 수채화 같았던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12월-
날은 차갑고
하늘은 멀다
여기저기 빈자리가 늘어가는구나
어디에 마음을 붙여봐야 할 텐데
바람만 이리저리 오간다
모두가 떠나간 듬성듬성한 자리
다시 올 날은 그만 접어두고
지나간 날들을 불러서 그리워할까
여기가 제자리였다는 듯이
눈보라 그리고 또 눈보라,
몰려오고 싶어하는
한 해의 그만큼이다_p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