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
이랑 지음 / 이야기장수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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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거실에 있는 언니 메모리얼 센터인형 침대 위에는 언니의 액세서리가 잔뜩 있다. 전부 하트 모양이다. 언니의 옷에는 'LOVE'라는 글자와 스마일 그림이 많이 있었다. 내 귀에 있는 귀걸이 세 개도 전부 하트 모양이다. 우리는 이렇게나 사랑을 갖고 싶어했다. 하염없는 사랑을 받고 싶어했다.

 

우리는 정말 사랑을 좋아했다._p113

 

지독히도 가족을 사랑했었고 사랑을 받고 싶어 했었던 언니가 죽었다. #이랑 작가에 따르면 그녀는 모든 에너지를 쏟고 소진사 하였다고 한다. 장례식장에서 사람들은 춤을 추었고... 이랑도 엄마와 언니도 모두 미친년이란다...

 

읽다보면 역사 속에 미친년, 마녀, 정신병자로 몰아세워졌던 많은 여자들이 떠올려진다. 어려서부터 천재가 분명했었던 이랑이 써내려간 고백서 같았던 #엄마와딸들의미친년의역사 와 후남이로 평생을 살아가는 남편을 보며 속 끓이며 자식들을 키워내고 딸을 보낸 후 황망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와서 읽는 이까지 가슴을 텅텅 털어내게 만들었던 소책자 이랑 엄마 김경형의 이야기까지.....

 

보다보면 어느 한 구석은 내 엄마를, 내 친구를, 내 형제를 생각나게 한다. 입밖으로 내기 힘든 것들을 털어내는 이랑의 글은 저기 밑바닥의 나를 발견하게 하는 듯 했다... 그래서일까? 고스란히 전해오는 날것의 느낌으로 그림을 두 개 그렸다. 나처럼 저자의 마음에 닿아서 또다른 탄생을 했을 사람들도 많이 있었을 것 같다.

 

아무렇지 않아 보이던 누군가의 삶 속에 이토록 많은 것들이 있다는 것에 놀랐고 이랑 작가의 노래에 대한 창작력은 어쩌면 그 힘에 있는 것 같다. 가슴이 먹먹한 아픔에 숨이 턱 막혀서 어떻게 글로 옮겨야할지도 고민했었지만, 나는 이 책을 사랑으로 기억하고 싶다. 사는 동안의 동료로 생각하고 싶다. 준이치가 이랑에게 해 준 말, “밥을 잘 먹어야 해. 밥을 먹으면 힘이 생길 거야.”를 기억하고 싶다.

 

 

_깊은 사랑과 냉철한 이성과 오래된 우울감이 함께 존재하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이 모든 걸 언니에게 말하고 싶다. 사랑받지 못해서, 사랑을 모른다고 서로 말하던 우리 두 자매였는데. 언니가 떠난 뒤에 나는 강렬하게 원하는 것이 생겼음을, 그래서 무척 아프고 괴롭지만 굉장한 것을 배우고 있음을 언니에게 꼭 말하고 싶다. 이렇게 글을 쓰는 것으로 어쩐지 언니에게 전해질 거라고 느낀다._p149

 

_그래서 도서관이 뭐냐고 물어봤더니, 그 사람이 말하는 거는 사람들이 살아갈 방법을 찾을 때 가는 데라는 거야. 그래서 그날부터 내가 여기 하루에 한 번씩 꼭 왔어._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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