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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나는 텃밭에 간다 - 판다 할부지 강철원의 다정한 식물 수업
강철원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3월
평점 :
_삼채는 잎과 뿌리를 다 먹을 수 있는데, 특히 뿌리는 많고 꽤 넓게 뻗어 나간다. 흙 속에서 생명력 넘치게 뻗어 나가는 삼채 뿌리를 보면 모두가 연결된 인간 세상 같기도 하다. 아무리 개인적이고 독립적인 생활을 한다고 해도 혼자 오롯이 살 수는 없다. 모두가 어떻게든 연결되어 있다.
..... 우리네 밥상에 올라와 건강한 찬으로 인간의 영양을 책임진다. 삼채의 일부가 우리 몸 속으로 퍼져 나간다. 우리는 삼채 유니버스에 접속되었다!_p128
푸바오로 자연스럽게 알게 된 판다 할부지 #강철원 사육사의 반가운 에세이 #매일아침나는텃밭에간다 . 제목 그대로 그의 텃밭이 온전히 나온다. 평소 판다가족들에게 자신이 가꾸는 텃밭 이야기를 하는 것을 봤었기 때문에 왠지 낯설지 않은 곳이었다.
강철원 사육사를 좋아하는 이유는, 생명을 대하는 마음과 행동이 참 섬세하고 애정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동물, 식물 할 것 없이 그의 손과 눈에서는 모두 소중하게 다시 태어난다. 말 한마디, 손 끝 하나도 따뜻해서 보고 있는 이들에게까지 온기가 고스란히 전해옴이 느껴져 세상의 시름이 스르르 녹는 기분이다.
이 책을 통해서, 그 느낌은 단순한 감각을 넘어서 저자의 철학과 사유가 되어 읽혔다. 어렸을 때의 집안 분위기, 어머니의 이야기와 알려주신 각종 식물들의 생태와 자연과의 에피소드들, 잘 몰랐었던 자연 속의 사계가 글과 사진들, 삽화들을 통해 그려져 있었고, 세상 이치에 대한 생각들을 접할 수 있었다. 이또한 참 편안하게 와닿았다.
푸바오 였던가? 텃밭에서 기른 당근을 가져와서 줬더니 잘 안먹어서 “왜, 맛이 없어?” 하던 모습이 떠올라서 책 속 당근을 보며 한참을 웃었다. 유채를 보면서는 어떻게든 녀석들에게 예쁨을 많이 보이게 해주고 싶어했던 할부지의 마음이 다시 떠올라서 뭉클해졌다. 그리고 푸바오를 떠나보낸 날에 관한 내용, 반가운 남천바오도 나와서 마치 추억을 같이 떠올리는 친구처럼 느껴지는 시간이였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그럴 것이다.
_식물도 사람 못지않게 예민하고, 세심한 돌봄이 필요하다.
..... 동물원의 동물들도, 텃밭의 식물들도 진심과 정성으로 돌보아야 모두가 탈 없이 건강할 수 있음을 느낀다._p63
텃밭에 서있는 저자의 모습은 마치 작은 거인 같았다. 작은 체구에 우주를 담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생명과 생명 사이의 관계와 돌봄, 공존에 관하여 배우고 또 배워간다.
_나를 포함해 인간은 자기중심적으로 움직이는 존재다. 내 일이 가장 소중하고, 내 입장에서만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이 무조건 잘못됐다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자연 앞에서는 인간 중심의 생각을 부분적으로 바꾸어 볼 필요가 있다. 자연은 우리에게 무엇을 바라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바라고 요구하고 파헤치는 건 늘 인간이었다. 그러니 텃밭에 오면 고마운 마음으로 흙을 만지고, 식물들을 살피고, 숲의 동물들에게 인사를 하게 된다._p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