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괴물들 - 불안에 맞서 피어난 인류 창조성의 역사
나탈리 로런스 지음, 이다희 옮김 / 푸른숲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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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동물, 자연을 주제로 활동하는 작가이자 연구자인 #나탈리로런스 의 #매혹의괴물들 , 이미 이 소개만으로도 괴물덕후인 나에게는 너무 유혹적이였다. 이 작가가 풀어주는 괴물이야기는 무엇일까? 로 시작한 독서는... 내 예상을 많이 벗어나 확장되고 깊어지는 내용에 깜짝 놀랐다.

 

괴물이란 존재를 인간은 어떻게 만들어 내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으로 인간이란 이야기하는 동물의 특성으로 시작한다. 꿈과 신화, 동화와 경전 속의 우화 등이 단순한 산물이 아니고 사회적 동물로서 인류는 필연적으로 상상의 존재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_사회를 이루고 살 수밖에 없는 영장류인 인류가 공유하는 신화는 공동의 가치를 발현하고 구축한다. 따라서 이야기 속 괴물들은 인간 사회가 집단적으로 거부하고 두려워하는 것의 상징이다. 공동의 적만큼 사람들을 결속하는 것은 없다._p22

 

 

선사 시대부터 종교가 지배하던 시대, 인간중심을 이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괴물의 역사를 보다보면, 뱀도 상어도 바다코끼리도 천산갑도 ... 모두 괴물로 취급당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 배경에는 시대적 문화적 등등 많은 이유가 있었겠지만, 낯설고 뭔가 이상하게 생기고 파괴속성이 있을 것 같이 보이면 전부 그렇게 취급했던 것 같다.

 

예술가들은 때로는 괴물에 자신을 투영해서 작품으로 그려내기도 했었고 작가들은 다양한 측면으로 상상 속 산물들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최근 새롭게 해석된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이 영화로 주목을 받으면서 다시 괴물(?)의 정의에 대하여 사람들이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를 주기도 했었다. “우리는 반쯤 완성되었을 뿐, 다듬어지지 않은 동물이다.” 는 메리 셸리의 말처럼, 괴물은 인류의 일부분으로 생명을 갖게 된 존재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이런 생각이 점점 더 강해지는데, 어느 것 하나도 인간의 심리와 뚝 떨어져 있지 않은 것은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연 속에 그냥 그대로 존재하는 생명들도 어떻게 해석하고 다뤄지느냐에 따라 공포가 되기도 하고, 친구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작품들과 역사, 학문을 통해 괴물에 대하여 설명을 해주던 저자는, 마지막에는 #인류세 에 접어든 인간의 파괴적 능력을 꼬집고 있었다.... 또하나의 괴물이 인류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지구의 파괴자라고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인류를 괴물이라는 생각까지는 못 해봐서 얼마나 충격이였는지 모른다. 왜냐하면 부정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인간이 괴물이라고 취급해왔던 그 어떤 상상 속 혹은 현실 속 존재보다도 무서운 기술들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매혹적인 괴물들의 이야기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 회복을 위해 그 어느때보다 괴물을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마무리 하고 있었다. 과거의 인류가 자신의 어둠을 자꾸만 자연에 투사하여 파괴해온 역사를 살피고 인정하고,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우리 안의 괴물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가능성을 제시해주고 있었다.

 

인류 문화의 하나로 깊이 파헤친 괴물들은 더 이상 낯설지 않았다. 하나의 인문학, 심리학, 인류사... 문학... 등 모든 면에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_피카소는 집어삼키고자 하는 에너지로 충만한 사람이었다. “약간은 흡혈귀처럼주변 사람들로부터 날 것의 감정을 끌어내고 싶어 했다. 또 주변 여성들의 삶을 파괴한 것으로도 악명이 높다.... 그러나 피카소는 자신이 그린 처량한 미노타우로스처럼 불행과 비극의 희생양이었다고 리처드슨은 지적한다. 피카소가 만든 여러 미노타우로스는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는 거울의 방이었다._p109

 

 

_새로운 고질라 시리즈는 단순한 괴물 영화같이 보인다. 그러나 생태 위기의 시대에 괴물 구원자를 상상하는 것은 도피이자 면죄부를 구하는 일이다. 우리가 세상에 괴물을 풀어놓았으나 다른 괴물이 우리를 구원한다는 환상은 큰 위로가 된다._p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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