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씨앗이다 - 저마다의 속도로 숲을 향해 피어나는
남효창 지음, 조현하 그림 / 책이라는신화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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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씨앗은 작지만 완전하다. 그 안에는 몸을 짓는 설계도와 시간을 여는 열쇠, 실패를 양분으로 바꾸는 오래된 지혜가 함께 접혀 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미세한 결정들이 숲의 윤곽을 바꾼다. 서두르지 않는 느림, 필요할 때만 쓰는 에너지, 겹치지 않기 위해 비켜서는 습관, 조용히 그러나 정확하게 반응하는 능력-이것이 씨앗의 전략이다._p72

 

에코소퍼 #남효창 의 씨앗이 품은 비밀에 관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덧 한 겨울이 되었다.

 

식물(씨앗)이 보내는 편지에 산할아버지가 보내는 따듯한 답장들로 가득했던 책 #우리는모두씨앗이다 .

 

#씨앗 이 깨어나서 숲에 자리를 잡는 과정들, 숲 속에 사는 각종 식물들이 내어놓는 생존에 관한 이야기들, 생물학적인 내용부터 생명에 관한 인문학적인 깊이까지 모두 담겨있었다. 하지만 어렵지 않다. 한 없이 따듯하고 다정하다.... 이렇게 다정한 #생태학 에세이가 또 있을까? 그러면서 이어지는 질문들은 새삼 우리는 왜 자연과 함께 할 수 밖에 없는지, 자연스러운 힐링의 근본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였다.

 

산할아버지의 답장들을 읽으며 내 마음도 몸도 토닥토닥 위로받는 기분이였다. 어쩌면 인제 막 세상에 나와, 혹은 살면서 생기는 궁금증을 토로하고 있는 식물들처럼 우리도 산할아버지에게는 작은 씨앗과 같은 아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구 투정을 부리며 기대고 싶은 이 마음이 답장들을 통해 편안해지는 기분이였다...

 

분명 생태학에세이였지만, 나에게는 다정한 힐링의 시간이였던 이 책, 자연을 사랑하는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 그리고 현실에 지친 이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존재의 이유를 자연스럽게 짚어볼 수 있다.

 

산할아버지에게 나도 편지를 보내봐야겠다.

 

 

_민들레야, 네 편지를 읽으며 나는 숲의 오래된 원리를 다시 확인했단다. 네가 택한 흩어짐은 생태계 전체를 이어 가는 중요한 전략이지._p94

 

_상수야, 네가 적어 놓은 장부를 보니 참 기특하구나. 네가 배운 그 습관 하나하나는 사실 이미 숲이 수백만 년 동안 써 온 생기학적 경영 전략이란다.

 

네가 잎의 각도를 조절한다는 건 곧 빛에 대한 적응적 배열이지. 잎이 아침에는 넓게, 한낮에 세우는 움직임은 광합성 효율을 최적화하면서 증산 손실을 줄이는 행동이야. 이건 작은 잎맥과 기공이 매 순간 계산하는 과학이지._p178

 

_"집이란 흐름 속에서 완성되는 흔적이다.“ 인간은 삶보다 오래 남는 집에 자신을 가두지만, 숲은 떠날 수 있을 때 더 오래 남는단다. 네가 보여 준 집은 바로 그런 진실을 말해주지. .... 그 안에는 네가 지은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_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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