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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 관하여 ㅣ 수전 손택 더 텍스트
수전 손택 지음, 김하현 옮김 / 윌북 / 2025년 7월
평점 :
'여자‘를 주제로 #수전손택 이 남긴 중요한 글들을 묶어서 나온 #여자에관하여 , 사후 20년 만에 최초로 출간되는 국내 초역 에세이집이다.
시간의 갭이 있기 때문에 어떤 부분은 ‘지금은...’ 하는 지점도 있었지만, 그녀의 날카로운 지성과 깔끔한 글은 수전 손택이 누구인지를 잘 알아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오직 소녀의 아름다움이라는 한 가지 기준만 허용되는 여성의 아름다움과 남성이 누리는 두 가지 기준, 소년의 아름다움과 남성의 아름다움으로 누리는 이점들을 제시하며 남성 및 사회를 향한 따끔한 일침은 물론 여성 자신들도 자신의 삶을 얼굴에 드러내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하는 1972년도 글부터 시작한다.
이어서, ‘경제적 해방’, ‘성 해방’ 등 여성운동의 개념을 다루며, 여성 억압의 진짜 문제를 중심을 잡고 설명해주고 있는 챕터에서는 현대 산업 사회를 통해서는 물론 여성 스스로 저지르는 실수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짚어주고 있는 점이 인상 깊었다.
‘여성의 아름다움: 모욕인가, 권력의 원천인가?’ 파트를 넘어서, 개인적으로는 뜻밖이였던 파시즘 챕터와 ‘페미니즘과 파시즘: 에이드리언 리치와 수전 손택의 논쟁’ 은 몰랐었던 내용을 알게 된 시간이였다.
책을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었는데, 만약 누군가가 읽는다면 마지막 파트인 <샐머건디>와의 인터뷰와 머브 앰리의 해제를 먼저 보고 다른 내용을 봐도 좋겠다고 권하고 싶다. 그녀의 명료한 생각을 더 또렷하게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시대상으로 봐도 꺼릴 것 같은 성생활, 여성관, 사회비판 등을 거침없이 정리하는 수전 손택은 정말 멋지다.
_아름다움에 대한 우리의 개념이 빠르게 변화하는 것은 그저 정보 전달이 더욱 빨라진 현대 사회의 부산물이 아니다. 이는 그 자체로 아름다움의 개념을 질적으로 변화시켜 아름다움을 덜 억압적이고, 더 자발적이고, 더 흥미로운 것으로 만든다. .... 이번만은 (페미니즘적 신념을 가진) 도덕주의자와 탐미주의자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것 같다. 이제 두 집단 모두 변화가 아름다움의 본질이라는 사실을 얻을 점이 있다._p123
_무엇보다 여성은 서로 대화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 여성은 남성의 지도와 지지, 승인을 받는 데 익숙하다. 그러므로 스스로 정치단체를 조직하고 다른 여성에게 다가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 더더욱 중요하다. 이때의 실수는 적어도 여성이 직접 저지른 실수다._p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