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나쓰메 소세키 지음, 장하나 옮김 / 성림원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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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나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무모함 탓에 어릴 때부터 손해만 보고 살아왔다._p7

 

첫 문장부터 자신의 무모한 기질로 인한 에피소드를 열거하며 등장하는 ’, 도련님. 공부는 별로 관심 없어 보이고 형만 예뻐하는 아버지에게 불만이 많아 보이는 주인공은 자존심만 강한 천둥벌거숭이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런 를 정성껏 챙겨주는 이는 있었으니 바로 우리 집 하녀, 기요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6년 째에 아버지 마저 세상을 떠난 후, 형과도 떨어져 살게 된다. 형에게 간섭받기 싫었기 때문이다. 살던 집은 팔리고 기요는 를 놓지 못하고 조카한테 얹혀 살면서 살펴주고자 한다. 어찌어찌 학업을 마친 주인공은 기요의 바램과는 달리 시골 학교 선생님으로 가게 된다.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이때부터, 대도시에서 나고 자란 도련님의 수난의 연속이였다. 좁은 마을에서 먹는 것, 다니는 곳,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다 소문이 되고 학생들의 놀림감이 되어 주인공을 괴롭힌다. 어른이 되어 한 몫을 해낸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 하루하루 꾹꾹 참으며 살아가는 도련님을 보면서 잠시 이제 막 사회초년생으로 조직에 들어갔을 때가 생각이 났다.

 

당혹스러움이 많은 상황들이 연속이지만, #나쓰메소세키 답게 약간은 삐딱하면서도 톡톡튀는 문장들로 실소가 나오는 것을 참을 수 없었는데, 특히나 독특하고 개성강한 캐릭터들이 읽는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었다. 때로는 이상하고 비정상적이다 싶기도 하지만 이렇게 살짝 비틀어놓은 탓에, ‘도련님을 향한 기요의 따뜻한 마음이 더 돋보였다. 마치 손자를 챙기는 할머니 같다고 할까? 조직 속에서 조심해야 하는 것들을 주인공의 무모함을 걱정하며 긴 편지를 보내고, 도시로 돌아올 를 위해 돈을 맡겨놓는 것 등등 ... ‘가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후반부로 접어드니, 무모하기 일쑤였던 도련님은 이제 그 기질을 정의를 위해 사용할 줄도 알게 된 것 같아 보인다. 훌쩍 커보이는 그는 이제 더 이상 ‘ #도련님 이 아니다. 인생의 한켠을 보낸 그곳을 떠나 도쿄에 돌아온 에게 , 도련님, 이렇게 빨리 돌아와 주다니.....” 라고 기요는 말하며 눈물을 뚝뚝 흘린다.

 

짧은 페이지 속에 휘몰아치는 한 사람의 한창때가 들어있는 듯한 #소설 이였다. 개인적으로도 애정하는 작가라서 더 세심하게 읽었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관조적인 느낌이였다면 이 소설은 온전히 1인칭으로 살다가 빠져나온 여운이 남는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이 놀라운 점은 시대를 초월해서 #인간군상 그 자체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 책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었다.

 

 

_나는 하늘을 바라보며 기요 생각을 했다. 돈만 좀 있다면 이런 아름다운 곳에 기요를 데리고 놀러 오면 참 좋을 텐데. 아무리 절경인들 광대 같은 녀석과 있자니 시시할 따름이었다. 기요는 쭈글쭈글한 할머니지만 어디를 데려가도 창피한 마음은 들지 않는다._p68

 

 

_"나도 도망치지도 숨지도 않아. 홋타 선생이랑 같이 대기하고 있을 테니까 경찰에 신고하든 알아서 해.“

우리는 이 말을 남기고 성큼성큼 걸어갔다._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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