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사랑 - 에밀 졸라 단편선 북커스 클래식
에밀 졸라 지음, 박명숙 옮김 / BOOKERS(북커스)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_그는 잠시 자신을 파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어딘가에 의지와 힘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전당포가 있다면 그는 아무 망설임 없이 자신을 담보로 잡힐 것이었다._p15 [‘낭타에서]

 

_나는 백작 부인의 만찬에 참석한 뒤 많은 생각을 했지만 어떤 명확한 결론에 이르지는 못했다. 참으로 이상한 세계였다. 이 파리 사교계라는 곳은! 그토록 예의를 지키면서 동시에 그토록 타락한 모습을 보여 주다니!_p77 ['네죵 부인에서]

 

19세기 자연주의 문학의 선구자이자 저널리스트인 프랑스 작가, #에밀졸라 , 다양한 형식의 글들을 통해 인간 본성과 사회 부조리를 사실적으로 풀어낸 인물이다. 장편으로 만나는 에밀 졸라도 좋지만, 단편으로 만나는 그는 더 매력적이다. 임팩트 있는 신랄한 현실반영에 긴 여운이 남기 때문이다.

 

프랑스 귀족 사회와 도시, 계급 사회 반영 및 각각의 결혼과 죽음의 방식 등 19세기 당시의 삶을 담고 있는 단편들은 약간은 극단적이게 느껴지는 인물들과 상황들까지 저자 특유의 심플한 문체로 잘 표현되어 있었다. 돈에 자신을 팔았다가 스스로 함정에 빠지기도 하고, 달콤한 로맨스를 꿈꿨다가 그 이면에 상처를 입기도 한다. 당시의 광고문화가 흥미롭기도 하고 - 지금의 대중 심리와 다를바 없음이 씁쓸했다 - 뜻밖에 에밀 졸라의 우화도 만나게 되는 책이였다.

 

독한 사랑은 말 그대로 욕망 덩어리인 인간 본연을 담고 있는 치정소설로 졸라의 최초의 장편소설 <테레즈 라캥>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의 제목으로 쓰일 만큼 독한 사랑을 만날 수 있었다.

 

_급기야 그들은 각자 위험한 공범을 없애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쉬잔은 자크의 찢어진 뺨을 더 이상 보지 않게 되면 좀 더 평온한 삶을 살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자크는 쉬잔을 죽임으로써 자신의 첫 번째 범죄를 사라지게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_p218 ['독한 사랑에서]

 

이 책 속의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그리고 그들을 파괴한 것은 무엇인가?” 였다.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여전히 진행형이라서 뭐라 단정 지을 수 없겠지만, 논제를 던져주며 우리를 깨우는 것만으로도 에밀 졸라의 글은 계속 살아있다.

 

고전을 읽는 다는 것은 그 자체로 충분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 준 시간이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