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_무엇이든 열리면 닫히기 마련이다.
... 노크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 문이 된다.
그런 생각은 어쩐지 용기가 된다.
들어서거나 나설 때, 앞에서 주저할 때
그러나 저것은 문이 아닌가,
가정하면 하여간 무엇이든 되지 않겠나 하는
마음이 들기 마련이니까._p19
'저것은 문이 아닌가,‘.. 읽기 시작하며 내 눈을 사로잡았던 이 문단, 다음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보고또보고 했다. 노크하고 싶은 문이 지금 나에게 있을까? 보이지 않더라도 더듬더듬 손이 닿는 곳에 문 몇 개 있지 않을까? 그렇게 ’무엇이든 되지 않겠나‘ 하는 마음으로 용기를 주는 문장들이였다.
이렇게 하나도 허투루 넘어가기 힘들었던 #유희경 #필사에세이 #천천히와 , 천천히 오는 것들에 대한 잔잔한 글은 책 속 저자 어머니의 글씨로 한층 더 진심이 담겨있었다.
회사 생활을 포기하고 서점을 개업했다는 저자는 자신의 속도를 제법 잘 찾은 듯 해 보였다. 일상의 에피소드들은 현실적이라기보다는 시어처럼 적어놓아서 읽는 내내 글을 참 잘 쓰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삶에 대한 통찰로 깊어지고 싶은 많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필사책이였다. 읽다보면 쓰다보면 조금은 속도를 늦추고 천천히 오는 것들을 맞이할 준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_‘늦-되다’는 기어코 된다는 의미이다. 마음 급히 앞글자에 마음을 빼앗겨 ‘되다’를 잊어서는 곤란하다._p95
_지금껏 나는 나의 편지에 만족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저 읽는 이의 착한 마음에 기대어서 나의 독백을 알아들었기를 바랄 밖에요._p216
_기다린다. 나는 기다리는 사람이다. 끌리기를 사로잡히기를 기다리는 사람이다. 장소를 바꿔가며 시간을 옮겨가며 책에서 책상 앞에서 거리에서 기다린다._p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