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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는 다정하게 씁니다 - 나의 안녕에 무심했던 날들에 보내는 첫 다정
김영숙 지음 / 브로북스 / 2025년 5월
평점 :
_그들의 충만한 행복을 카메라에 담으면 담을수록 나도 이제라도 내 모든 시절을 찬찬히 만나고 싶어졌다. 언제 어떤 모양으로든 ‘홀로 툭 남겨두고 온 나’를 다독이고 안아주는 시간이 내게도 필요하다는 확신이 짙어졌다. 위로일 수도 격려일 수도 있는 그 마음에 관해 이야기할 시간. .... 오히려 이제 내게 다정한 안부를 묻는 것을 잊지 않겠다는, 누구보다 내가 내 편이 되겠다는 다짐에 가깝다._p9
프롤로그의 이 문단이 어찌나 다정하고 공감되던지... 훅 들어온 #김영숙작가 의 고백에 눈물이 찔끔 났다. 한참을 그렇게 멈췄다가 읽기 시작한 #에필로그는다정하게씁니다 에는 저자가 방송작가로 일하면서 겪은 경험들과 생각들이 빼곡이 담겨있었다. 특히 #나는자연인이다 관련 내용들은 화면으로 결과물만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 그 자체로 무척이나 흥미롭기도 했고 방송관련 직업군의 힘든 점을 엿볼 수 있기도 해서 다른 에세이와는 다른 맛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내면이 잘 담겨서 돋보이기도 했었던 에세이라서, 어느새 저자의 경험에 내 인생이 투영되어 보이기도 하고 깊이 공감되어 함께 감정의 선을 오르락내리락 했었던 시간이였다.
_고민 없이 돈 안 되는 일을 선택할 수 있을 만큼만 호사스러운 삶이면 좋겠다. 일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인생에서도 나이 들수록 사치스러워도 될 만큼 먹고사는 걱정은 좀 제쳐둘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지점에 더욱 가까워지는 날이 오면 좋겠다._p69
이런 현실적인 공감포인트도 참 좋았다!
어디에서 누구와 무엇을 하고 있든지, 외롭게 견뎌내며 나를 채근하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나도 그렇게 몰아세우며 절망 끝에 있었던 시간들이 떠올렸다. 그렇게 그 시간에 방치되었던 나를 이 책을 읽으면서 같이 보듬어주었다. 그리고 정말 안되고 있었던 상실에 대한 준비를 생각하게 되었다.
‘내 글’을 쓰는 작가는 솔직하고 멋지다. 그 멋을 잘 알 수 있었던 책이였다.
_... 나는 이제부터라도 아주 충분히, 오래오래 내 나름대로 애도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 아무리 그리워도 찾아갈 곳 없는 뻥 뚫린 마음을, 조금도 덜해지지 않은 채 매일 아침 덤벼드는 이별의 아픔을 온 맘 다해 다독일 것이다._p226
_요즘은 매일 일상에 존재하는 작은 즐거움을 더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내가 지니고 있는 이 시절 곳곳에 놓인 작은 행복의 조각을 충실히 찾는 중이다._p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