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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압축 교양수업 - 6000년 인류사를 단숨에 꿰뚫는 60가지 필수 교양
임성훈 지음 / 다산초당 / 2025년 5월
평점 :
알아야할 것도 많고 알고 싶은 것도 많은 정보화 시대에, 인류가 다져놓은 철학과 문학, 그리고 걸어온 길을 제대로 아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개인의 취향과 관심사의 차이도 있고 알아보려고 하면 또 너무 방대해서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힘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아마도 요점정리! 그 요점정리를 각 파트별로 흐름대로 맛보고 싶다면 바로 이 책, #초압축교양수업 이 적당할 것 같다.
부제, “6000년 #인류사를 단숨에 꿰뚫는 60가지 #필수지식 ” 문구답게, 필수적인 내용들을 간략하지만 핵심위주로 쏙쏙 간추려 놓았다. 문명의 시작의 역사부터, 소크라테스, 플라톤, 공자와 맹자 등 고대철학, 오디세이아, 길가메시 서사시, 사마천의 사기와 진수의 삼국지와 같은 문학파트로 첫 장을 시작해서, 인류가 밟아온 역사 단계에 따라 차례차례 철학과 문학사를 고루 다뤄주고 있었다.
그렇게 이어지는 내용들은 현대로 와서 역사는 냉전시대로, 철학은 한나 이렌트의 악의 평범성, 문학은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 헤밍웨이의 작품으로 마무리 짓고 있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목차 뒤에 따라오는 주요 사건들을 한눈에 정리한 #연대표 였다. 문명과 국가들의 기준뿐만 아니라, 주요 작가들의 탄생이나 죽음 혹은 문제작들의 출간 등도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냥 하나의 독립체로 접했었던 작품들이나 작가들을 이렇게 연대표 속에 넣어놓고 보니 그들의 글들이 연도 사이의 사건들과 더불어 다르게 느껴져서 잃어버린 감각을 찾아가는 기분이였다. 무척 의미있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파트는 문학이였는데, 미처 생각지 못했었던 동서양 고전부터 익숙해서 반가웠던 “걸리버 여행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오만과 편견’, ‘노인과 바다’ 등과 같은 작품들의 사회적 배경을 배우고 짚어볼 수 있었기 때문이였다.
_베르테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어쩔 줄 몰라 하는 감정적인 인간인 데 비해 로테와 알베르트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다. 계몽주의의 이성에 감성적인 개인이 짓눌리는 모습과 닮아 있다. 베르테르의 감성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지만 절망 또한 자연 속에서 커져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소설의 결말을 유럽인들에게 큰 충격을 남긴다._p280
_지금에 와 들어보면 다소 황당무계한 줄거리의 [길가메시 서사시]는 단순한 영웅담을 뛰어넘어 유한한 인간이 느끼는 죽음의 공포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길가메시는 엔키두와 영웅적인 업적을 남겨 불멸의 명예를 얻으려 했고, 친구의 죽음 뒤에는 죽음 자체를 뛰어넘으려 했다._p96
그야말로 ‘초압축’ 이였기 때문에 각 내용이 비교적 짧을 수밖에 없었지만, 더 궁금한 것들은 깊이 알아보는 즐거움을 각자 가져볼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긍정적인 가능성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편안하고 재미있는 #교양서적 으로 추천하고 싶다.
_“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비트겐슈타인은 언어를 세계를 표현하는 도구로 보았다. 여기서 비트겐슈타인이 말하는 ‘언어’는 일상적인 언어가 아니다. 비트겐슈타인에게는 오직 참인지 거짓인지 판단할 수 있는 명제로만 구성된 것이 언어다._p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