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만화미학자 - 미술을 삐딱하게 보는 어느 만화미학자의 이유 있는 궤변
박세현 지음 / 팬덤북스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_캐리커처는 라틴어 카리카레에서 유래된 것으로, ‘고의적으로 과장하여 닮게 그리다라는 이탈리아어 카리카튜라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캐리커처의 사전적 정의는 이렇다.

 

첫째, 인물이나 사물의 특징이나 독특한 형태를 과장하여 그로테스크하게 혹은 우스꽝스럽게 재현한 인물화나 다른 예술적 재현이다.

둘째, 당시 시대의 역사적 사건을 풍자적으로 희화화하여 패러디한 작품이다._p73

 

 

철학과에서 미학과 미술 이론을 공부하고 졸업 후 미술, 영화와 만화 비평을 하고 웹툰 큐레이션 관련 논문으로 인정받은, #박세현 만화미학자가 이끌어주는 미술관 방문, #미술관에간만화미학자 를 만났다. #만화미학자 라는 낯선 용어와 함께 자고로 예술 작품이란 다양한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내 바램이자 소견을 충족시켜 주리라 기대되었던 책이였다.

 

이런 내 기대를 충족시키면서 볼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그동안 익숙하게 보아온 그림들을 일반적인 감상이나 배경역사는 물론이고 가끔은 정석에서 벗어난 관점으로 유머스럽게 설명해주기도 하고 이에 맞춰서 원작을 패러디해서 재해석한 작품들도 비교해볼 수 있도록 함께 넣어놓아서 신선하게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각 그림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던져주는 질문들을 통해서 그림을 보는 법도 살짝 맛 볼 수 있었다. 여기에 다른 일반 미술책에서는 대놓고 말하지는 않는 섹슈얼한 부분, 적나라한 누드, 그로데스크 속의 추함, 등과 시대를 반영하는 풍자화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다루고 있어서 당혹스러웠던 페이지도 있었지만, 이 또한 새롭게 다가와서 너무 좋았다.

 

역사를 지닌 작품들부터, 트릭 아트, 반전 등 미술계의 다양한 시도들도 짤막하게라도 책 후반부에 다뤄주고 있었으며 동시에 정통적인 그림작품의 주제인 영웅, 로맨스, 판타지 같은 클리세를 비판적인 의문점을 함께 따라갈 수 있어서 더 풍성한 시간이였다.

 

예술작품에 관한 많은 도서들 속에서 참 개성있는 예술서였다. 다른 관점을 살짝 맛보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다.

 

 

_르네상스 작품 가운데 인물의 그로테스크 미학을 절묘하게 보여준 작품은 바로 다 빈치의 <그로데스크한 다섯 명의 머리>1493이다..... 이 그림 속 다양한 인물표정에는 그 인물의 성격과 지위가 직간접적으로 드러난다..... 추는 아름다움의 대척점에 서 있지만, 사실 추가 있기에 아름다움도 존재할 수 있다. 결국 이 그로테스크가 캐리커처의 무기가 된다._p58

 

 

_'모든 새로운 예술가는 본래 자기 혼자서, 자신을 위해서만 창조하며, 자신이 바라는 모든 것을 창조한다. 그들은 모든 형태를 창조하고, 모든 형태를 그려낸다. 예술가는 한 시대를, 그 삶의 일부를 나타낸다. 언제나 존재 속에서의 위대한 한 가지 체험에 의해.‘

 

이 글은 이후 실레가 그릴 무의식적이고 충동적 섹슈얼리티를 강조하는 그림들의 실체를 예견하게 해준다._p131

 

_모네가 그린 여러 시각의 루앙 대성당이 전 세계에 퍼져 있으며, 현재 오르세미술관에는 그 연작들 가운데 다섯 점이 있다. 같은 장소에서 이토록 많은 작품을 그린 모네의 노고가 정말 대단하다. 결국 모든 예술작품은 작가의 피와 노동을 먹고 자란다. 그래서 아트의 어원이 기술과 노동에게 나온 것이 당연한지도 모른다._p14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