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물화 속 세계사 -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사물들
태지원 지음 / 아트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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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헤다의 그림에 등장하는 그릇이나 음식도 마찬가지다. 그림 중심부를 차지한 굴은 당시 풍요와 번영을 상징하는 식재료였다. 먼바다에서 채취해야 하는데다 빨리 상하는 해산물이라 굴을 풍성하게 구비하고 보관하는 것 자체가 부를 상징했다. 그 뒤편에는 정체를 알기 어려운 가루도 보인다. 원통형 그릇에 놓인 하얀 가루는 소금이다. 소금 역시 당시에는 사치품에 속했다._p51

 

_튤립이 등장하는 특별한 그림이 있다. 화면 여기저기에 원숭이가 등장하는 [튤립 마니아]. 지금 원숭이들은 튤립과 관련된 갖가지 일을 벌이고 있다...... 농부의 화가로 불린 대가 피터르 브뤼헐의 손자 얀 브뤼헐은 왜 원숭이와 튤립, 금화와 은화가 어우러진 한 편의 풍자극을 화폭에 담은 걸까.... 원래 튤립은 네덜란드의 꽃이 아니었다._p104

 

 

그림으로 해석해보는 당시 배경과 화가의 상황, #세계사 등을 알아보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일이다. 그래서 관련 전공자들이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다양한 접근을 한 도서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정물화속세계사 는 정지된 생명, 죽은 자연 으로도 해석되는 정물화 속 사물을 통해 역사를 찾아볼 수 있는 책이였다.

 

몇 가지 예를 든다면, 17세기 서양화에 유행했었던 정물화 속 해골의 의미를 혹독했었던 흑사병의 경험에서 찾고 흑사병 유행 시기에 대한 자세한 역사를 알려주고 있었고, 테이블 위의 굴과 소금, 화려한 도금 술잔 등을 보여주면서 당시 부의 상징,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과의 연결고리로 풀어주고 있다.

 

그리고 튤립에 환호했었던 유럽의 분위기를 원숭이가 등장하는 작품, ‘튤립 마니아로 어떻게 튤립이 네덜란드의 꽃으로 자리잡게 되었는지 역사를 통해 설명해주고 있었다. 엘리자베스 1세 초상화의 뒷배경이 역사적인 업적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려주기도 한다. 1820년대 판매용 설탕이 담긴 유리그릇을 통해 설탕 불매 운동으로 노예무역의 고리를 끊은 보이콧 운동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아일랜드 기근이 신대륙 미국행을 촉진 시켰으며 아일랜드 대기근을 나타낸 조형물 등을 사진으로 만나볼 수도 있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현대미술도 다뤄주고 있었는데, 세계 경제사에 중점을 두고 있어서 비판적인 시각으로 작품을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예술서 보다는 역사서에 가까운 도서였고, 정물화를 보는 정밀한 시각을 한 스푼 얻어가는 기분이다. 작품들을 세밀하게 볼 수 있어서 의미 있었고, 관련 세계사는 재미있으면서도 그 인과관계를 파고드니 마냥 좋은 것도 아니였다. 이것도 또한 공부일 것이다. 역사를 좋아한다면 적극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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