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프를 발음하는 법
수반캄 탐마봉사 지음, 이윤실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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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바로 그 단어.

아빠가 잠자리에 들기 전이 마지막 기회였다. 그는 집에서 유일하게 읽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아이는 책을 가져가 그 단어를 가리키며 물었다. 그는 몸을 기울여 살펴보더니 말했다. “--아이-프으, 카나이프.” 이게 바로 그 단어였다._p15

 

영어를 처음 배울 때 무조건 적으로 외우게 했던 것들이 몇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묵음... 물론 어원을 쫓아 올라가면 묵음이 된 편리성이 있기도 하지만... 여튼 비영어권의 사람들에게 묵음은 그냥 암기해야 하는 예외법칙들 중 하나이다.

 

어찌보면 영어권 국가에서 이방인을 분리하는 특징으로도 작용할 수 있는 것이 이런 법칙들인데, 이 소설 #나이프를발음하는법 을 통해 타국에서 느끼는 묘한 괴리감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라오스계 캐나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수반캄탐마봉사 는 1978년 태국 농카이에 있는 라오스 난민촌에서 태어났고, 1살에 정부 도움으로 부모와 캐나다로 이주해서 토론토에서 자랐다고 한다. 소설이라고 하지만 저자의 경험에서 기인했을 것 같은 이 소설은 짧았지만, 다 읽을 후 가슴 먹먹함에 한참을 그냥 있었다.

 

유일하게 읽을 줄 아는 아빠가 발음해준 단어는 Knife.. K가 발음되지 않는 철자라는 것을 학교에서 알게된 아이는 이 사실을 아빠에게 말하지 않는다. 대신 선생님에게 이 글자는 묵음일 수가 없다고, 어떻게 맨 앞에 있는 철자가 소리가 없냐고 그럴 리가 없다고 우기고 또 우긴다.

 

아빠에게 어떤 글자는 비록 존재하지만 발음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신에 아이는 아빠에게 상을 받았다고 말한다. 선생님이 준 퍼즐이 그것이다.

 

아이가 상으로 받아왔다는 퍼즐을 보며 기뻐하는 아빠는 아이와 같이 퍼즐 조각을 맞춘다. 그리고 전체 그림을 완성한다.

 

분명히 존재하지만 발음되지 않는 ‘K' 같은 존재들.... 넓게는 사회의 소외자들을 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들에 대한 스토리를 차분하게... 그러면서도 강하고 희망적으로 다뤄주고 있었다. 그들은 우리가 될 수도 있고, 전체는 언제든 소수가 될 수 있다. 전체 그림을 완성하며 맺어지는 이야기는 슬픈 여운 대신, 생명력을 느끼게 해주었다.

 

 

_그들은 상으로 받은 작은 퍼즐 조각들을 가장자리부터 맞춰나가기 시작한다. 파란 하늘과 다른 조각들에 이어 가운데까지 맞춰나가며 전체 그림을 완성한다._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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