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시절 - 파리가 스물다섯 헤밍웨이에게 던진 질문들 arte(아르테) 에쎄 시리즈 5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정지현 옮김, 김욱동 감수 / arte(아르테)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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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아무리 가난해도 잘 지낼 수 있고 일도 할 수 있는 파리 같은 도시에서 책을 읽을 시간이 주어져 이렇게 완전히 새로운 책 속의 세계를 발견한다는 건 엄청난 보물을 찾은 것과도 그 보물은 여행할 때도 가져갈 수 있다. .... 우리 부부가 자주 찾은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산에도 책을 가져가 새롭게 발견한 새로운 세계에서 머물렀다._p163

 

 

대문호나 굵직한 철학자 등의 젊은 시절을 엿보는 일은 언제나 흥미롭다. 떡잎부터 달랐던 그들에게 감탄하기도 하지만, 이들도 보통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시행착오를 거친 세월이 있었다는 것이나 열정이 앞섰던 시기가 있었다는 것을 접하다보면 공감대가 형성되어, 다른 별의 낯선 존재가 아니라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였구나.. 하는 안도감 비슷한 위로를 경험하기도 한다.

 

그런 시기를 대변할 수 있는 이 말 #서툰시절 , #amoveablefeast , 영문 원제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서툴지만 가능성이 많은 이 시간을 최근에 #어니스트헤밍웨이 로 만날 수 있었다. 바로 #아르테에쎄시리즈5 번째 이야기이다.

 

스물 다섯의 #헤밍웨이 가 소설가 셔우드 앤더슨에게서 비용이 저렴하고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예술가들이 있는파리를 추천받아서 살았던 6년 동안의 기록이 담겨있는 책이다. ‘서툰 시절속의 헤밍웨이는 가난하고 미숙한 글쓰기에 심취해 있는 젊은 청년이다.

 

파리에서, 거트루드 스타인, 에즈라 파운드, 엘리엇 등과 교류를 하고 - 특히 스타인과 나눈 대화들, 조언들이 많이 나온다 - 책 살 돈이 없어서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에서 책을 빌려 읽는다. 가난한 살림에 아내와 함께 나름의 허세와 꿈을 나누며 즐거움을 찾기도 하고 어느 날은 잘 써져서 기뻐하고, 어떤 날은 집중이 안되어 툴툴거리다가 다음 날의 태양에 기대기도 한다.

 

그의 취미 중 하나인, 경마 도박은 돈을 잃어도 따도 인생을 배웠다고 큰소리 치는 것을 보며 이 남자의 기질을 엿볼 수도 있었다. 유명 문인들 뿐만 아니라 동료 작가들과도 예술에 대하여 토론을 하며 보냈고, 오늘날 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스콧 피츠제럴드과의 교류도 이때부터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당시에 전쟁세대를 일컬었고 헤밍웨이의 글에도 영향을 많이 준 길 잃은 세대에 대한 언급,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꾸준히 느낄 수 있었던 그의 글쓰기에 대한 사랑과 열정, 노력, 그리고 소소한 일상의 모습과 아내와의 호탕한 시간들이 특히 기억에 많이 남는다. 이 글의 시작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와 나 사이의 거리를 조금은 좁혀주는 듯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헤밍웨이 그 조차도 단숨에 이룬 것은 없구나 싶었기 때문이다.

 

마치 한 사람의 화양연화를 엿보는 듯 했었던 시간, 나의 서툰 시절에는 무엇을 위해 달렸던가 하는 추억으로 아련해지기도 했었던 독서였다. 역동적인 이 책, 매력적인 젊은 헤밍웨이를 만날 수 있었다.

 

 

_나 역시 쓸쓸한 기분으로 공원을 돌아 카르디날 르무안 거리의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날 하루의 시작은 참 환하고 좋았는데, 내일은 열심히 글을 써야 한다. 그때 나는 글쓰기가 모든 것을 치유할 수 있다고 믿었다. 지금도 그 믿음은 변하지 않았다._p53

 

_우리가 나중에 무엇을 하게 될지 그 씨앗이 우리 안에 있다는 말이 있다. 어쩌면 농담을 즐기는 사람들의 씨는 더 기름진 토양과 질 좋은 거름으로 덮여 있는 게 아닐까._p139

 

 

_파리는 항상 가치 있는 곳이었고 무엇을 가져가든 꼭 돌려주었다. 내가 아주 가난하고 아주 행복했을 때, 나의 첫 파리는 그랬다._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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