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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심장이 함께 춤을 출 때 - 탱고, 나를 기다려준 사랑과 인생의 춤
보배 지음 / 멜라이트 / 2025년 4월
평점 :
_흩어진 별처럼 보이던 이들은 어느새 탱고 음악과 조화를 이루어 커다란 우주로 보이기 시작했다. 들썩거리는 에너지에 눈을 떼지 못하는 우리 커플과 왼편에 앉은 악기 장인 아저씨, 홀린 듯 무대를 바라보는 탱고 유망주 발레리노, 그리고 수많은 대회장 내 사람들까지도._p81
알 파치노 주연의 영화 ‘여인의 향기’를 보면 앞이 안보이는 퇴역장교인 주인공이 아름다운 여인과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온다. 이 부분을 보며 내가 아는 많은 이들이 탱고에 대한 로망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인지,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누군가가 춤을 배운다 하면 #탱고 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여기 이 로망을 자신의 짝과 함께 실천에 옮긴 이가 있다. 보배 작가는 남편 세모와 연인 시절, 탱고 챔피언십에 나가 뉴스타 부문 우승도 한 춤 실력자이다. 외롭고 무료한 타지 생활에 활력을 찾기위해 배운 탱고에 빠져서 많은 추억을 만들고 지금까지도 관련 글을 연재하고, 탱고 가족을 이루게 되었다고 하니, 저자의 탱고에 대한 끈끈한 연대는 심정적으로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래서일까? #우리의심장이함께춤을출때 가 품고 있는, #보배 작가의 탱고에는 삶과 철학, 사람들이 가득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냥 분위기로 이 책을 읽었던 것 같다. 탱고 자체가 주는 묘한 판타지에 푹 빠져서 젖어들었는데 모두 어찌나 멋있어보이던지!
뭔가를 이렇게 심장으로 사랑하고 빠져든다는 것 자체가 참 아름답다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은 시간이였다. 중간에 “탱고를 잘 추고 싶어서 힘들다고 소문난 아쉬탕가 요가를 수련한다”는 대목에서는 어찌나 반갑던지! 억지로라도 이 멋진 부부와의 연결고리를 찾고 싶은 나의 숨겨진 마음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_이전보다 건강한 몸이나 부지런한 생활 습관을 가질 수 있었던 건 결국 탱고 때문이었다. 그동안 누구도 무너뜨릴 수 없었던 내 게으름을 이겨내게 한 것이 바로 탱고를 잘 추고 싶은 마음이었던 것이다. 여전히 탱고를 잘 추려면 한참이나 멀었지만, 앞으로도 이어질 이 긴 여로에 좋은 체력과 단단한 몸을 가지게 된 것이 꽤나 마음에 든다.
좋아하는 일이 나를 발전시킨다면 그보다 바람직한 건 없지 않나 싶다. 무언가를 하고 난 뒤에 마음이 충만해진다면, 그 과정이 힘들지라도 결국 스스로에게 긍정적이고 행복한 일임을 안다._p191
삶을 어떻게 이뤄가야 하는지 그 비법을 감각적인 공감으로 배울 수 있었던 책이였다. 하루를 살아내는 것, 인생을 채워가는 것... 어쩌면 많이 단순한 것이다.
_“탱고를 추게 된 이유는 그것이 유일하게 저를 자유롭게 해주는 춤이었기 때문이에요.”_-알레한드라 마티난-p119
_탱고가 19세기 아르헨티나의 항구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유입된 수많은 유랑민들이 모여 서로를 ‘위로’하기 위해 추기 시작한 춤이라는 유래를 보면, 포옹을 통한 위로와 정서적인 연결, 끈끈한 유대는 탱고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정서임을 알 수 있다._p178
_도우미 선생님의 높은 톤의
‘원 투 스리’ 카운팅
하나 둘 셋,
탱고의 시작.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