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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시간 -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 제43회 공식 선정작
델핀 파니크 지음, 이나무 옮김 / 초록서재 / 2025년 3월
평점 :
전쟁이 일어나면 남자들은 전장으로 나가고, 뒤에 남은 여자들과 아이들, 노인들은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될까?
#델핀파니크 글과 그림으로 완성된 #그래픽노블 , #전쟁의시간 은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후 프랑스 작은 마을에 남겨진 여자들이 겪는 이야기이다. 이들은 먹고 살기 위해 무기 공장에서 일을 하게 된다. 남편은 전쟁에 나갔고, 어린 딸과 함께 살고 있는 보비 부인도 공장에 나가게 된다. 어린 딸 까지도 소총조립에 동원되면서 전쟁 이전과는 다른 시간을 살게 된다.
대부분 집안일만 해오던 여성들이 공장에서 일을 하며 새로운 경험과 기회를 얻는 듯하지만, 이들 사이에도 갈등이 존재한다. 보비 부인은 이 와중에 그동안 누려보지 못했었던 자유를 맛보는데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를 자각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한편, 보면서 가장 충격적인 모습은, 보비 부인의 어린 딸의 행보이다. 소총을 조립하고 쏴보고, 나중에는 홀로 떠나 산속에서 동물들을 사냥하게 된다. 이 아이에게 총은 하나의 장난감이자 재미로 보인다... 생명이 경시되는 전쟁의 모습을 여기에서 다른 형태로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그림들은 단백하다. 너무 깔끔해서 내가 느끼는 이 기분이 무색하다....
이윽고 전쟁이 끝나 남자들이 돌아오지만, 돌아온 남자들은 누구하나 온전치가 않다. 그림으로 표현된 이들은 마음이든 몸이든 전쟁에서 입은 상처들을 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또한 이들이 만나게 되는 여자들은 이미 이전의 그들이 아니다. 모두 전쟁 이전과 지금은 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전쟁의 시간’은 제43회 프랑스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 공식 선정작으로, 전쟁 속의 삶을 그 이면에 있는 여성들을 통해서 그려내 주고 있었다. 덤덤하게 있는 그대로 그린 듯해서 가슴이 더 아려왔었던 이 책은 전쟁의 깊은 상처를 느껴보기 충분했다... 지금도 끊이지 않는 전쟁... 누구를 위한 것인가!
_보비 부인이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한 것도,
스스로 선택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상했지만, 기분이 좋았다.
보비 부인은 자유롭고,
행복하다고 느꼈다. 전쟁의 시간에.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