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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 우리 본성의 빛과 그림자를 찾아서, 윌리엄 해즐릿 에세이집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5년 2월
평점 :
_먼 것은 좋아 보인다. 우선 공간과 크기의 관련이 수반되기 때문이다._p55
_지극히 보잘 것 없던 일들도 인생의 말년에 이르러 먼 관점에서 뒤돌아보면 회상에 회상을 거듭하면서 확대되고 풍요로워지며 급기야 흥미로워 보이기까지 한다._p59
#혐오의즐거움에관하여 를 통해서 시니컬한 시원함을 선사해줬었던 #윌리엄해즐릿 .
이번에 읽은 그의 또다른 #에세이집 , #왜먼것이좋아보이는가 를 통해서는 읽을수록 우리 모두의 본질에 감성적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왜 늘 멀리 있는 것, 손에 닿지 않는 것에 끌릴까? 윌리엄 해즐릿은 그 다운 날카로운 관찰과 비판을 통해서 낯설지 않게 풀어내주고 있었다. SNS에서 현대인이 느끼는 허전함과도 맞닿아 있을 것이다.
우선, 윌리엄 해즐릿은 이 책에서, ‘미술가의 노년에 관하여’를 통해 부와 지위가 있는 왕립 예술원 회원들과 죽음보다 가난을 두려워하는 많은 미술가들의 삶을 대비시키며 고찰함으로서 시작하여, 상상력이 더해진 회상, 멀리 있는 것들에 대한 동경에 대한 분석, 왜 스스로 목숨을 끊는 폭군은 별로 없는지, 문필가들이 현실과 타협하는 쪽으로 휩쓸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책의 앞부분에 넣어서 질문들을 대중에게 던지고 있었다.
이 파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단을 들자면 아래와 같다.
_“왜 스스로 목숨을 끊는 폭군은 별로 없는가?” 이 화두에 대한 답으로 밀턴과 비슷한 이야기를 해 줄 수 있겠다. 우선 폭군들은 자신들이 저지를 악행에 만족하는 법이 없다. 그러니 모든 쾌락의 느낌이 사라진 뒤에도 권력을 놓을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그자들은 어처구니없게도 행복을 목적이 아니라 자신들의 권한안에 있는 수단으로 본다. 그리고 왕좌의 화려함에 혹해서 자기들이 세상에서 최고로 행복해야 함이 ‘당연하다’는 신념을 버리지 못한다._p91
그 뒤로 이어지는 ‘아첨꾼과 독재자에 관하여’ 에서는 공화주의자인 해즐릿의 굳건한 생각을 가감없이 펼치고 있었는데, 앞의 질문들에 대한 분석과 더불어 철저하게 비판하며 내용을 견고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그는 권력의 속성과 우상 숭배의 원리를 설명하며 ‘가장 비열한 노예가 가장 이상적인 아첨꾼’ 이라고 주장하고 있었는데, 나에게는 주체적인 자아와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신념에 대한 강조로 느껴졌다.
평생을 사회의 근본적인 변혁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살았던 윌리엄 해즐릿의 생각과 바탕에 깔려있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 잘 느껴졌던 에세이집이였고, 훨씬 지금의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내용이였다.
왜 우리는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_종교의 위안은 차치하고, 사후에도 영속할 무언가를 이뤄냈다는 인식은 죽음이라는 저 지독한 악이 주는 괴로움을 제거하는 유일한 위안일지 모른다. 이러한 인식은 죽음이 다가오는 데 따르는 초조와 공포를 감소시킨다._p24
_상상력이 그를 지배했고, 그 효과가 얼마나 선명했던지 상상 안에 이미 진품이 내포되어 있었다. 좋은 느낌을 주는 것과 진실한 것은 그에게 동일한 것이었다._p47
_문제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느냐가 아니라 최선의 결과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냐이다. 지나친 겸손은 사실상 지나친 교만이다._p119
_인간의 마음은 어딘가 기댈 대상을 필요로 한다. 자부심이나 즐거움의 근원에 접근하지 못하면 인간의 마음은 고통과 사랑에 빠지고 압제에 매혹된다._p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