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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 - 2023 브라게문학상 수상작
프로데 그뤼텐 지음, 손화수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월
평점 :
_새벽 5시 15분, 닐스 비크는 눈을 떴고 그의 삶에 있어 마지막 날이 시작되었다._p7
유한한 삶을 사는 우리는 죽음을 언제나 지척에 두고 산다. 두려움이 앞서는 이 단어는 누구에게나 예외가 없다.
이 죽음에 대한 아름다운 소설, #닐스비크의마지막하루 , 노르웨이 현대문학을 이끄는 소설가, 시인이자 저널리스트로 유명한 #프로데그뤼텐 의 작품이다. 최근 이쪽 작품을 연달아 읽었는데 기본적인 분위기가 비슷하게 느껴졌다. 잔잔하고 진솔하면서도 힘이 있다고 할까...
닐스 비크의 마지막 날을 다룬 이 소설은 훨씬 더 잔잔하게 스며드는 글이였다. 노르웨이 피오르 해안가 마을에 사는 페리 운전수인 그는 많은 날 동안 사람들을 배로 실어 나르며 살았다. 이들의 이야기들이 배를 가득 채우고 있었고, 각자의 방식대로 살았던 인생에 대한 내용이 자연스럽게 문자로 적혀 있었다.
이렇듯 한 사람의 삶이란 것은 다른 사람들과의 시간, 가족과의 시간, 생각들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죽음으로 이르는 길이 낯설지 않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거기에는 상투적인 이유나 슬픔 같은 것도 없다. 글 속의 타인들의 죽음들도 그 순간을 잘 견뎌낸 삶이 존재할 따름이였다.
힘든 결정을 앞두고 있을 때, 흔히들 “당신이 죽음을 앞두고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할지”를 고려해보라고 조언을 한다. 결국 우리의 마지막이라는 것은 삶 속에서 만들어 진다는 의미일 것이다. 요란하지 않게 심장을 울리는 노르웨이 소설에 한 번 더 반하게 된 시간이였다.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에 푹 빠질 수 있었던 시간이였다.
프로데 그뤼텐, 더 잘 알고 싶어지는 작가다. 이 작가의 시를 찾아봐야겠다.
_욘 안데르손은 자기 자신을 전혀 모르는 것을, 즉 꿈과 희망을 연주했다. 그는 연주를 하지 않을 때문 난간 위에 올라가 두 팔을 양옆으로 활짝 벌리고 몸의 균형을 잡거나 뭍으로 뛰어올라 소나무에 있는 새 둥지 안에서 새알을 훔쳐 오기도 했다. 닐스는 항해일지에 이렇게 적었다.
‘이 또한 삶의 한 단계다. 중력도 없고 안정감도 없이, 매일 아침은 가느다란 팔다리와 거친 심장으로 찾아온다.’_p47
_라디오가 작동을 멈추었다. 배터리 수명이 다 된 것일까? 바다에 너무 오래 있었기 때문일까? 항상 최대 볼륨으로 켜져 있던 조타실의 라디오는 닐스를 나머지 세상과 이어주는 닻이었다. 이곳에서는 절대 고요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그는 배웠다. 폭풍 한가운데서 두려움을 느낄 때는 무엇에 맞서 싸워야 하는지 안다._p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