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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편 우리 한시 - 말과 생각에 품격을 더하는 시 공부
박동욱 지음 / 빅퀘스천 / 2024년 12월
평점 :
-난리 뒤에 필운대에서 봄 경치를 보다-
꽃피울 나무 없는 황량한 성곽에는
저물녘 봄바람에 까마귀만 내려앉네.
옛 궁궐 가는 길엔 냉이가 파릇하고
봄 오니 늙은 농부 금비녀 줍는다네.
-이호민-
시를 짓는다는 것은 참 멋진 일이다. 거기에 한시라면? 한 단계 더 깊어지는 느낌으로 운문에 다가가는 느낌일 것 같다. 직접 쓰지는 않더라도, 우리 한시를 하루 한 편씩 151편을 읽고 필사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 #하루한편우리한시 .
혼자라서 좋은 시간, 보고만 있어도 좋은 사람들, 자연과 함께하는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 사랑의 설렘과 아픔, 복잡하고 어려운 세상살이, 나에게 관대하기, 말과 생각에 품격을 더하다, 그리고 나이 듦과 죽음을 준비하는 자세까지, 총 8개 챕터로 나뉘어져 있다.
다양한 작가의 아름다운 한시들이 설명과 함께 들어있어서, 충분한 감상을 도와주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목차를 보면서 그때그때 보고싶은 주제를 찾아서 읽을 수 있어서 좋았는데, 때로는 시에서 혼란스러운 내 상태에 대한 답을 찾아보기도 하고, 하루를 시작하는 밝은 에너지를 얻기도 하면서 즐겼다. 혹은 명상을 위한 역할도 톡톡히 하는 필사시간도 선사해줬던 책이여서 참 의미가 깊은 신년의 시작을 할 수 있었다.
꼭 어려운 철학이나 이론에서 세상의 이치를 찾지 않아도 된다. 이렇듯 짤막한 한시 속에서도, 문득 나와 자연을 발견하게 되는 것 또한 하나의 진리일 것이다.
아끼는 이들에게도 선물하고 싶은 우리 한시 필사집이다.
-착시 효과-
새벽에 백한 한 쌍을 잃어버리고
서글피 먼 하늘만 바라보는데
뜻밖에 맑은 울음 들려오더니
예전처럼 백학이 뜰에 있었네.
-이정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