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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죽음학 수업 - 다가올 죽음 앞에서 지금 여기를 바라보는 삶의 지혜
문현공 지음 / 책과이음 / 2021년 12월
평점 :
얼마 전, 아쉬탕가요가 지도자로 인도 마이솔을 기반으로 종종 세계를 다니며 가르침과 수련을 계속해오고 있었던 사랏 조이스 요가마스터가 자연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그저 이제 막 아쉬탕가를 시작한 요린이라 안타까운 마음만 들었었는데, 내가 놀랐었던 것은 이것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들이였다.
훌륭한 스승을 갑자기 잃은 허망함에 마음 아파하는 중에, 어떤 이들은 요가를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이렇게 빨리 혹은 갑자기 죽었냐는 식의 댓글들이 SNS상에 여러 언어들로 보였다. 바로 이런 반응에 깜짝 놀랐었다. 그러면서 이어진 생각은 ‘왜 이들은 이런 말을 하게 되었을까?’ 와 ‘나는 왜 요가를 하게 되었고 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들이였다.
왜 이들은 이런 말을 하게 되었을까? 어쩌면 우리는 영원히 살 것처럼 지금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실 당장 죽음이 내게 찾아와도 이상하지 않는 것이 바로 우리네 인생이다. 혹시 이것을 잊고 순간순간을 살기 때문에 저런 반응이 나온 것을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럼 나는 왜 지금 요가를 하고 마음과 몸을 돌보기 위해서 애쓰는가? 바로 오늘을 충만하게 살기 위해서 일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이 책이 떠올랐다, #나의첫죽음학수업 ... #느리게읽기 로 띄어띄엄 읽어가고 있었던 책을 마무리 하게 되었다.
응용불교학 전공으로 죽음학, 명상, 종교심리학을 연구하며 청년들에게 죽음에 대하여 강의를 하는 #문현공 저자는 대학 강의에서 다루는 내용과 함께 일상의 소소한 단상을 엮어서 이 책에 담았다고 하고 있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로 시작해서, 타인의 죽음, 나의 죽음, 반려동물의 죽음 등에 대한 사유와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의미, 문화적 역사적 배경 및 연구들, 저승의 개념, 그리고 현재를 사는 우리들.... 여기에 저자의 생각과 감성, 전공적인 견해까지 곁들어져서 다 보고 나면 마음 한켠이 채워지는 듯 든든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침엔 죽음을 생각하기 좋다’고 했던가? 이 의미를 잘 알 수 있었던 내용으로 한 사람의 죽음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에서 이어진 나의 사유를 잘 이끌어 준 시간을 선사해주었다. 삶은 죽음으로부터 온다는 진리를 깨달았을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답을 찾아가는데 도움이 될 만한 책으로 추천하고 싶고, 하루를 시작할 때, 인생을 바라볼 때, 어디에 핵심을 둬야 할지 점검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고마운 도서이다.
_아련한 과거를 생각하면 지금이 우울해지고, 알 수 없는 막막한 미래를 생각하면 현재가 불안합니다. 사실 ‘지금, 여기’에는 불안도 우울도 없습니다. 그저 생각하고 움직이고 호흡하는 내가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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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있는 듯 없는 듯 보이는 죽음을 마음속에 띄워놓고 우리는 ‘반드시 죽음에 이를 존재’임을 각성하는 게 바로 죽음에 대한 마음챙김입니다._p87
_저만치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죽음이 가리키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느끼는 데, 그리고 언젠가 다가올 죽음을 의연히 준비하는 데, 이 책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막다른 길이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_p219
_“죽음은 우리 모두의 확실한 가능성이다.”_하이데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