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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건물 탐방기 - 노노하라 작품집
노노하라 지음, 김재훈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4년 8월
평점 :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을 보면 정말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상상속 공간들이 나온다. 특히 천공성 라퓨타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내 머릿속 한켠을 항상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표지와 제목부터 내 관심을 바로 끌었던, 일러스트집, #신비한건물탐방기 .
아티스트 #노노하라 가 ‘가보고 싶은, 살아보고 싶은’ 건축을 테마로 그린 작품들이 가득한 일러스트집이다. 단순히 그림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배달꾼 돼지의 여정을 따라 상상의 대륙에 있는 평야, 연안과 섬, 산악과 삼림지역, 협곡의 나라, 이렇게 4개 지역을 함께 방문하는 스토리를 품고 있었다.
각 챕터별로 지형상의 특성을 고려한 세밀한 건축물에 대한 설명들은 저자가 얼마나 오랫동안 깊이 생각하며 완성한 것들인지를 잘 알 수 있었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만 들었는데 창조해낸 세계에 대한 애정도 느껴져서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 것 같다. 작은 소품들부터 건축물의 디테일까지 매우 세밀해서 이것을 자세히 보는 재미와 배우는 즐거움도 함께 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모든 것들이 내 관심사였기 때문에 무척이나 즐거운 시간이였는데, 특히 협곡의 나라, 풍차 오두막과 수상 가옥 등은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였다. 한편 현실에는 없을 것 같지만 있었으면 하는 나의 판타지를 한 번 이렇게 그려본다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숙제를 남겼다.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이야기 가득한 이 책, 정말 좋다~ 오늘은 이런 상상의 공간, 만들어낸 세계관이 탄탄한 영화나 드라마 한 편 봐야겠다.
_바다와 멀지 않은 경사면에 자리 잡은 비탈투성이인 도시. 그림 중앙에 있는 긴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이윽고 바다를 마주하게 된다. 경사로를 다 올라가면 있는 절에서 보는 경치도 물론 최고지만, 계단투성이인 거리의 모습이 더욱 마음에 든다. 2층 우물이나 큰 발코미 등 비탈을 최대한 활용해 생활을 이어 나가는 이곳은 아무리 탐색해도 지루하지 않다._p68
_이 작은 협곡에는 드물게도 드래곤이 운영하는 피체리아 ‘드래곤의 휴일’이 있다. 가까운 마을에서 만든 부드러운 치즈, 아침에 갓 딴 허브와 신선한 채소, 버섯을 넣은 피자가 큰 인기다. 또 절묘하게 구운 직접 만든 반죽은 드래곤 점장의 뜨거운 입김으로 가마 온도를 철저하게 관리한 덕분이다._p90
_-협곡의 나라 스비노아-
이 나라는 놀랄 만큼 거대한 호수의 물을 빼고 수위를 낮춰서 생긴 땅에 세워졌다. 산 위를 쉬지 않고 지나는 서풍을 피하려고 이곳을 선택했다고 들었지만, 막상 눈으로 보니 그런 이유만으로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았지만, 아무래도 그들도 정확한 이유는 모르는 모양이었다. 진실을 알고 싶다._p130
_이 도시는 그야말로 지혜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안심하고 살고 싶다, 조금이라도 쾌적한 생활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자연이라는 혹독한 환경에서 적응하려고 부단히 노력한 사람들의 지혜 위에 내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지금 살아 있는 우리도 잘못된 방향으로 지혜를 쓰는 일 없이 후세에 물려주어야 한다. 이 나라를 방문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_p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