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의 공간 일기 - 일상을 영감으로 바꾸는 인생 공간
조성익 지음 / 북스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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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늘 나를 두던 익숙한 내 집은 내 공간 경험의 원점이다. 잠시 익숙한 원점을 벗어나 미지의 좌표, 미지의 집에 나를 두어보는 것, 그리고 그 집이 마련해둔 일상에 몸을 맡기고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를 관찰해보는 것. 이렇게 집을 탐험하다 보면 종종 우리는 내가 바라던 행복에 더 깊이 공감해주는 집을 만나게 된다._p210

 

 

한국을 벗어나서 다른 나라에 머물게 되면 국내에 있는 때 보다 더 자주 밖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러다보면 나름의 루틴이 생기고 좋아하는 공간들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렇게 보내다 한국에 들어오면 종종 아쉬움이 찾아온다. 주로 집에만 있는 편이라 더 그럴지도 모르지만 낯섬과 편안함이 공존하는 그 느낌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이런 느낌은, 어쩌면 이 책 #건축가의공간일기 의 저자와 살짝 맞닿아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저자인 #조성익 건축가는 해외 건축물을 다녔던 기록과 함께 각 장소들과 이미지와 감정 등이 연결되어 보이는 국내장소들을 같이 한 편씩 글로 적어놓았다.

 

프랑스 르 토로네 수도원과 서교동 앤트러사이트, 뉴욕 드리니티 교회와 천주교 서교동 성당, 핀란드 투르쿠 공동묘지와 합정동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 스페인 산타 카테리나 시장과 망원동 망원시장, 시애틀 성 이그나티우스 교회와 서교동 TRU 건축사 사무소, 스태튼 아일랜드 페리호크스 홈구장과 강화도 SSG 퓨처스필드, 파주 음악감상실 콩치노 콘크리트와 서울대 고전 음악감상실, 피에르 포르나세티의 빨간 방과 서교동 TRU 건축사 사무소 화장실 등,

 

그 종류도 다양한데, 각 장소에 맞게 건축가의 시점부터 역사와 인물들 스토리, 예술,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들, 해당 국가의 생활문화, 전통 등 풍부한 내용들로 읽고 보는 즐거움에 푹 빠지게 하고 있었다.

 

_종종 망원시장을 산책하며 얻어온 계절감으로 요리를 한다. 계절감을 미각에 새겨 두기 위해._p62

 

_'문손잡이는 건물이 건네는 악수다라는 문장은 유하니 팔라스마의 명저 <건축과 감각>에 나온다. 원서 제목은 피부에 달린 눈인데, 대체 무슨 뜻일까? ..... ’... 얼굴에 달린 눈으로만 공간을 보지 말고 손에 달린 눈으로도, 발에 달린 눈으로도 공간을 보아라.‘ 제목에는 이런 의미가 담겨 있다._p72

 

 

무엇보다도, 좋은 공간, 인생 공간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와 찾아가는 여정, 공간이 주는 에너지 등 저자의 생각과 철학이 잔잔히 들어있어서 이끄는 대로 따라가는 독서는 마치 명상을 하는 듯해서 참 평안하고 아름다웠다.

 

단순히 어떤 장소들에 관한 소개와 생각이 아니라, 우리에게 당신의 공간은 어떤 모습인가?” 하는 질문과 답을 던져주고 있었다. 한편 건축을 하는 이들은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무척 멋진 책이다.

 

 

 

_건축가들은 우리의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공간 속 물체들을 비주얼 노이즈’, 즉 시각 잡음이라고 부른다._p92

 

_기차역에서의 사람 구경은 계절성 우울증에 특효약이었다. .... 다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사람들의 소란과 분주함 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적당한 거리를 두고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_p114

 

_목재 덧창에는 자신을 향한 집중과 외부 세계로의 연결을 스스로 선택하게 하는 건축가의 의도가 담겨 있다._p143

 

 

_일과 삶을 오가는 반복 운동. 그 사이사이에 이 책에서 말한 계절감의 공간, 오감으로 경험하는 공간, 톰 소여의 모험 공간을 내 주변에서 하나하나 찾아내는 것, 그리고 그 공간이 주는 감정을 나답게 누리는 것, 그것이 인생이 조금이라도 행복해지는 비결이 아닐까 생각한다._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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