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티 앤 더 클래식 - 국공립 도서관 사서들이 추천하는 클래식 도서
정재윤 지음 / 책과나무 / 2024년 1월
평점 :
예술작품이나 예술가들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도서들은 누가 썼는가에 따라 느낌이나 관점이 매우 다르다. 그래서 다양하게 챙겨보는 재미가 있다.
이번에는 일곱 가지 테마로 클래식음악을 다룬 #시티앤더클래식 을 읽었다. 네이버오디오클립, 팟빵, 팟캐스트 인기 채널 #클래식피크닉 의 정재윤 작가이다. 그 이력도 화려했는데, 작곡가, 예술감독, 클래식 콘텐츠 기획자이자 클래식 강연자라고 한다. 다양한 저자의 활동 덕분에, 이 책도 다양한 맛을 가지고 있었다.
그동안 만났던 대부분의 예술서 속의 음악가들이 역사 속의 거장이라는 전제에 가까웠다면, 이 책을 통해서 만나는 그들은 마치 내 이웃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 같았다. 살았던 당시의 시대상도 현실적으로 느껴져서 더 그렇게 느꼈나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지극히 사적인 클래식’ 에서의 궁정에 들어갈 때 지켜야 했었던 옷차림이나 하인처럼 위급 받았다는 내용, 클래식 음악의 저작권에 관한 것, 법무부를 그만두고 작곡가가 되었다는 차이곱스키 일화, 억소리나는 명품 스트라디바리우스로 연주하는 한수진의 <치고이네바이젠>, 커피 그라인더의 작동소리로 영감을 얻은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에 관한 재미있는 스토리, 그리고 베토벤이 동생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청했을 때 결국 자존심을 굽히지 않았지만 약자에 대해서는 따듯했다는 내용, 연일 화제가 되었다는 로시니의 음악과 요리 등, 이 챕터가 가장 기억에 남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이 책에서 좋았던 점은, 클래식곡들을 감상할 수 있는 많은 QR코드는 물론, 이 연주들에 대한 작은 코멘트들을 코드와 함께 넣어놓은 것이다. 그래서 이 안내에 따라 신경써서 들어보고 나름 저자의 의도를 따라가보려고 노력하는 유의미한 감상을 할 수 있었다. 이 책의 추천 포인트로 충분하다.
클래식음악을 풍성하고 유쾌하게 즐기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그냥 인문학 도서로 접근해도 훌륭할 것 같다.
_어떤 규칙도 음악 자체의 아름다움을 위해서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베토벤의 유연한 사고에 동감한다. 이러한 시도가 음악의 폭을 넓히고 다양한 장르를 만들었으며 악기를 발달하게 만들지 않았나._p125
_<죽음의 무도>는 성직자, 왕, 농민, 거지 등 여러 계층의 사람들과 죽음의 사자, 해골이 한데 어우러져서 한밤중에 무도회를 연다는 내용으로 죽음을 즐거운 잔치로 묘사했다.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불안한 마음을 예술로 승화해 이겨 낸 대표적인 예이다. 당시 사람들은 교회 묘지에서 신들린 듯 춤을 추면 죽은 사람과 교감할 수 있다고 믿었다._p48
_로시니의 요리 중에 가장 유명한 요리는 ‘투르네도 알라 로시니’, 일명 로시니 스테이크이다. .... 가장 사치스러운 요리로 불리며 요리대회에 과제로 나오기도 한다._p313
_"나의 곳을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서 오직 나와 한스 폰 뷜로밖에 없습니다.“ 리스트가 한 말이다. 뛰어난 음악 재능으로 리스트에게 총애를 받았던 뷜로는 베를린 필하모닉 상임지휘자로 세계 최초의 직업 지휘자였다._p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