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익숙한 건축의 이유 - 집 현관에서 대도시까지, 한 권으로 떠나는 교양 건축 여행
전보림 지음 / 블랙피쉬 / 2024년 6월
평점 :
_런던에서 좋았던 것들은 딱 이 책에서 이야기한 것들이다. 보행자가 편안하고 안전하게 걸을 수 있게 만든 도로 시스템, 함께 누릴 수 있게 만든 풍성한 녹지와 공원들. 갈아타기 쉽게 만든 버스와 지하철, 질 좋은 공짜 미술관과 박물관,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철저한 보호와 복지 혜택. 근데 이런 것들은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하고자 하면 할 수 있는 것들이다. 런던에만 있고 런던만 할 수 있는, 런던만의 그 무엇은 아니다. ..... 나는 런던에서 그런 것들이 제일 흥미로웠고 가장 부러웠고 못 견디게 갖고 싶었다. 런던이 아닌 나의 도시 서울에서도 그걸 누리고 싶었다._p375
전보림 건축사의 <익숙한 건축의 이유>는 바로 이 에필로그의 문장들로 내게 남았다.
5년간 가족과 살았던 영국의 집, 거주지 주변, 도시 등 생활과 밀접한 건축과 공간문화를, 한국의 그것과 다른점들을 분석하고 느낀 점들을 정리하여 이 책이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화장실 문화로 추측해보는 프라이버시에 대한 중요성, 자가용으로 이동하지 않고 온 가족이 걷거나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런던의 ‘외식’과 우리나라의 ‘외식’ 이라는 행위의 차이점 그리고 가서 얻게 되는 도심의 음식점 풍경들, 학생들의 보호가 우선시 된 듯한 교실과 운동장 배치, 학교의 구조 등 실질적인 영국사회의 노력, 아울러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담긴 건축 등에 관한 내용들이 인상적이였고,
읽다가 문득 ‘걷기 좋은 도시의 조건이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 도로와 길에 관한 내용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언젠가 TV에서 들었던 뉴욕은 참 걷기 좋은 도시다는 멘트도 같이 떠올랐다. 우리나라 대표도시인 서울도 그런 도시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을 읽다보면, 익숙해져서 무심코 묻혀 사는 나의 공간, 도시, 환경들이 다르게 보인다. 아쉬운 점들도 있고 이런 점은 다행이다 싶은 것들도 있었다. 그러다보면 지은이처럼 ‘런던이 아닌 나의 도시 서울에서도 그걸 누리고 싶었다’는 것이 정말 와닿는다. 알수록 우리네 부족함이 아쉬웠지만 풍성하고 배려가 넘치는 그런 도시를 희망하며 책을 마무리 하였다.
건축으로 같이 런던에 있는 듯해서 좋았고 그곳의 삶의 문화를 밀도 있게 알게 되어 재미있었던 시간이였다.
_도시를 생각하기엔 하늘이 편리할지 몰라도, 땅에서 멀어지면 실제 도시를 걸으면서 겪게 되는 디테일은 무시하기 쉽다. 우리가 실제로 경험하는 도시랑 동떨어진 도시 이야기는 지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_p203
_도시에서 길을 걷는 일이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이라면 길을 어떻게 만들든 상관없겠지만, 기본적인 생활을 위해서 반드시 걸어야 하는 길이라면 어떻게든 걷고 싶은 길, 동시에 안전한 길로 만드는 게 도시를 설계하는 자의 도리가 아닐까. 그런 길로 만들려면 지금처럼 길가에 녹지를 두지 말고 차라리 가게를 두어야 한다. 그게 훨씬 낫다._p275
_박물관도 미술관도 복지다._p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