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산티아고로 도망갔을까
이해솔 지음 / 이타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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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울고 싶은 마음이 임계치를 넘어가면, 사람이 오히려 차분해진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나는 병원을 왕복하며 동네 구멍가게에서 콜라 한 캔을 사서 벌컥벌컥 마셨다. 이게 진짜 세라비구나 생각했다. 화를 내 봤자 상황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었다. 억울하지만 나는 그냥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_p58

 

< #나는왜산티아고로도망갔을까 >, 왜 그랬을까? 나는 또 왜 산티아고란 말에 이 책이 확 끌렸을까?

 

5년 만에 다시 찾은 산티아고 길을 걸으며 적어간 #이해솔 에세이, 제목 덕분에 읽는 내내 이 질문을 생각하며 읽게 되었다.

 

저자는, 다시 찾은 산티아고 길을 얼마 걷지 않아서 무릎 부상으로 병원치료를 받게 되고 이 이슈는 일정 동안 계속 따라다닌다. 그럼에도 포기 하지 않고 진행하는 당사자도, 이를 위로하고 응원하며 도와주는 여행자들이나 가는 동안 만난 현지인들도 모두 대단해 보였다.

 

순례길 답게, 성당들, 순례자들의 묘지 등 관련 이야기들도 사진들과 잘 소개해주고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참 좋았다. 담담하게 적어간 에피소드들은 분명 긴급한 상황임에도 너무 차분한 느낌이여서 저자의 내공이 느껴졌다. 특히 5년 전 추억 속 인물들과 장소가 나오는 곳에서는 인연과 삶에 대한 생각을 자연스레 떠올리게도 해주었다.

 

_5년 전에는 산티아고 순례의 동기가 거의 종교적 목적이거나 인생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이유를 찾기 위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지금은 스포츠나 단순 체험 목적으로 오는 사람들이 절반은 되는 듯하다. 매일 걷는 사람들이 바뀌는 길이고, 목적도 달라지고 있다. 영원한 건 아무것도 없다는 진실을 순례길이 담담하게 이야기해주고 있었다._p156

 

 

정말 왜 산티아고로 갔을까?

걷는 이 순간 만큼은 감정에 솔직해지며 매일 하루를 걷고 있다는 저자는 완주의 희열을 느끼며 스스로에게 인정받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고백하고 있었다. 고행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여정을 해보지 못한 내가 어찌 그것을 다 이해할 수 있을까 싶다. 다만 어렴풋이 짐작만 해볼 수 있을 뿐이다. 아마도 내 마음 한 구석에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는 것에는 이 저자처럼 과정과 마침에서 채울 수 있는 여유와 벅참 - 운이 좋으면 깨달음까지 -을 꿈꾸기 때문일 지도 모르겠다.

 

두 번째 여정이라 그런가? 다른 산티아고 길 에세이와 조금 다른 결이여서 더 집중해서 읽었던 것 같다. 지금 이 순간, 나의 현실에 대한 생각이 많다면 이런 책, 잠깐 읽어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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