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드롭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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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냉정과 열정 사이를 영화로 먼저 보고 챙겨 읽었던 원작으로 처음 알게 되었던 작가, #에쿠니가오리 .

 

2권중 Rosso의 글은 참 섬세했었던 기억이 남아있었다. 그러다 이번에 여행에 관한 에세이를 냈다고 해서 주저 없이 픽한 #여행드롭 . 요즘 이런저런 어수선한 일들 때문인지 좀 섬세하면서도 토닥토닥 공감할 수 있는 글을 만나고 싶었던 것 같다.

 

결론만 얘기하자면, 이런 기대를 충분히 만족 시킬 수 있었던 에세이였다. 특히 이동 중에 읽으며 저자의 다양한 여행지를 함께 하며 내용을 즐길 수 있었다. 일상과 과거의 기억부터, 경유지의 짧은 체류 조차도 풍부한 생각으로 풀어낸 글들은 나의 작은 토막 기억들까지 소환해 내기 충분했다. 곳곳에 들어있는 여행에 대한 생각들에 어찌나 공감했던지!

 

_물론 여행이니 언젠가 집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는 집을 일단 버릴필요가 있다. 절대 발길을 돌리지 않을 거야, 하면서 스스로를 고무할 때, 어렸을 때 본 그림책 속의 싸늘하고 파란 하늘과 언덕 아래 동네의 불빛이 내 안에 되살아나고, 잃을 것이 없었던 그 시절의 불온한 가벼움과 야만적인 용기가 되살아난다.

 

여행을 떠날 때면 나는 언제나, 꼬맹이로 돌아가는 기분이다._p23

 

 

자국부터 미국, 유럽, 러시아까지 참 다양한 곳을 방문하며 쓴 글들은 잠시 보류중인 내 여행세포를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차 한 잔에서 조차도 사유를 이끌어 내는 작가라는 직업군이 존경스러웠다.

 

 

단순히 여행지를 도는 행보가 아닌, 작은 요소들도 여행으로 이끌어 내는 잘 쓴 에세이를 만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여행 에세이이다. 참 감성적이면서도 지루하지 않다. 역시나 좋다. 쓰기 아까운 필사 다이어리는 선물~~

 

여름이 되기 전에 떠나게 된다면, 이런 글 한 줄 내 다이어리에도 기록해보고 싶어진다...

 

 

_그때 기억을 떠올리기만 해도 흥분된다는 식으로 그녀는 눈까지 반짝거리며 내게 설명했다. 하지만 뉴욕에 있는 내내 고독했다. 자신이 오지 말아야 할 곳에 온 듯한 기분이었고 불안했다. 그래서 나는 태어나고 자란 장소를 떠난다는 게 얼마나 불안하고 힘든 일인지 잘 안다._p108

 

 

_한 가지 다른 점은, 나는 곧 이곳을 떠나 바깥세상으로 돌아가지만 탈취제는 두 번 다시 밖으로 나갈 수 없으리라는 것. 그렇게 생각하자 나는 왠지 경건한 기분이 들었다. 눈앞에 있는 그 탈취제들이 애달프지만 용기 있는 존재로 보였다.

...

 

그때가 내가 처음 혼자 떠난 여행이었다._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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