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지기 쉬운 영혼들 - 우리가 무너진 삶을 회복하는 방식에 관하여
에리카 산체스 지음, 장상미 옮김 / 동녘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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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자라면서 나는 주목받는 데 절대 익숙해질 수 없었다. 사람들이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기를 바랐지만 아무도 그러지 못했다._p170

 

 

소설이든 에세이든, 종종 어떤 이의 인생을 적나라하게 들여다보는 듯한 기분을 들게하는 글들이 있다. 화법이 너무 뛰어나서, 혹은 그 안에 맺혀있는 감정선들이 너무 선명해서, 때론 사건들이 현실적이라서 .. 등 많은 요소들이 작용할 것이다.

 

최근 이 느낌을 확 들게 만드는 에세이를 만났다. 바로 에리카 산체스의 <망가지기 쉬운 영혼들> 이다. 이 작가는 이 책 이전에 2년전쯤 자전적 소설, ‘나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야로 알게 되었었다. 그 당시에도 날것의 느낌에 날선 상태로 읽었던 기억이 있다. 너무 현실적이기도 해서 주인공에게 잔뜩 감정이입하며 마무리를 했었다.

 

마치 그 책의 에세이 버전 같았던 망가지기 쉬운 영혼들’... 적나라한 표현들에 때론 거부감이 들기도 하고, 역시나 예리한 문제의식에 정신이 번쩍 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들은 저자의 정체성을 찾기위한 몸부림이라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상처받고 그 상처를 치유해 나가고, 고통을 온전히 내 것으로 품어 안고 있었다. 매개체는 때론 사람, 노래, 종교, 상황, 그리고 글쓰기.....

 

멕시코 이주노동자의 딸, 양극성 장애 환자 등... 각종 차별적 이름표를 떠나 그냥 작가 에리카 산체스, 여성 에리카 산체스 자체를 신경 쓰이게 만들고 솔직한 그녀를 존경하게 만든 시간이였다. 이제 우리도 이렇게 말 할 수 있어야 한다.

 

 

_나는 비판을 재미있어 하고, 갈등 속에 지적 탐구의 기회가 가득하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많다. 나더러 왜 행복에 관한 글을 쓰지 않느냐고 물으면 상대방에게 멍하니 공허한 눈빛을 보내는 이유다. 내 경우에 가장 창의적인 표현은 긴강에서 나온다._p77

 

 

_... 그래도 내가 알지 못하는, 나를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다고 믿었다. 세상을 지배하고 만사의 이유가 될 수 있는 어떤 힘이나 에너지 같은 것이._p131

 

 

_글쓰기를 다시 시작하는 것은 몸에서 천천히 못을 빼내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쓴다는 것, 그 달콤한 아픔이 언제나 나를 살아 있게 해주었다. 나에게 글이란 일종의 기도이자 숭배 행위다. 그러니까 이런 외침이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_p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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