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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의 음악 - 날마다 춤추는 한반도 날씨 이야기
이우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7월
평점 :
요즘처럼 일기예보를 자주 보는 시기가 있을까? 폭우에 일정을 미루기도 하고 잠깐 나오는 볕에 빨래를 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날마다 춤추는 한반도 날씨 이야기’를 담고 있는 <날씨의 음악>이 무척 반가웠다.
변덕스러운 한반도 날씨를 4계절에 따라 나누고, 각 계절에 영향을 주는 기압골, 전선, 대류의 흐름 및 계절특색을 나타내는 과학원리들을 쉽게 설명을 해주면서, 갑자기 에세이 같은 문체가 나오고, 음악으로 여행을 가게 만든다.
남반구의 온대저기압을 부에노스아이레스 날씨로 설명하며 탱고가, 미국 뉴올리언스의 습하고 더운 기운이 나오면서 애달픈 재즈를 언급하는 문단을 읽으면서, 마침내, “시집보다 시적이면서 주가분석보고서보다 과학적이다.”는 곽재식 작가의 인상적인 추천사가 무슨 뜻인지 제대로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지구과학책인 듯하다가, 순식간에 읽은 이의 감각을 확장시킨다. 혹 어떤 이는 정신없다고 할지도 모르겠으나 이렇게 여러 분야를 연결 짓는 독서는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기후에 관련된 내용이라서, 이상기후 내용이 안 나올 수 없었고,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에 대한 숙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_지구온난화는 장맛비의 또 다른 변수다.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 증발량이 늘어난다. 기온이 올라가면 대기 중의 수증기도 늘어난다. 계절풍의 세기가 같더라도 수증기가 증가하면 계절풍의 길목에서 더 많은 먹구름이 생겨나고 더불어 장맛비도 거세진다.
반면 계절풍을 비껴가는 곳에서는 비가 오지 않고 고온에 땅의 수분이 증발되어 물 부족 현상이 심해진다. 지금과 같은 기후 변화 추세가 이어진다면 홍수와 가뭄의 대조가 지역별로 더욱 뚜럿해질 가능성이 크다._p136
전문적인 과학내용도 자세히 다루면서도, 편안하게 에세이처럼 읽어갈 수 있는 지구과학 도서로 적극 권하고 싶다. 아마도 지역과 기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될 것이다.
_이렇게 봄은 변함없이 찾아오건만 그렇다고 늘 같은 시기에 찾아오는 건 아니다. 어떤 해에는 때 이르게 개나리가 피기도 하고, 어떤 해에는 벚꽃이 늦게 피어 미리 준비해둔 축제 행사를 맥빠지게 한다._p19
_인류가 진화해 오는 동안 날씨의 리듬은 우리 몸속에 체화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리듬이 몸의 율동으로 드러날 때에도 지역 특유의 기후라는 프리즘을 거치면서 지역마다 다른 양식으로 다음어졌을 것이다. 세계 각지에서 고장 특유의 음악과 춤을 마주할 때마다 그 안에 투영된 자연의 다채로운 풍미를 느껴보게 된다._p53
_빙하 코어에 담겨 있는 고대기후와 생명체의 진화 과정을 밝혀낸다면 앞으로 기후변화의 문제를 풀어가는 데 소중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_p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