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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를 주는 빵집, 오렌지 베이커리 - 아빠와 딸, 두 사람의 인생을 바꾼 베이킹 이야기
키티 테이트.앨 테이트 지음, 이리나 옮김 / 윌북 / 2023년 6월
평점 :
_겁이 나고 자신이 없고 이 세상에 조금도 존재하고 싶지 않은 그런 나날들이었다. 겨우 자리에서 일어나면 늘 똑같은 오렌지색 멜빵바지를 입었다._p16
앨 테이트와 키티 테이트, 부녀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책, <위로를 주는 빵집: 오렌지 베이커리>.
따뜻한 제목에 말랑말랑한 시작만을 생각했었는데, 뜻밖에 딸 키티의 불안/우울 증세 발현이 첫 챕터였다. 명랑했었던 막내딸이 갑자기 변해서 온 가족이 걱정에 빠지게 된다. 그 과정을 가족의 시선과 당사자의 독백으로 쓰여져 있어서 깊이 공감할 수 있었던 시작이였다.
딸의 치료를 위해 노력하던 중에, 부녀가 베이커리를 시작하게 된다. 이제부터의 내용이 진짜 아름답다.
처음 도전한 샤워도우를 위해 연구하고 계속 빵을 굽고 마을과의 연계하는 과정도 이어지고, 아버지와 딸의 글도 교차되면서 앨의 시선에서, 때론 키티의 입장으로 몰입해서 읽어갈 수 있었다. 샤우도우를 성공하고 나서도, 다양한 빵과 쿠키들을 찾아가 배우고 응용해서 독특한 빵들을 만든다.
이 레시피들은 책의 후반에 넣어놓아서 필요하면 따라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엄두도 못 낸다 ㅎㅎ)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이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 키티를 살피며, 숨통 트이게 해 줄 수 있는 돌파구를 계속 찾아주며 노력하는 부부였다. 적당한 시기에 새로운 베이커를 뽑을 계획을 세우고 강아지를 입양하고, 독립시기를 생각하고, 키티가 겪은 어려움을 비범함으로 갈 수 있었던 능력으로 해석하는 면이 무척 건강하게 느껴졌다. 거기에 사회-특히 지역사회와의 연계로 함께 나아갈 방법을 찾아가는 아버지 앨에게는 존경심이 생긴다. 학생을 가르치다가 지금은 베이커로 살고 있다.
두 말도 필요 없이, 그냥 가지고만 있어도 긍정적인 기운이 막 솟아날 것 같은 그런 책이다. 읽는 내내 뭉클했고, 주변에 적극 권하고 싶다.
_귀여운 뜨개 폭탄은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는 일종의 부드러운 그래피티다._p64
_어느 주말, 아빠는 낡은 유리 진열장을 가져와 푸른색 페인트로 칠한 뒤 상단에 ‘로컬 가게만을 이용합니다’라는 문구를 썼다. 진열장 안에는 우리가 재료를 구하는 모든 업체를 보여줄 수 있는 (심사숙고해서 고른) 플레이 모빌을 진열했다._p154
_내겐 베이킹이 전부였고,
내가 존재하는 이유였다.
그러나 무언가에 이렇게 완전히 의존하는 건 안전하지 않았다.
내게 베이킹 외에도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_p162
_키티는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직관적으로 빵을 만들어 늘 나를 놀라게 한다. 베이킹이 중심이 될 거라는 점을 빼면, 키티 인생의 다음 단계에 무엇이 등장할지 나는 감히 예상하지 못한다._p1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