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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열망 - 미니멀리즘 탐구
카일 차이카 지음, 박성혜 옮김 / 필로우 / 2023년 5월
평점 :
뭔가 내 손에 들어오면 잘 버리지 못하는 맥시멀리스트인 내가 미니멀리즘에 대한 책을 읽었다. 제목은 '단순한 열망: 미니멀리즘 탐구', 현대 사회에서 단순하고 깨끗한 삶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에 대해 탐구한 도서다. 한 마디로 소유물과 소비의 과다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행복을 찾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만약 미니멀리즘에 대한 찬양인가보다 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 책은 미니멀리즘을 탐구하는 독자에게 폭넓은 시각을 제공하고 있었는데, 미니멀리즘을 단순히 물리적인 측면에서의 소유물 감소만이 아니라, 내면적인 변화와 관련된 철학적인 개념에 더 깊이 다가가게 한다. 저자는 소유의 개념과 소비문화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제시하면서, 미니멀리즘을 통해 심플하고 온전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탐구하고 있었다.
4개의 파트, 줄임, 비움, 침묵, 그늘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한 가지를 뚝떼서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겠으나, 개인적으로 바짝 집중하면 읽어졌던 파트는 비움과 침묵 페이지들이였다.
그 결론에 이르는 과정에서 제시하는 흥미로운 사례 연구들과 체계적인 분석들은 우리네 상식과 선입견을 깨는 내용들이 많아서 마음에 들었는데, 특히 미니멀리즘으로 심플해 보이지만 천편일률적인 인테리어와 횡한 공간에 놓여지는 고가의 가구들, 장비/기기들에 대한 부분은 ‘정말 그렇네!’ 하면서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거기에 개성 있는 공간에 대한 언급은 더 그러했다.
비움 항목에서 바짝 긴장하며 저자의 생각을 쫓아가며 읽었다면, 침묵에서는 -결론적으로는 - 은근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 파트를 읽으면서는 새벽자습방의 조용한 음악의 볼륨을 더 낮췄다는...
_침묵은 생산적이다. 창조적이거나 영적인 사고의 근원지다._p185
침묵에 대한 감각은 이 책을 읽지 않더라도 누구나 직관적으로 의의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감각차단프로그램, 에릭 사티의 <짜증> 이라는 곡, 케이지의 <4분 33초> 곡, 음악과 자연소리, 대화에 대한 내용들은 끊임없이 나를 자극하고 있는 감각들에 대한 상념에 빠지게 만들기 충분했다. 앞의 세 파트가 어렵게 느꼈더라도 공감을 많이 할 수 있는 내용들이라서 만약 독서진도가 늦어진다면 이 파트를 먼저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늘은 일본의 사례 위주라서 약간의 아쉬움은 남았지만 모르고 있었던 일본정원과 그들의 문화를 짚어볼 수 있었던 시간이였다.
긴 호흡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단순한 열망: 미니멀리즘 탐구>, 한 마디로 기존에 익숙하게 찬양하던 인물들의 심플한 삶에 대한 모순점들을 짚어주면서도 현대 사회에서 미니멀리즘이 가지는 의미와 중요성을 찾아보는 관점이 이 책의 주요한 목적인 듯하다.
미니멀리즘의 가치와 단순함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유익한 자료를 제공하며, 읽는 이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좋은 출발점을 제시하고 있다. 적극 추천하고 싶은 도서다.
_미니멀리즘을 연대기적으로 따지는 것은 지나치게 인과적인 접근 방식이다. 미니멀리즘은 전 세계의 여러 시대와 장소에서 반복되는 감각에 가깝다._p39
_“관찰은 우리의 기준일 뿐이다. 도마뱀이 벌레를 보며 품는 생각과 다를 것이 없다. 관찰은 타당성도 없고 객관성도 없기에 이 땅은 아름답지 않다. 누가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땅은 그저 존재할 따름이다.”
이것은 미니멀리즘의 강력하고 무서운 통찰이다._p163